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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먹거리 변화 풍속도’
개성 존중하는 주류문화로 변모…스몰펍, 무한리필 등 합리성 강조
 
윤현민 기자 기사입력 :  2018/01/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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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주변 스몰펍 유리에 대학생들을 유인하는 익살스런 그림과 글씨가 그려져 있다.     © 화성신문

 

우리 주변 어느 지역과 문화권에서든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순 없다.

이 시대 청춘의 집합체인 대학 캠퍼스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사회적 변화와 함께 대학가 먹거리 역시 모습을 달리 하고 있다.

무분별한 신입생 환영회로 대표되는 대학교 음주문화는 옛말이 됐다. 

또 개성을 중시하는 풍토가 확산되면서 단체문화는 점점 힘을 잃어간다. 

그 결과 대학생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먹거리가 우후죽순 생겼다.

이는 단순한 식생활 변화가 아닌 문화상까지 반영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대학가 먹거리 변천사를 통해 우리 시대 청년문화의 단면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수원대학교 주변 주점 모습.     © 화성신문

 

■무분별한 사발식 문화 사라져

매년 봄 대학가는 신입생환영회, MT, 축제 등으로 시끌벅적하다.

한동안 그 중심에는 술이 빠지지 않았다.

특히 신입생환영회는 신고식, 사발식 등 음주문화로 대표되기도 했다.

큰 그릇에 술을 따라 마시고 묵은 때를 토해내라는 게 당초 취지였다.

그 과정에서 선·후배간 우정 어린 결속을 다지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음주 강요로 사망사고까지 나자 점차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총학생회의 자정노력으로 억지로 술을 먹이는 일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과거 무분별한 신고식과 사발식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게 학생들 평가다.

수원대학교 조 모(22)씨는 “요즘은 단체 술자리에서 선배들 눈치 보며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다”며 “술자리도 수십 명씩 우르르 모이는 게 아니라 소모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일이 많다”고 했다.

 

▲ 수원대학교 정문 앞 주먹밥 전문점.     © 화성신문

 

■치맥 대신 스몰펍 등 주점 확산

또 90년대 까지만 해도 대학가 음주문화의 중심엔 맥주가 있었다.

그와 함께 안주로 대표되는 치킨의 소비도 크게 늘기 시작했다.

치맥(치킨+맥주)이 대학가 음주문화의 대명사로 떠오른 셈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주종 선택에 소주와 맥주를 고집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대신 스파클링 와인, 칵테일 등 다양한 주종과 브랜드들이 공존한다.

주로 스몰펍처럼 독특한 맥주와 칵테일을 찾아 마시는 풍토로 바뀌었다.

또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문화도 이제 대중화 됐다.

이는 단체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풍토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안대학교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연 모(45)씨는 “흔해빠진 소주나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약하고 독특한 종류의 술을 찾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럭셔리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술자리 식탁을 장악했던 치킨의 위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최근 몇 년 간 치킨점의 매출액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2일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점의 가맹점당 연매출액은 1억3천58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제자리걸음을 했다. 

편의점이 기록한 4억5천990만원의 29.5% 수준이다.

편의점 매출이 전년보다 7% 오른 것에 비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 셈이다.

반면 피자·햄버거(5.0%), 커피전문점(3.3%) 등도 매출이 늘었다.

 

▲ 장안대학교 주변 베이커리 및 커피전문점     © 화성신문

 

■다양한 무한리필, 뷔페 등 약진

이에 치킨점들은 양과 가격에서 합리성을 강조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양념, 후라이드에 스페셜까지 세 마리 치킨을 두 마리 가격에 제공하는 형태다.

스페셜 메뉴도 크림비프 치킨, 누룽지콘닭, 화덕문어 치킨 등 이채롭다.

하지만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이 급증하면서 과거 위세는 찾기 힘들어졌다.

특히 싸고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 뷔페 등의 약진이 돋보인다.

육류, 초밥, 샐러드, 즉석떡볶이, 부대찌개 등 종류도 꽤 다양한 편이다.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도시락전문점도 눈에 띤다.

이를 간소화 한 컵밥, 밥버거 등 메뉴도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이밖에 다양한 프랜차이즈 카페와 디저트 카페도 대학가를 주름잡았다.

빙수, 생과일주스 전문점 등도 가세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이런 상권변화가 지역경제엔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 A 씨는 “지금 당장은 저렴한 가격의 술과 안주가 달콤해 보일지 몰라도 이들 프랜차이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나면 가격인상으로 본색을 드러낼 것”이라며 “지역물가에 가장 민감한 대학가가 물가변동으로 휘청이면 지역상권 기반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현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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