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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24] 낙관주의인가 비관주의인가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7/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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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우리 축구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어 아쉽다. 그러나 FIFA랭킹 1위인 독일을, 그것도 2:0으로 승리하여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 다. 우리 국민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한국의 패배를 점친 가운데서도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우리의 승리 스코어 2:0을 그대로 맞춰 이번에도 그의 분석력과 신통력을 과시하였다.

 

그런데 사실 방송3사에서 해설은 맡은 안정환과 박지성 해설위원도 우리의 승리를 점쳤다. 그리고 이영표위원은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될 때 우리팀이 독일전에서는 무승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해설위원들이 순수하게 객관적일 수는 없다. 객관적인 자료만 놓고 보았을 때 막강 전차부대 독일을 한국이 이긴다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경기란 알 수 없는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닌’ 경기 결과를 그 누가 알아맞힌다는 것인가. 이영표 위원도 다른 스타 해설위원들도 우리의 바램을 담아 ‘주관적’인 예측을 한 것이다. 희망을 주고 격려를 하기 위해서 말이다.

 

리더십이란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는 것이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위기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객관적인 여건으로 볼 때 도저히 일어설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할 때 “아니다. 우리는 일어설 수 있다”고 분연히 이야기하고 그 증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해설위원들이 우리 축구팀이 독일 팀을 이길 수 있는 근거로 든 것은 다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독일팀이 아직 조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직전 월드컵 우승자인 독일이 16강 진출을 위해 우리보다 서둘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만 더 차분하게 버티면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게 사실로 나타났고 그 점 때문에 우리가 승리를 했다.

 

그렇게 보면 리더는 낙관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도전적인 목표를 지향하고 또 걱정 따위는 멀리 버려야 한다. 주변에 보면 진짜 이런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런 아이를 둔 부모는 속이 터진다. 항상 시험에 자신있다 하고, 뭐든지 잘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아이들 말이다.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라는 말이 있다. 굿 투 그레이트(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Jim Collins)가 베트남전에 출전했던 스톡데일 장군의 일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개념이다. 

 

제임스 스톡데일은 미국 해군 장교였는데 베트콩군에 포로로 잡혀 무려 8년이나 포로생활의 고초를 겪었다. 미군 포로 중 최고위급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쓰러져가는 미군 병사들을 살려내고 그들을 이끌어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가 포로생활을 마치고 미국에 귀환될 때는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으며 진짜 영웅으로 대접 받았다. 그는 어떻게 미군 병사들을 살렸을까?

 

미군 병사들 중에는 낙관주의자들이 많았다. 본인들은 곧 풀려나갈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미국이라는 조국을 믿은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나갈거야’ 하고 막연한 기대를 잔뜩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또 다음 부활절에는 틀림없이 나갈거야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부활절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병사들은 그때마다 쓰러지고 쇠약해졌다. 그들이 하는 일은 또 믿는 것이었다. “이번 추수감사절까지는 틀림없이 나가게 될거야” 하고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았고 병사들은 더욱 상실감에 빠져들었다. 스톡데일 장군은 병사들의 이런 생각을 바꿔주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반드시 나갈 수 있어. 그러나 이번 크리스마스라고 기대하지마. 아니 몇년이 더 갈릴지도 몰라. 이렇게 고통스런 상황이지만 이 상황을 의미있게 만들어야 해.”

 

포로에서 석방될 거라는 긍정적 신념과 당장은 아닐 거라는 비관론을 동시에 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패러독스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현실적 낙관주의’라고 한다. 그냥 잘 될거야 하고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이렇게 한다면 잘 될거야”하고 믿는 것이다. 예측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능성을 놓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는 독일도 이길 수 있고 16강도 갈 수 있다. 그래 이제부터 무엇을 해 나갈 것인가?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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