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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 잔 합시다” 아니 “입(入)술 합시다”
신도성 시민기자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7/11/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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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감하는 시즌이 되면 몸도 바쁘지만 마음이 더 바빠지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한 해의 업무를 마감하고 새로운 근무처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인수인계 준비하랴, 연말에 늘어나는 업무를 처리하랴, 지난 1년간 함께 동거 동락했던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서로 교환하랴, 마치 ‘바쁠 때는 부지깽이도 거든다고 나선다.’는 속담을 연상하듯이 바쁘고 또 바쁘다. 여기에 더해서 우리를 바쁘게 하는 것이 송년회이다. 모임도 많고 약속도 많은 연말에 연속되는 송년회를 여기저기 쫓아다니면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에 지쳐서 송년회에 대한 회의가 들 때도 있다. 정작 꼭 가야 할 송년회는 참석 못하고, 안가도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송년회에 어느새 앉아있는 나를 보고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잊을만 하면 들려오는 높으신 분의 망신살 뻗치는 건배사 참사 이야기도 사실 이즈음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일 년에 한 번인 송년회를 보람차고 의미가 가득하게 보내야 한다고 누구나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송년회에서 마신 술 때문에 음주운전 단속이나 사고로 남은 삶에 되돌릴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사건도 이즈음에 집중되어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도달하면 좋은 의미에서 하는 송년회가 매해 이렇게 어렵게 하고 인생을 망쳐도 되나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송년회를 혁신적으로 고치려는 생각에 다음의 몇 가지를 제안해 본다.

 

우선 송년회에서 “한 잔 합시다.”라고 말하 는 것을 “입(入)술 합시다.”라고 바꿔서 불러 보자. 말이란 의미를 진정성 있게 내포하고, 가치를 정확하게 전달하며, 발음하기 어렵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말의 가치가 있는 것인데 ‘한 잔 합시다.’라는 표현은 진정성도, 가치의 전달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게다가 마치 ‘이치고뿌’라는 청산해야 할 일본어의 잔재처럼 보이는 표현보다 ‘우리 몸에 술이 들어간다.’ 라는 의미에서 ‘입술 합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고 바람직하게 보인다. 언젠가는 우리말 큰 사전에 ‘입술 합시다.’가 술을 먹는다는 표준어로 채택되기를 기원해본다. 

 

송년회의 모임의 종류를 목록을 만들어서 자신이 판단하는 모임의 중요도나 일정, 참가하는 사람들, 회비 등을 고려해서 결정했으면 한다. 송년회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을 실시하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모임의 중요성보다 모임을 연락해준 분들의 친분과 교류의 경중에 따라 결정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나에게 송년회의 의미는 내가 결정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나에게 모임의 전달해주는 분들의 의미에 내가 굳이 맞출 필요는 없다. 사람과의 관계가 오묘해서 오가는 정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서로 품앗이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은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송년회는 단순히 품앗이를 초월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하지 않거나 일정이 겹치는 경우에는 부득불 불참 의사를 페이스북 메세지를 보낼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화성신문 독자들은 ‘송년회’ 하면 무슨 생각이 머리에 각인되는가?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식당에서 음식과 술을 먹고 밤늦도록 얘기를 나누는 방법으로 송년회를 보내는 경우일 것이다. 송년회 모임을 다양한 종류의 문화행사에 함께 참여하거나 체육활동을 하는 것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송년회와 신년회를 따로 하기보다 한번만 했으면 한다. 몇 일전 송년회에서 함께 음식을 먹고 마시던 동료와 해가 바뀌었다고 다시 모여서 신년회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송년회는 가급적 일찍하는 것이 좋겠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가 권장하는 것은 12월 첫째 주까지 직장 동료나 동호회 친구와의 송년회를 마치고 12월 중순 이후에는 가족과 함께 1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지냈으면 한다. 올해 송년회에서 동료들과 건배사를 크게 외쳐보기 바란다. 

 

“입(入)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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