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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기적인 제한된 사고(思考)를 제고(提高)하라!”
전만규 매향리 평화마을 건립추진위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7/09/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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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만규 매향리 평화마을 건립추진위원장     © 화성신문

주민참여없는 화성평화축제는 정치적 쇼일 뿐

소음피해 겪고있는 시민 지원책 마련 선행해야

 

화성시는 지난 1일 채인석 화성시장 주재로 화성문화재단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화성 평화축제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10월14일 매향리 소재 화성드림파크 유소년 야구장에서 ‘화성 평화축제’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 하겠다고 밝혔다. 

 

화성 평화축제를 매향리에서 개최하려는 가장 큰 이유와 목적은 매향리가 장장 54년간 미군 전투기에 의한 극심한 피해를 겪은 경험 때문 일 것이다. 그 피해를 극복하고,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매향리 주민들은 기나긴 생존권 투쟁을 통해 54년만에 미공군 국제폭격연습장이 완전 폐쇄되는 쾌거의 기쁨과 평화의 해방을 맞이했다. 그런데 매향리 미군 전투기 폭격장으로 입은 상처와 고통이 아물기도 전에 이번에는 수원 전투비행장이 매향리 인근 화성호 간척지로 이전하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화성시는 초비상 상태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원군공항 대응 담당관실까지 설치하며 결사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화성 평화축제는 미군 전투기로 인해 오랜시간 피해를 입어 온 매향리에 또 다시 전투기 피해의 고통을 떠넘기며, 강제(强制)하려는 것이 비도덕적이며, 반인륜적이라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부각시키고, 결사항전의 투쟁 경험과 의지가 강고한 매향리 주민들의 비장한 모습을 담아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화성시는 매향리 주민대책위원회와 이번 평화축제 행사뿐 아니라, 수원 군공항 화성호 이전 반대 투쟁의 전선을 함께 논의하고 구축해 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화성시는 평화축제 방향과 준비 기획사마저 일방적으로 확정한 후 인원동원을 위해 1회용 조직책으로 평화축제 준비위원을 위촉, 공표한 것에 대해 황당함을 감출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채인석 시장은 평화축제 기획사가 준비한 프로그램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토로했다. 매향리만의, 매향리에서만 가능한 강력한 이미지와 획기적인 무엇인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다른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할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뉴스가 되겠느냐며, 수원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예상되는 화성호 간척지 벌판의 건초지를 불을 질러 태워 거대한 화염의 장면을 만들어 내면 안되냐는 위험한 제안까지 했다. 

 

필자는 이날 “생태환경 보호에 문제가 없고, 평화축제 행사에 큰 도움이 된다면 내가 불을 땡기겠지만 책정된 2억8,000만원의 예산이면 평화스럽고 아름다운 행사를 마련해 국제 뉴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전세계에 미군 주둔국가가 88개국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의 NGO들은 한국 매향리 미군 폭격연습장이 현지 주민과 국내외 시민들의 연대 투쟁으로 폐쇄시킨 폐허의 공간이 평화, 생태공원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눈여겨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매향리 주민대책위원회 등이 매향리 평화축제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그러나 화성시는 매향리 미군 국제폭격장 폐쇄투쟁의 의미와 역사를 간과하고 진부하고 제한된 사고로 평화축제 준비와 진행을 독단적이고 획일적으로만 집행하니 안타깝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지난 6월 있었던 화성드림파크 유소년 야구장 개장식도 화성드림파크 공사를 시행한 화성시청 주무부서 공무원들과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의 잔치가 됐다. 시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철밥통 공무원들이 당연한 책무인 화성드림파크 공사로 자리를 보전 유지하며 승진했고, 수주 받은 건설사는 상당한 돈과 공사 실적 이력을 챙겨갔다. 화성드림파크 유소년 야구장 개장식은 공무원들과 건설사 관계자들이 서로 격려하고 시민의 대표인 화성시장의 이름과 시민의 세금으로 감사패와 표창장등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이를 지켜보며 수십년간 인생을 바쳐 매향리 미군폭격장 폐쇄 투쟁을 했던 매향리 주민의 대표로서 울분을 넘어 자괴감이 들었다. 그야말로 오물통이라도 있으면, 그들의 추잡한 작태에 투척하고 싶은 강한 적의감 마저 들었다.

 

매향리 주민들은 당초 대규모의 유소년 야구장 건설을 반대했다. 그러나 화성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유소년 야구장 건설사업을 끝까지 반대할 수 없었던 것은, 매향리 평화, 생태공원 조성사업까지 포기해 기업에 부지가 매각돼 흉측하고 환경적 피해가 더 큰 공장이 들어설 것이 염려됐기 때문이다. 

 

결국 유소년 야구장인 화성드림파크가 운영 가동되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상당하다. 시도 때도 없이 지르는 유소년들과 관람객들의 함성 소리 때문이다, 인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등에서 야간 노동을 하고 숙면을 취해야 할 노동자들이나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새벽녘에 논.밭에 나가 농사일을 마치고, 한 낮에 부족한 잠을 청하려면 야구장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군중들의 함성 소리에 편안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불필요하게 너무 많이 세워진 야구장 조명탑이 마치 도깨비 뿔처럼 아름답던 자연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기도 하다. 

 

대낮처럼 밝은 조명빛은 주변의 곡식 생육에 치명적인 장애가 되는 것도 큰 문제다. 여기에 야구장 조성공사를 완공한 후 쏟아진 장마로 인해 야구장과 접속된 주민들의 농경지에 토사가 흘러 내려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고, 논, 밭이 망가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시청의 관계부서와 건설사에 피해보상과 복구를 여러차례 요구했지만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이럼에도 화성시는 실태·피해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 도 대체 누굴 위한 야구장이며 누굴 위한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인가? 이런 모습을 보려고 우리 매향리 주민들이 피투성이 속에 그 모진 옥고(獄苦)를 치루면서 미군 폭격장 폐쇄 투쟁을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화성시는 인식 해야 한다.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와 평화는 거져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화성시 공무원에 의해 얻어진 것도 아니다. 도리어 그들은 매향리 투쟁에 방해 세력이었다. 

 

그들은 지금 수원군공항 화성호 이전 반대 투쟁에 매향리를 대입시킨다. 그들이 진정 매향리 주민들의 고통과 깊은 상처를 이해한다면, 수원군공항 및 오산 미군 전투기 비행장 주변에서 60여년이 넘도록 온갖 피해와 고통을 당하는 병점동, 화산동, 기배동, 양감면 시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대책이나 대안부터 마련해야 한다.  

 

오죽하면 양감면 어느 할머님들이 필자를 찾아 소음피해 대책을 호소하며 도와달라고 요청하겠는가. 

채인석 시장과 서청원 국회의원 등 화성시의 정치인들이 국방부 앞 집회 등에서 당장 피해와 고통 속에 소외 당하는 그들 화성 시민들의 대책이나 대안을 발표나 대변을 해 보았는가?

 

이러한 것을 사자성어로 “이율배반이요, 표리부동” 이라 고 한다. 

 

매향리 투쟁에는 국내외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의 희생이 있었다. 대학생들의 피투성이 부상과 구속 수감 등 민 형사적 처벌을 받아야 했으며, 미국, 일본, 브라질, 스위스 등 전세계의 수많은 평화·인권·환경단체나 애호가들의 연대가 있었다.

 

독일의 어느 시민단체는 추운 겨울 바닷가에 나가 아녀자들이 굴을 채취해 시장에 내다 판 돈을 투쟁 기금으로 보내면서 매향리 연대투쟁에 함께 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도 매향리 투쟁의 목표인 평화, 생태 안착의 결실이 온전히 맺기를 고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매향리를 진정한 평화축제로 승화시키려면, 지난날 매향리 투쟁에 함께 했던 국내외 각계각층의 평화·인권·환경보호 단체와 애호가들도 응원하고 참여하며 함께 축제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국적인 반전평화의 평화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아울러 매향리 투쟁에 참여했던 수많은 민중들에게 화성시민의 이름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와 기초적인 양식을 갖춘 시민의 대표자와 공복자가 되야 한다. 

 

막대한 시민의 예산을 펑펑 쓰면서, 매향리 평화축제에 진정한 평화축제는 없고, 일회성으로 보여주기식 정치쇼로 비춰질수 있는 폐습을 이제는 청산하기 바란다. 매향리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하는 평화축제는 의미가 없다. 인기 연예인 몇 사람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채워 주기보다는 수원군공항과 오산 미군 전투기 비행장으로 극심한 소음과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는 시민에 대한 지원책 강구가 더 중요한 책무 아니겠는가. 

 

화성시청, 화성시의회, 자칭 수원군공항 이전 반대 범대 위는 넓은 시각으로 우리 이웃이 오랜 세월 피해와 고통당하며 소외받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고언드린다.

 

수원시의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이나 토호 세력들과 맞서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정치적 쇼로 다툼의 갈등과 반목을 확대 재생산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화 소통의 협치로 수원· 화성 연대 기구를 구성해 제3의 대안과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거듭 고언하는 바 평화축제의 목적과 취지 결과도 좋지만, 그 목적과 취지 의미를 담아내기 위해 준비해 나가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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