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특별연재] 화성시의 산(15) - 칠보산, 잃어버린 화성의 산
이경렬 시인, 화성지역학연구소 연구위원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7/23 [14:03]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이경렬 시인. 화성지역학연구소 연구위원     ©화성신문

한남정맥이 안성 칠장산에서 분기하여 용인의 함박산, 석성산을 거쳐 수원의 광교산, 군포 수리산을 지나 경기서부를 관통하다가 강화도 앞 문수산에서 맥을 다한다. 이 한남정맥의 수리산(감투봉)에서 남쪽으로 갈라져 내려오면서 매송의 칠보산, 와우리의 고남산을 거치며 수원과 경계를 이루다가 비로소 화성시로 들어와 태봉산, 서봉산을 일으킨다. 

 

칠보산은 화성시와 수원시, 안산시의 경계가 되는 지점에 있다. 화성시는 칠보산의 남서쪽으로 천천리, 원평리, 어천리가 속해있고 수원시는 북동쪽으로 금곡동, 당수동, 호매실동이 속한다. 

 

1911년도에 발행한 ‘조선지지’에는 수원군 매곡면 치악산(雉岳山)으로 나와있고 주소를 금곡리(金谷里)로 표시하고 있다. 그 외에 ‘화성지’, ‘해동여지도’ 등 고지도에도 칠보산이란 기록은 없고 치악산 아니면 증악산(曾岳山)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언제부터 칠보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진악산, 팔보산이라고도 하는데 아마도 8개의 보물(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수탉, 호랑이, 절, 장사, 금)이 숨겨져 있다가 어느 때인가 한 개의 보물인 황금수탉을 도적이 가져가 칠보산이란 이름이 되었다는 유명한 전설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보인다. 그 보물이라는 것을 보면 칠보산 일대에서 생산되는 산물일 가능성이 높고, 지명유래로 볼 때 산의 형상이 매가 보배를 안고 막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국을 이룬다고 하여 이름을 붙였다는 설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칠보산의 북쪽 사면은 응달이고 비탈이 심하였고 수원시의 변방이라 큰 발전이 없었는데 비해, 남쪽 사면인 매송면 일대는 완만하고 계곡도 깊어 칠보산의 중심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금곡리 일대와 호매실 지구의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면서 칠보산 북부인 금곡동과 호매실 지구의 주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휴식 공간 내지는 여가 공간이 되었다. 

 

수원시에서는 이른바 ‘수원 팔색길’이라는 탐방로를 개척하여 이곳 칠보산길은 육색 둘레길로 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칠보산 등산로를 정비하고 공원을 만들고 화장실을 짓고, 운동 시설을 갖추는 등 주민 편의를 위한 시설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종합 안내판이든 작은 이정표든 모두 수원시에서 설치하였고, 화성시에서 만들어 놓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고 적음에 따라 예산의 쓰임이 달라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적어도 화성시 매송면 구역인 칠보산 남쪽만이라도 신경을 써야 한다. 등산로 들머리인 원평리에서도 천천리에서도 안내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필자는 40여 년전에 칠보산 남쪽의 가림리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주민들이 땔감으로 마구 훼손하던 시기였는데, 필자도 지게를 지고 산에 올라 땔감을 구해서 온돌방을 덥혀야 했다. 단속이 심할 때라 나무는 벨 수 없고 솔가락(솔잎)을 갈퀴로 긁어 모아 묶어 오는 것이 전부였는데, 그 솔잎마저도 거의 없어 이곳저곳 헤매면서 박박 긁어 모아야 했다. 민둥산이나 다름이 없었는데 지금은 다닐 수도 없을 만큼 나무가 울창한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에 웃음이 나온다.

 

칠보산의 화성 구역인 매송면에서 올라가는 등산로가 여러곳이 있다. 가장 쉬운 길은 칠보산 기도원까지 가서 정상에 오르면 가장 쉽고, 가장 먼 길은 원평리의 ‘화성로 2357번길 끝까지 가면 들머리가 있다. 정상 바로 전 능선에 닿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길은 완만하고 숲이 우거져 여름 산행으로 적당하다. 

 

또 다른 코스로는 원평리의 금수사에서 출발한다. 금수사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오르면 원평리 마을의 당집이 나온다. 이당집 뒤로 길이 있어 정상까지 쉽게 오를 수가 있다. 또 천천리의 일광사로 오르는 길이 있다. 일광사에 도착하면 대웅전으로 올라가지 않고 좌측으로 숲길 들머리가 뚫려있다. 10여 분 오르면 지능선이 나오고 칠보산 기도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코스는 칠보산 기도원 골짜기 끝에 대형 상수도원(k-water)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논과 밭이 있는 평범한 골짜기였는데 대형 건물이 들어서고 지형이 바뀌어 버렸다. 등산로도 계곡길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들머리는 천천 인터체인지 옆으로 기도원 가는 길이 새로 났는데 이리로 가다보면 상수도원의 정문이 나오고 이곳이 들머리가 된다. 칠보산을 동에서 서쪽으로 능선을 타고 종주할 수 있는 코스이다. 정상까지는 40분이면 도착하고 능선에서 조망이 잘 되어 쉬엄쉬엄 경치를 감상하며 가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더 전진하여 수원시 당수동 날머리까지 가면 완전 종주가 되는데 역시 1시간쯤 더 걸린다. 중간에 금곡동이나 당수동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으니 교통편을 생각하여 코스를 정하면 된다.  

 

능선길에는 모두 세개의 전망대가 있는데 조망은 어디서나 매우 뛰어나다. 제1전망대에서 동쪽을 보면 바로 수원 시가지가 있고 그 뒤로 동탄 신도시가 보인다. 북쪽으로는 한남정맥 능선이 좌에서 우로 뻗어있는데 광교산 형제봉, 시루봉, 백운산, 범봉을 볼 수 있고 그 뒤로 관악산과 수리산도 조망이 된다. 아쉬운 것은 수리산 감투봉에서 뻗어내린 서봉지맥은 곳곳에 개발이 되어 그 흔적을 감지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바로 아래에 어천저수지가 있고 그 위로 고속전철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더 멀리로는 시화호와 송산, 서신면을 넘어 서해바다가 아득히 보인다. 남쪽으로는 우리 화성의 태행지맥이 동에서 서로 늘어서 있다. 봉담의 삼봉산과 비봉의 태행산이 그것이다.

 

화성시의 북쪽에 둘러쳐져 있는 칠보산은 화성의 산이기도 하다. 숲이 우거지고 기암괴석도 많고 골짜기도 깊다.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탐방하는 마음으로 한 번씩 둘러보기 바란다.

 

(ykl571221@hanmail.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ㅇㅇ 18/07/23 [19:54] 수정 삭제  
  이런 기사는 지도도 같이 첨부하면 더 이해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