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지를 주워 어려운 이웃을 도와온 이상일 어르신 © 화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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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동안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년 쌈짓돈과 동전을 차곡히 모아진 플라스틱 우유통을 전달받았다. 우유통에는 ‘내가 하는 넝마주이로 이웃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기부금을 전달하며 한사코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싶지 않다는 기부자는 올해 부인과 나눔을 함께 실천하고 싶다며 다시금 나타났다. 그 기부자는 안양에 거주하는 이상일씨(70세)다.
이상일씨는 올해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나눔리더캠페인아내인 정구연씨(67세) 와 가입을 결정했다.
이상일 씨는 “우리 부부가 평생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왔는데, 이렇게 같이 나눔리더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가입소감을 말했다 .
안양교도소 및 서울구치소에서 교도관으로 평생을 근무한 이상일 씨는 정년퇴직 후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하고자 폐지를 줍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눔을 실천하지 15년째인 이상일 씨는 전국 곳곳을 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직접 나눔을 실천했다. 그렇게 매년 사용한 금액이 700여만 원에 달한다.
이상일 씨의 묵묵한 선행은 주변 많은 이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교도관 복무 중에도 보육원에 직접 찾아가 학용품 및 간식을 나눠주며 나눔을 실천했다. 주변 지인들은 이런 진정성있는 모습에 감동받아 이상일 씨를 주축으로 자발적으로 봉사단을 구성해 함께 나눔을 실천했다. 이상일 씨는 “요즘도 봉사단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닌다”며 “어제도 전화가 와 봉사활동을 같이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이상일 씨 옷 안주머니에는 손때 묻은 통장이 있다. 이상일 씨는 “요즘 나이가 들어서 깜빡깜빡해. 그래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생길 때 바로바로 기부금을 전달하려고 통장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통장에는 나눔에 관한 글귀가 적혀있었다. 그는 “평생을 나눠도, 나눌 때의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 적어놨어. 조금이라도 더 움직여서 이웃 도울 돈을 모아야지”라며 나눔에 대한 굳은 의지를 말했다.
평생을 나누는 삶을 살고 있는 이상일 씨에게는 이루고픈 소원이 있다. 바로 세상을 떠난 어머님 생신에 맞춰 어머니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것이다. 이상일 씨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져. 평생을 남을 도우며 살아오신 어머니 성함이 주변 이웃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내가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폐지를 모은 돈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싶고, 거동이 불편해지면 모아둔 돈으로 죽기 직전까지 남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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