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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33] 리더는 어떻게 화를 다스리나
조영호 아주대 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9/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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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아주대 교수 ©화성신문

 “옆 사무실에서 고성이 흘러나온 지도 꽤 되었다우리나라 기업의 프랑스 법인장을 지냈던 프랑스인 에리크 쉬르데주씨가 쓴 책 한국인은 미쳤다!’(북하우스, 2015)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쉬르데주 씨는 한국 회사에 입사한 첫 날 이 모습을 접했고, 고성을 지른 사람은 당시 법인장이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그날 하루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쉬르데주씨에게 한국 상사는 화를 심하게 내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필자도 어느 날 복도를 걷고 있는데 어느 교수의 연구실에서 고성이 흘러나왔다. 조금 멈추었다간 다시 고성이 이어졌고 교수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 한참 떨어진 곳까지 그 소리가 들렸으며 필자가 화장실을 다녀 온 후인데도 상황이 끝나지 않고 있었다. 학생이 단단히 잘못한 모양이다.

얼마 전 재벌 사모님이 공사현장에서 협력업체 사원에게 야단치는 동영상이 유포되어 인구에 회자되었다. 그 사모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지 욕설을 하고 설계도면을 집어 던지고 직원의 등을 떠밀기도 했다.

화가 나면 이런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리더도 사람인데 어찌 화나는 일이 없겠는가? 그렇지만 보통은 그냥 참고 넘어간다. 정말 분통이 터지는 일이 있더라도 적당히 다스린다. 왜냐하면 화를 내 보았자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화를 내면 여러 가지로 안 좋다. 인간관계가 안 좋아지고, 심하면 부하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거나 경외의 대상이 된다. 정말로 심하게 화를 내게 되면 징계를 받게도 되고 형사처벌의 대상도 된다.

그래서 참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참고 눌러둘 수만도 없다. 속병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삶과 일에 의욕이 떨어진다. 그러면 화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 것인가? 인격 수양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있다.

현명한 리더는 속에서 생기는 화를 피하려 하지도 않고 이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분노나 불안이나 두려움 같은 감정은 우리 몸에서 본능적으로 생긴 것이다. 멋있게 이야기하자면 진화론적으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저절로 감정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감정을 고스란히 수용한다. 이상하게도 이런 감정들을 피하려고 할수록 거머리처럼 야무지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사라진다.

화가 나면 일단 혼자 이렇게 이야기한다. “화가 났구나” “OOO(자신의 이름)에게 화가 왔구나이렇게 혼잣말 하는 것이다. 비판하지도 말고 거부하지도 말고 바로 화가 자신에게 났음을 직시하는 것이다. 스스로 화가 났구나하고 말하는 순간 화가 난 나는 화에서 벗어나 화를 객관적으로바라보게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바라 볼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K아파트 관리소장은 한 주민으로부터 터무니없는 항의를 받았다. 그 주민이 수 차례 주차 위반을 하여 주차위반 스티커를 경비가 붙였는데, 관리소장에게 이럴 수 있느냐고 항의를 한 것이다. 처음에는 차분히 응대를 하였으나 그 주민은 계속 항의를 했다. 그러나 K관리소장은 바라보기훈련을 한 덕분에 몹시 억울해 하고 있구나” “나는 화가 나 있어하고 혼자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잠시 후 자신 속에 일었던 화난 감정이 조용히 사라졌다. 그래서 끝까지 이성을 잃지 않고 그 주민을 달래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화나는 상황에서 내가 왜 화를 내고 있나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때 정말 화가 날까? 대체로 상대가 나를 무시하거나 나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생각할 때 화를 내게 된다. 복도에서 교수실 고함 소리를 엿들어 보니 그 교수가 고성을 지르는 이유는 학생이 시킨 일을 제때 안해 왔기 때문이었다. 근데 그 교수는 그걸 이렇게 해석하고 있었다. “너는 나를 무시하고 있어그런 생각이 점점 강해지면서 언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근데 과연 그럴까? 그것은 전적으로 교수의 해석인 것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매사를 이런 식으로 해석한다. 해석을 달리 해 보면 화도 안 나고 해결책도 쉽게 나온다. 화는 이렇게 다스려지는 것이다.(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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