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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8] 리더의 윤리와 조직의 윤리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3/1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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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존슨앤존슨(Johnson&Johnson)은 존슨가 형제들에 의해 1886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의료용품 제작회사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의료용 붕대 제조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타이레놀 같은 약품과 콘택트렌즈 같은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  

 

1943년, 회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 커졌을 무렵 맏형 로버트 우드 존슨은 회사를 제대로 키우려면 제대로 된 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하고 ‘우리의 신조(Our Credo)’를 만든다. 요지는 수요자인 의료진과 환자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고 이익은 정당하게 내야하며, 직원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존중하며 자유롭고 공정한 일터를 만들고, 지역 사회와 세계공동체에 기여하고 또 주주에 대한 책임도 다 한다는 것이다. 회사가 상장을 한 것도 아니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야기가 공론화되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존슨앤존슨은 순전히 자발적으로 이런 것을 명문화하고 또 대외적으로 공표해 버린 것이다.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1982년 회사를 뒤흔든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회사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 의하면 유통과정에서 누군가가 악의를 가지고 약품에 독극물을 투입해서 생긴 일이고 존슨앤존슨의 책임은 없었다. 그러나 존슨앤존슨은 전국에 유통되고 있던 타이레놀 제품을 전량 수거하여 폐기처분 하였으며 결국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면 알약으로 대체하였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은 ‘우리의 신조’를 꼼꼼히 다시 읽었다.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법적 책임을 떠나 자신들의 고객을 위해 그리고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회사에 미치는 금전적 손실은 그 다음 계산이었다. 

 

1930년대 초 허버트 테일러(Herbert Taylor)는 알루미늄 제품(Club Aluminum Products) 유통회사 경영을 맡게 되었다. 이 회사는 파산에 직면해 있는 매우 어려운 회사였고 250명의 종업원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테일러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 아니 무엇이든지 해야 했다. 그런데 그는 무슨 결정을 하든지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윤리기준을 먼저 만들었다. 그가 만든 네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진실한가?

2. 모두에게 공평한가?

3. 선의와 우정을 더해주는가?

4. 모두에게 유익한가?           

 

테일러는 오로지 윤리를 바로 세우는 길만이 회사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그렇게 하여 회사는 살아났고 번창했다. 이후 허버트 테일러는 국제 로터리의 회장을 맡게 되었고 그의 회사에서 만들어 진 네가지 행동강령은 로터리인(Rotarian)의 ‘4대 강령’이 된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고, 함께 목표 달성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십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고,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기준을 높여주는 것이다. 우리의 윤리 기준을 한층 높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살면 안되고,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인간의 격을 높여주고 경영의 차원을 올려주고 사회를 변모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리더십에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 권력이다. 높은 리더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힘을 가지게 되고 사람들의 복종을 얻어낸다. 결국 리더가 오만해지고, 자기 아집에 빠지게 되고, 치외법권이 적용되는 성역 에 갇히게 된다. 이것이 리더십의 심리학이고, 추악한 현실이다.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리더가 가장 부 도덕한 사람이 되는 셈이다. 리더가 부도덕해지면 조직은 더 말할 나위 없이 부도덕해지고 사회지도자 들이 부도덕하면 사회 전체가 부도덕해진다.

 

리더의 도덕적 기준을 지키기 위해 리더가 스스로 수양하고 각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신을 견제하는 장치를 만들고 무엇보다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사장이 도덕성을 높이려면 사장이 하는 일, 사장이 쓰는 돈, 사장의 시간 관리 등을 최대한 직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당장 공개되더라고 아무 문제가 없는가?”고 물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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