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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동탄2 부영사태’ , 무엇을 남겼나?
공기단축, 무분별 사용승인 ‘재앙’ 초래
집값 하락, 부실 시공사 규제 등 과제
 
윤현민 기자 기사입력 :  2017/10/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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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 위치한 ㈜부영 본사 전경     © 화성신문

 

올해 입주가 시작된 동탄, 향남 일원의 부영아파트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금껏 8만여 건의 문제가 발견됐지만, 시공사 하자보수는 답보상태여서다.

 

당장 생활불편, 집값 하락 등 걱정이 태산인 입주민만 속을 끓이는 형편이다. 실제 이 지역 주택시장도 최근 폭락 조짐을 보여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선분양 제한 등 법제 정비를 논하지만 사후 약방문이란 지적이다.

 

당초 사용승인을 내준 화성시도 책임을 비켜갈 수 없어 또 다른 논란을 낳는다.

 

이에 본지는 부영사태를 촉발한 배경과 영향, 개선방향을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 지난 2월 동탄2 신도시 A23블록 부영 사랑으로 1차 아파트 현장검사에서 입주예정자들이 부실시공을 이유로 입주를 늦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화성신문

 

■무분별한 사용승인 부실시공 초래

 

동탄2신도시 A23블럭 부영아파트는 지난 2015년 2월 중순 첫 삽을 떴다. 전체 규모는 지상 12~25층 18개 동 1316세대로 올해 3월 입주가 시작됐다. 공사 기간만 봐도 도내 전체 아파트 평균 30개월보다 6개월가량 짧다. 부영주택이 도내에서 시공 중인 10개 아파트 평균도 24개월에 불과하다. 

앞서 도는 지난 8월 25일~9월 1일 이들 아파트 단지를 특별점검 했다. 이번 점검에는 시 공무원과 주택, 건설 분야 전문가 30여명이 참가했다. 짧은 공사기간이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다는 개연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관련업계에서도 이 같은 위험을 일부 인정하는 분위기다.

 

A건설 관계자는 “요즘 중소형 건설사들이 물량에 욕심을 내 공기를 단축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2년 남짓한 기간에 서둘러 짓다 보니 부실시공 논란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월 입주를 앞두고도 입주예정자와 시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들은 입주 예정일을 당초 2월 28일에서 6개월 늦춰줄 것을 시에 요구했다.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하자를 떠안고 입주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당시 윤광호 부영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지난해 4월 기준 공정률이 10% 정도에 불과하던 것이 9개월 만에 97%가 된 게 말이 되느 냐”며 “입주 시기를 늦출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재건축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는 부영 측으로부터 책임시공 약속을 듣고 3월 6일 사용 승인을 내줬다. 하지만 부영이 당초 약속과 달리 미온적으로 대처 하면서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 

 

이후 시는 영업정지 운운하며 으름장을 놨지만 ‘뒷북 행정’이란 비판도 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지난 8월 7일 이번 부실시공과 관련, “부영주택이 재차 날림공사를 못하도록 면밀히 조사해 영업정지 등 최고 수위의 징계를 하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

 

채 시장은 이날 오전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에 설치된 ‘현장시장실’에서 국장단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이어 “부영이 공사 기간을 단축한다고 영하의 추운 날씨에 공사를 강행해 구조적인 부실시공이 의심된다”며 “부영이 동탄신도시에 짓고 있는 다른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정밀히 조사해 다시는 화성에서 부실공사가 안 통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전례를 찾기 힘들고 시공사도 관외에 있어 비현실적이란 지적이다. 영업정지는 부영주택 등록소재지인 서울시의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시는 서울시에 부실시공 증빙자료를 보내 강력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결국 설계와 달리 시공돼 문제가 생긴 점을 서울 시가 받아들일 지가 관건이다.

 

부실시공이 아닌 하자로 취급될 경우에도 관련법은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공동주택관리법 제102조는 시공사 등이 하자보수 책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대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하도록 규정 하고 있다.

 

현재 하자보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건설사를 형사처벌하는 법령은 없다.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동탄2 신도시 A23블록 부영 사랑으로 1차 아파트 공동주택 품질검수에서 올 여름 장마로 인해 누수 등 하자가 생긴 주차장 천장을 살펴보고 있다.     © 화성신문

 

■천장 누수, 벽체 균열 등 8만 건 하자신청

 

동탄2 부영아파트의 경우 입주 후 하자보수 민원도 8만 건을 넘었다. 단지 내 현장시장실을 통해서도 2,800건의 하자민원이 추가로 접수됐다. 일반 공동주택 하자보수 신청이 2만∼3만 건인 것에 비하면 3배 정도다. 문제가 된 부분도 공용시설, 세대 내부, 주차장, 조경시설 등을 망라했다.

 

우선 지하주차장 일부 면이 기형적 구조로 돼 있어 문제로 지적 됐다. A06구역 일반차량 주차면 뒤 경차 주차면이 ‘ㄴ’자 형태로 바짝 붙어 있다. 일반차량이 주차하거나 빼려면 경차 주차면에 차가 없어야 가능하다. 습기가 빠지지 않아 악취가 진동하고, 벌레까지 생겨난다는 민원도 있다.

 

또 1층 승강기 홀은 통유리로 된 채 환기구도 없는 것으로 나 타났다. 승강기 내부온도가 아침에도 40도를 훌쩍 넘는다는 게 입주민들 주장이다.

 

주부 이 모(34)씨는 “올 여름 푹푹 찌는 더위를 피해 겨우 단지 안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숨이 막혀 다시 나와 계단을 이용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요즘 같은 더위에 아이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은 엄두도 못낸다”고 했다. 보도블록도 울퉁불퉁해 아이들이 걷다가 넘어지기 일쑤란 불만도 있다.

 

사정이 이렇자 시도 부실시공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입주민 김 모(41)씨는 “하자신청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아파트를 시가 사용승인해 준 것부터가 건설사와의 유착관계를 의심케 한다”며 “이제 와서 허겁지겁 현장시장실을 만든 것도 시가 잘못해 놓고 뒤늦게 수습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주부 지 모(32)씨도 “시가 부영주택에 사용승인을 무턱대고 해준 탓에 입주민들만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지난 2월 입주시기를 늦춰 줄 것을 요구할 땐 외면하다 최근 여론 등을 통해 공론화 되고 나니 공무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에 채 시장도 부실시공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8월 7일 현장시장실 간담회에서 주민들에게 “화성시의 실수다. 다시 한번 주민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향남2택지지구 내 부영아파트에서도 하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최근 실시한 아파트품질검수단 조사결과 총 134건의 지적사항이 드러났다. 구체적으론 ▲주차장 56건 ▲공용시설 45건 ▲조경 및 부대시설 23건 ▲세대 내부 10건 등이다. 

 

지하주차장 천장에선 물이 새고, 벽체에선 습기로 곰팡이가 발견됐다. 또 승강기실 천장 전선이 밖으로 나와 있고, 창틀 구멍도 뚫려 있었다.

 

세대 내에선 현관 대리석 일부가 깨졌고, 발코니 천장도 금이가 있었다. 이미 말라 죽은 조경수와 규격 미달의 정원수도 10여 그루 발견됐다.

 

하지만 아파트품질검수단은 조례에 근거한 것으로 강행규정은 없다. 시공사가 검수단의 지적사항에 대해 보수공사 의무는 지지 않는 셈이다.

 

▲ 동탄2 신도시 A23블록 부영 사랑으로 1차 아파트 배수관이 드러난 모습.     © 화성신문
▲ 동탄2 신도시 A23블록 부영 사랑으로 1차 아파트 현관 앞 보도블록이 불균형하게 시공돼 있다.     © 화성신문


■부실업체 선분양 제한, 감리 강화 필요 

 

동탄2 부영사태가 언론에 집중조명을 받자 정치권도 움직였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국회의원(화성을)은 ‘주택법’과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부실시공 업체에 공동주택 선분양, 주택도시기금 출자 등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주택법 개정안은 건설기술진흥법의 벌점제도를 활용해 부실시 공사를 규제한다.

 

일정 수준 이상 벌점을 받은 건설사에 준공검사 이전 입주자 모집을 막는 방식이다.

 

시공실적, 하자발생빈도 등에서 벌점 기준을 초과한 건설사가 규제대상이다.

 

또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은 주택도시기금 출자나 융자를 제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아파트는 일반 소비자가 불량제품을 반품받는 것처럼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부실시공 건설사에 대한 적절한 페널티가 없었던 만큼 부영법을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고 국토부와 연내에 실질적 제재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주택공급 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에 대한 요구도 높아 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정부가 도입여부를 검토한 후분양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후분양 제도는 공사의 80% 이상이 진행된 후 분양하는 것을 말 한다.

청약자가 견본주택이 아닌 완공된 아파트를 직접 보고 결정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분양원가의 거품을 빼 주택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는 게 취지다.

하지만 당시 대한주택공사(현 LH)의 부채 가중을 우려해 무산됐다.

 

현행 선분양 제도는 1977년 주택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주택보급률 70% 수준에서 주택공급이 절실한 당시 상황이 반영됐다.

 

건설자금도 정부나 건설사 대신 청약자의 중도금과 계약금으로 마련된다.

그러나 주택보급률 100%를 넘긴 현재로선 시대착오적이란 지적이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지난 2008년 이후 100%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주택보급률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00.9% ▲2012년 101.1% ▲2013년 101.3% ▲2014년 101.9% ▲2015년 102.3% 등이다.

또 공사현장 감리 강화를 위해 감리인의 독립적 지위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

 

이들이 시공사로부터 감리비를 받고 눈치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가 감리비를 예치해 지급하는 방안이 학계 등에서 논의된다.

 

경기개발연구원 남지현 연구원은 “신고포상금제도 뿐만 아니라 부실현상이 나타나기 전에 부실공사를 방지할 수 있는 유형의 공사감리 보완제도를 검토해 새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감리비를 지자체가 예치해 공사완료 후 감리인에게 지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 건설사에 대한 금융지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B 건설사 관계자는 “10대 건설사와 일부 재무구조가 탄탄한 중 견건설사를 빼면 대부분의 건설사는 자금력이 취약한 실정”이라며 “후분양제 도입시에는 중소건설사를 배려한 자금 융통 방안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현민 기자(news@ihsnews.com)

 

▲ 동탄2 신도시 A23블록 부영 사랑으로 1차 아파트의 타일바닥 누수 모습.     © 화성신문

 

▲ 동탄2 신도시 A23블록 부영 사랑으로 1차 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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