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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성시장의 인사권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7/3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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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모 신임 화성시장이 취임한 지 벌써 1개 월여의 시간이 지났다. 서철모 시장은 관행적인 산하기관 방문에 앞서 각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으며 시정을 파악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취임 1개월을 넘어가는 이제는 화성시를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정책에 대한 큰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려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시정을 운영해 나갈 인적 구성을 갖추는 게 급선무다. 시장으로서 치루는 첫 시험이 바로 인사인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인사권자가 바뀌면 정책 방향이나 개인적 기준에 따라 인물 평가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시장이 특정 정책에 집중하는 경우, 그와 관련된 능력을 가진 인물을 발탁하는 인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인사의 기준이 상식선을 벗어났을 때다.

 

이달 중순 서철모 시장 취임 후 첫 화성시 인사가 단행됐다. 물론 인사 때마다 주변에서는 많은 말들이 나온다. 여지없이 이번 인사에서도 원칙없는 인사라는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사가 이뤄진지 2~4 개월만에 또다시 전보가 이뤄지는 경우가 비난받고 있다. 심할 경우 한 팀장은 전보후 1개 월만에 새로운 곳으로 옮기게 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인사가 원칙과 상식선이 벗어났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인사가 신임시장의 주도로 이뤄진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시장 취임 후 첫 인사임에도 의례적이고 관례적인 인사가 아니였냐는 말들이 지배적이다. 이후 원칙과 상식선에서 벗어난 인사는 시장이 직접 근절해야 한다.

 

시장과 같은 선출직 단체장들은 당선 이후 논공행상을 둘러싼 잡음에 휩싸이기 십상이다. 이는 선거 전부터 자신을 지지하고 후원했던 세력으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철모 시장은 한 사람이 더 필요한 선거기간에도 자리보장을 요구하며 선거를 돕겠다는 인사들을 과감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가를 요구하는 이에게 선거에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말이다. 시민의 한사람으로 서철모 시장의 이같은 결정은 박수를 쳐야할 일이다.

 

시장의 인사권은 시공무원들의 승진과 보직을 쥐고, 이들을 움직이는 막강한 권력이다. 공무원만이 아니다. 농업기술센터, 도시공사, 문화재단 등 직속기관은 물론 시청에 속한 각종 하부조직에도 자신의 사람을 앉힐 수 있다.

 

이런 권력을 취득한 서철모 시장은 당선 소감에서 “상식과 정의를 바탕으로, 특권과 반칙없는 세상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자치분권으로 시민들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환영받을 만한 말이다. 

 

지방자치는 단체장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인사를 개인의 수단으로 쓰는 단체장은 민주주의에 상처만 안길 뿐이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공직 사회의 개혁을 부르짖고 당선 이후에는 공염불로 끝나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숱하게 경험했다. 

 

관료 조직의 근본적 폐단은 민간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시민들을 존중하지 않고 친절하지 않는 것에 있다. 또 자신들이 계획한 것이 문제가 있을 때 거기에 따르는 책임은 전혀 지지않는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내부 경쟁은 많지만 외부와의 경쟁에서는 보호받고 있다. 공직사회의 개선을 위해서는 소위 ‘철밥통’이라 불리는 관료주의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민간 전문가의 등용을 넓히고, 부처별로 필요한 전문가를 상황에 맞게 뽑아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어느 조직이든 인재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우리 시공무원의 경쟁력은 곧 시의 경쟁력이며 공직인사는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시정의 핵심이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가 만사다. 

 

시장은 yes만 말하는 공무원보다 no라는 말을 하는 공무원을 신뢰해야 한다.

서철모 시장이 초심을 유지하고 공정과 상식의 인사를 통해 화성시의 공직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 아니면 기성 정치의 악순환을 다시 반복하게 될지는 본인 스스로의 의지에 달렸다.

 

최근 서철모 시장은 개인 밴드에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고 “타인에게 미움을 두려워하지 말라.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라.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고 글을 남겼다. 

 

서철모 시장은 화성시를 위해서 작은 일에 미움받을 용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본다.

서철모 시장이 지금 그리고 있는 화성의 미래는 자신의 의지와 펜이 되어줄 공직자들에게 달렸다. 깨끗하지 못한 펜으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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