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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화성시의 산(7) - 해운산, 궁평항과 어우르는 봄맞이 소풍길
이경렬 시인, 화성시 문화원 향토 문화연구소 연구위원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5/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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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렬 시인, 화성시 문화원 향토 문화연구소 연구위원     ©화성신문

해운산은 서신면 궁평리와 용두리 사이에 솟아있는 산으로 궁평항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면 더 알기 쉽다. 해발 145m정도의 낮은 산이고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궁평항 근처나 화성호 방조제에서 보면 바닷가의 산이 그렇듯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해운산 남쪽이 화성호이고 드넓은 간척지가 펼쳐져 있어 더욱 돋보이는 산이다. 

 

태행지맥이 당성에 이르기 전 백곡리의 굴고개에서 남쪽으로 뻗어 청명산을 일으키고 더 남쪽으로 내려와 이 해운산에 지세를 솟구치며 궁평리와 용두리 왕모대에 이르러 그 맥을 다한다. 

 

대동여지도나 여지도를 보면 해운산이란 이름은 없고 왕모대와 영종이(영종포)만 명기되어 있다. 한 때는 봉화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으나 정상부에 너른 헬리콥터 포트만 남아 있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남쪽으로는 예전에 해안이었던 절골, 도둑맞재가 있 고 동쪽으로 쭉 뻗어나간 능선은 왕모대에 이르는데 산의 형상이 용의 머리 모양이라 용두리라는 지명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용머리는 해발 약37m의 낮 은 봉우리이나 길쭉한 산성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 다. 일명 영종포성이라고도 하는데 한 때는 해안 경비 초소가 있어 많이 훼손되어 있다. 화성호가 막힌 후 포구도 사라지고 선창도 흔적만 있을 뿐이며, 바다였던 왕모대 앞은 대규모 공사를 하고 있어 곧 흔적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군데가 있다. 가장 빠른 길은 해운초등학교 후문에서 100여미터 지점에서 곧바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표시되어 있는데 정상까지는 40분이면 충분하다. 정상에 서면 동남쪽은 넓게 펼쳐진 화성호와 들판이 조망되고 서쪽으로는 궁평리 포구와 궁평해수욕장 솔숲이 보인다. 북쪽으로는 청명산과 그 너머로 구봉산, 봉화산(염불산)도 볼 수 있다. 

 

하산길은 다시 원점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고, 정상에서 북쪽으로 내려오면 마술피리라는 찻집이 있는 능선길과 외딴 가구가 한 집있는 계곡길이 있는 데 모두 사유지이다.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는데 절골 방향, 용두교회로 내려가는 뚜렷한 길이 있다. 모두 50분 정도면 내려올 수 있는 거리이다.

 

반대로 절골에서 올라가도 되고 용두교회에서 올라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숲이 우거지고 칡과 미국자리공이 무성하여 여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어느 코스로 올라가든 교통편이 마땅하지 않아 원점회귀 산행이 가장 무난하다. 시간도 왕복 두 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오전 산행 후 근처의 다른 곳을 더 찾아다닐 수가 있다.

 

하산 후 궁평2리(공들 마을: 해운초등학교 아랫 마을)에 가면 궁평리 용왕제(풍어제, 뱃고사)를 지내던 느티나무를 볼 수 있다. 그 근처에 정용래, 정용채 고옥이 나란히 있는데 중요민속자료로 보전되고 있는 가옥이다. 정용래 가옥은 ‘ㄱ’자형 안채와 ‘ㄴ’자형 사랑채를 적절히 배치하여 마치 ‘ㅁ’자형 가옥 구조와 같아 보인다. 정용채 가옥은 고건축물에서 잘볼 수 없는 기다란 행랑채가 인상적이다. 조선 후기의 가옥 구조와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나와 1km 쯤 바닷가로 나오면 바로 궁평항이다. 궁평항 해산물 시장은 이미 잘 알려진 곳. 바로 맞은편은 화성팔경의 하나인 궁평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궁평리 솔숲을 만난다. 

 

이렇게 산행 두 시간, 전통가옥 30여분, 궁평항에서 점심 먹고 궁평솔숲에서 나머지 여가를 보내면 적당한 하루의 소풍이 될 것이다. 이 봄날에 가족의 나들이로서는 매우 좋은 코스가 될 것이다. 

 

<산을 건성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산은 그저 산일 뿐이다. 그러나 마음을 활짝 열고 산을 진정으로 바라보면 우리 자신도 문득 산이 된다. 내가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 때에는 저만치 서서 산이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내 마음이 그윽하고 한가할 때는 내가 산을 바라본다.>

 

이 글은 법정스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늘 바쁘고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라는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메시지이다. 

 

도시생활에 익숙하고 도시문화에 젖어 있다 보면 자연과는 멀어지고 낯설어질 수밖에 없다. 인생의 황 혼기에 접어들어 삶을 정리하고 되짚어 볼때나, 사회생활에 지쳐 무엇인가로부터 안식을 얻고자 할 경 우에는 마치 향수처럼 자연을 찾게 된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지금부터 당장 자연을 찾을 줄 알고 자연을 향유하고 자연을 즐기며 자연과 합일해야 한다.

 

산을 건성으로 보며 지나치지 말고, 묵직히 의연한 저 산의 모습을 바라보며 산과 내가 하나가 되어 닮아가는 여유를 만들어 보자.

 

<추천 일정>

※ 오후 일정의 경우 : 해운산 산행(2시간) - 정용래, 정용채가옥(30분) - 궁평항(저녁 식사와 궁평낙조 감상)

※ 오전 일정인 경우 : 해운산 산행(2시간) - 정용래, 정용채 가옥(30분) - 궁평항(점심 식사)

 

(ykl5712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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