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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유시장(Free Market)에서 공짜여행(Free Tour)을
신도성 시민기자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7/11/0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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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문산자유시장에서는 1만원 이상 물건을 사거나 식사하면 제3땅굴, 도라산전망대 그리고 도라산역으로 이어지는 DMZ 관광을 무료로 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가을의 끝자락에 펼쳐진 화창한 날씨를 배경삼아 기자는 파주행경의중앙선 전철에 몸을 실었다. 문산자유시장에는 4일과 9일이 장날 이어서 물건을 팔려고 나온 사람과 구경하거나 사러온 사람들로 매우 혼잡할 정도로 가득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던가. 우선 시장 안에 들어가 식당에서 먹음직한 닭계장에 소주 한병을 비우고 만원짜리 영수증에 찍힌 ‘DMZ땅굴관광 할인티켓 발행업소’ 도장을 들고 공영주차장으로 갔다. 그런데 김진하 상인연합회장이 “오늘은 12시30분과 13시 30분 모두 매진되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오세요” 라고 하는게 아닌가? 억울하다고 생각 했는데 마침 예약 취소자가 나타나서 여행을 할 수가 있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출발한 버스에는 대부분이 60대 이상 어른들이 많았고 주로 부부 여행객들이 많이 보였다.

 

12시30분 파주자유시장을 출발해서 임진강을 건너 북쪽으로 10분가량 달렸을까? 임진각 검문소에서 여행객 명단을 제출하고 도착한 곳은 제3땅굴이었다. 갱도 입구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지하 75m를 내려가니 북한군이 파놓은 땅굴이 보였다. 땅굴여행을 마치고 도라산전망대에 도착하였는데 이곳에서는 북한의 개성공단과 개성시를 포함해서 송악산이 보였다. 대성동 마을도 보였는데 높이가 150m가 넘는 태극기 게양대와 인공기 게양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북한과 얼마나 가까운 지척의 거리에 있는 지를 실감하였다. 잠시 분단의 현실을 느끼면서 생각에 잠겼는데 버스기사가 관광객을 부르더니 다음 목적지로 출발하였다.  

 

도라산역, TV뉴스에서도 자주 보았고 KBS ‘남북의 창‘에서도 보았던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흐르는 긴장감 때문인지 어딘가 모르게 위축되고 불안함이 몸을 감싸는듯했다. 다른 버스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분단의 현실을 아는 지 모르는지 신기하듯이 웃으면서 농담과 장난을 치고 있었지만 우리 관광객 중에 실향민들은 고향과 부모님을 생각하듯이 상념에 잠긴 모습도 보였다. 그들에게 도라산역은 단순히 관광지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매표소 옆에 놓인 스탬프에 도장을 찍으니 ‘도라산, 평양 205㎞, 서울 56㎞’라는 글자가 보였는데 이보다 더 실감나게 우리민족의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 도라산역 안에서 뒤를 보니 ‘통일의 피아노, 분단의 상징으로 통일을 노래하다’라는 문구 앞에 그랜드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었다. 피아노의 현을 철조망 형태로 만들어서 분단과 대립의 상징을 이용해서 평화와 화합을 노래한 다는 의미를 지닌 것이다. 평양방면 개찰구 위에 달린 전광판에는 “앞으로 한국철도(KTR)가 시베리아철도(TSR), 중국철도(TCR)와 연계되는 날, 도라산역은 대륙을 향한 출발점으로 그 의미를 다시 부여받게 될 것입니다”라고 씌여 있다.

 

아쉬운 도라산역을 뒤로하고 우리 여행의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통일촌 농산물 직매장이다. 이곳에서 지역특산품인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와 막걸리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나니 관광 중에 계속되었던 마음의 간장감이 약간은 풀리는 듯했다. 관광버스를 타고 파주로 돌아오는 길에서 보는 이정표에 개성10㎞라는 표시가 보였고 지금은 바리케이드로 막아버린 남북출입국사무소 검문소도 보였다. 이렇게 가까운 지척에 불과 자동차로 20~30분이면 도착하는데 아직도 갈 수 없는 땅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도착지에 이르자 출발 점에서 배웅했던 상인회장이 우리를 반갑게 맞았다. 

 

※여행정보 = 셔틀버스는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1일 2회(12:30, 13:30)운행하며 운행시간은 약 3시간이다. 문산자유시장 ‘DMZ땅굴관광 할인티켓 발행업소’에서 1인이 1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주어진다. 1회 운행정원은 40명이며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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