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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7] 용돈이 최고의 선물일까?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5/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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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5월이 되면 선물 때문에 고민이 많다. SK텔레콤이 자사의 소셜 분석 플랫폼으로 분석한 결과 어버이날 선물 1위로 이야기되는 게 용돈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그것도 3년 연속 말이다. 역시 돈이란 말인가.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동료와 함께 돈의 위력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학생들에게 부탁을 하여 컴퓨터 모니터 상에서 원이 나타나면 이를 끌어서 옆에 있는 상자에 넣도록 하는 일을 하도록 하였다. 5분 동안 일한 대가로 한 팀에게는 5달러를 지불했고, 다른 팀에게는 50센트를 지불했다. 5달러를 받은 팀은 159개의 원을 끌어다 넣었고, 50센트를 받은 팀은 101개만을 끌어넣었다. 많이 받은 만큼 많이, 적게 받은 만큼 적게 넣은 것이다.

 

돈은 위력이 세다. 그래서 돈을 주면 돈에 반응한다. 아이들에게 돈을 주면서 아버지 구두를 닦게 하면 돈 욕심에 열심히 닦는다. 돈을 많이 주면 더 열심히 닦는다. 그런데 돈을 안 주면 어떻게 되는가. 구두를 닦지 않는다. 돈에 반응하고 돈 받는 만큼만 일을 한 것이다. 회사의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거래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시장논리’라고 한다. 돈은 시장논리를 부추긴다.

 

애리얼리 교수의 실험에서 한 팀이 더 있었다. 이 팀에게는 수고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단지 그저 “시간을 내어주면 좋겠다.”라고만 했다. 근데 같은 5분 동안 이 팀은 168개나 되는 원을 끌어다 넣었다. 돈도 안 받았는데 왜 이 팀은 5달러 받은 팀보다 많은 일을 했을까?

 

 돈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반응할까. 의미를 찾고 명분을 세우게 될 것이다. 다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말이다. 교수님에게서 수고비를 받지 않은 학생들은 “교수님의 연구를 도와야지.”하는 의로운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의로운 마음’은 일 자체에 대한 뿌듯함이고, 함께 사는 사회에 내가 기여한다는 도리이기도 하다. 이것을 ‘공동체논리“라고 말할 수 있다.

 

시장논리도 무섭지만 공동체논리도 만만치 않다. 애리얼리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우리는 시장논리로 목숨까지 바치지는 않는다. 그런데 공동체논리는 목숨도 내놓게도 한다. 군인이나 소방대원, 경찰이 자신의 월급만큼만 일한다면 그렇게 위험한 일에 나서겠는가. 

 

사회가 발전할수록 공동체논리는 시들어가고 시장논리가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너무 돈으로 해결하려 하고 너무 돈에 반응한다. 편리한 것 같지만 삭막해지고, 부자가 되어가지만 행복과는 멀어진다. “멋있는 일을 하게 해 줄 테니 보수는 없어.”하는 열정페이도 안되겠지만 “돈 줄 테니 아무 일이나 해.” 이것도 안 될 일이다. 시장논리와 공동체논리가 적절히 결합하고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은 리더의 몫이다.

 

건축설계 소프트웨어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이형우사장은 독특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 회사는 4무정책(4無政策)을 표방하고 있는데 무스펙(스펙으로 뽑거나 대우하지 않음), 무상대평가(타인과 비교해서 평가를 하지 않고 오로지 개인의 목표에 따라 평가함), 무징벌(부정적인 징계나 징벌이 아니라 잘 한 것에 대한 칭찬과 격려로 이끎), 무정년(본인이 원하면 정년 없이 일할 수 있음)이 그것이다. 사실 마이다스아이티에 네 가지만 없는 것이 아니라, 수당도 없고, 성과급도 없다. 

 

대신 남들에게 없는 복지제도가 장난이 아니다. 회사 구내식당의 식사가 5성급 호텔수준이고, 5년마다 4주 유급휴가가 있고, 자녀학자금 지원이 만만치 않다.

 

이형우회장은 “사람은 신뢰에 의해 움직이며 복지는 신뢰다.”라고 말한다. 돈으로 사람을 유혹하거나 통제로 사람을 부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조건을 제시하거나 대가를 전제로 하지 않고 일단 주고보고, 맡기고 보고, 알아서 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래서 마이다시아이티 직원들은 자신의 성장을 위해 일하고, 동료를 위해 일하고, 회사를 위해 일하고, 마음껏 일하고, 재미있게 일하는 것이다. 돈에 반응하지 않고 말이다.

 

5월은 선물 줄 날도 많고 감사드려야 할 사람도 많다. 일단 그런 날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어떤 선물을 드려야 할 지는 매번 고민이다. 문제는 시장논리가 아니라 공동체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용돈을 드리는 것도 좋다. 그러나 어떻게 드릴 것인가. 예쁜 카드와 함께? 정성어린 편지와 함께? 따뜻한 포옹으로?  돈은 ‘돈 냄새’가 안 나게 주어야 한다. 공동체논리를 살리려면 말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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