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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의 산(21) - 철마산, 작지만 깊은 숲길을 느낄 수 있는 산
이경렬 시인, 화성지역학 연구소 연구위원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9/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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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렬 시인, 화성지역학 연구소 연구위원     ©화성신문

철마산(鐵馬山, 168.2m)은 팔탄면의 구장리와 덕우리에 있는 산이다. 오두지맥이 태행산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구장리에 이르기 전 동쪽으로 서낭고개(구장리에서 기천리로 넘어가는 고개)에 이르러 동쪽으로 분기하여 뻗은 산이다. 철마산의 동쪽 끝은 갈담저수지 제방이 있는 곳으로 저수지에 있는 산이라고 해야 알기 쉽다. 

 

이 산의 남쪽은 덕우리(덕위) 마을이며 넓은 들(앞들)이 형성되어 있고 들판 끝으로 발안천이 흐르고 서학산이 가로놓여 있다. 서쪽으로 유서 깊은 구장리 마을인데, 동촌, 소동촌 마을과 마골이 있으며 팔탄의 중심지로서 면사무소, 학교, 농협 등 면소재지로서의 모든 기능을 하는 곳이다. 

 

산의 동쪽은 저수지 제방이고 북쪽은 거의 낭떠러지기로 바로 저수지이다. 서쪽은 두 개의 작은 봉우리와 완만한 능선인데, 두 개의 골짜기를 형성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도 잘 모르는 사당골과 서낭고개가 있는 가루개골이 있는데 공장이 들어서고 음식점이 들어와 옛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철마산과 건달산 사이에 있는 저수지를 덕우저 수지, 발안저수지, 갈담저수지, 돌담거리지, 등으로 부르는데, 이는 저수지 주변의 마을이름에 따라서 그리 부르게 되었다. 원래 이 저수지는 1944년에 착공하여 해방을 맞이하였으며, 1949년에 이르러서 준공되었다. 덕우저수지는 면적 28만평의 평지형으로 좌측상류 3km지점에 있는 기천저수지의 물과 우측 상류의 왕림에서 흘러들어 이루어진 저수지이다. 여기에서 발안천이 시작되어 팔탄의 앞들과 방안 시내를 통과하여 남양호로 흘러 가는 것이다. 

 

가을에 서봉산 꼭대기에서 노을을 바라보면 저수지 수면에 비친 해와 철마산이 어우러져 멋진 경치를 보여주고 있다. 43번 도로를 따라 퇴근할 때 매우 정체가 심한데 이때 운전자에게 자주 보여주는 절경이기도 하다.

 

철마산은 작은 산이지만 의외로 길고 가파른 산이다. 들머리는 서낭고개, 구장2리 마을회관 뒤편, 00인력개발원 옆 능선, 사당골, 등 여러 군데가 있으나 완전 종주 코스와 둘레 코스를 안내하고자 한다.

 

▲완전 종주 코스 : 서낭고개에서 출발하려면 고개에서 기천리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수목원으로 개발하는 곳인데, 여기에서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면 된다. 능선에 올라서면 좁은 오솔길이며 완만하다. 소나무가 대부분이고 밤나무를 비롯한 잡목이 섞여 있으며 평범한 산길이다. 곧 사당골에서 기천리로 넘어가던 옛길이 나오는 사거리를 만나는데 오른쪽으로 집이 한 채 있다. 무시하고 직진하여 계속 오른다. 약간의 오름이지만 소나무 숲길이라 청명한 느낌을 준다. 

 

첫 봉우리를 올라섰다 내려가면 갈래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사당골로 내려가는 길이니 직진해야 한다. 곧 삼거리가 두 개 있는 듯한 오거리가 나온다. 이 산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니 유의해서 기억해야 한다. 서낭고개에서 오든 구장리에서 오든, 인력개발원에서 오든, 모두 여기에서 만나다. 인력개발원에서 설치한 둘레길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인력개발원에서 출발하여 산정상을 거치고 산사면을 따라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다음에 소개할 둘레 코스도 여기를 지나야 한다. 

 

오거리에서 정상 방향으로 직진하여 올라간다. 소나무와 상수리 거목이 이룬 숲길로서 매우 가파른 비탈이며 안전줄이 설치되어 있다. 40분이면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는 숲이 우거져 조망은 잘 안된다. 북으로 건달산, 동으로 서봉산, 남으로 서학산이 마주하고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겨울철에 낙엽이 진 후에는 더 잘 볼 수 있다. 여기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덕우공단이 나오는데 길도 없고 험하여 권하고 싶지 않다.

 

다시 진행방향으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간다. 인력개발원에서 설치한 안전줄과 꼬리표가 곳곳에 있어 쉽게 내려간다. 비탈을 다 내려오면 삼거리를 만나다. 여기서 좌측길로 가면 이 산을 돌아 오거리에서 합류하게 된다. 철마산을 기슭으로 도는 둘레길인 셈이다. 무시하고 직진해야 종주길이다. 바로 나주(羅州) 나씨 묘원을 만나게 되고, 더 진행하면 이 산을 완전히 종주하는 것이며 저수지 제방 옆으로 내려가게 된다. 출발부터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둘레 코스 : 인력개발원에서 만든 코스라 말할 수 있다. 개발원 안에서 출발할 수 없으니 구장 2리 마을 회관에서 출발하는 것이 무난하다. 마을 회관을 지나 계속 올라가면 전원 주택지 도로가 끝나고 왼쪽의 수렛길을 따라 올라간다. 5분쯤이면 능선에 이르고 밀성 박씨 묘원을 만난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20여 미터 지점에 당집이 있다. 구장리 마을신앙의 당집이다. 제기와 시루가 안에 있고 돌로 쌓아 지은 작은 건물이다. 다시 밀성 박씨의 묘원 앞을 지나 왼쪽 봉우리를 우회하면 인력 개발원의 꼬리표가 있는 오거리를 만난다. 사실상 여기서부터 둘레길인 셈이다.

 

앞에서 소개한 종주길로 정상에 오르고 내려가는 길도 동일하다. 정상에서 내려와 삼거리를 만난 후 직진하면 종주길이니 왼쪽으로 내려간다. 바로 인력개발원에서 만들어 놓은 길이며, 철마산 북사면 중턱을 옆으로 돌게 된다. 제법 깊은 계곡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북쪽이고 저수지가 옆에 있어 서인지 매우 시원하다. 울창한 숲의 계곡에는 예전에 약수터였던 흔적도 나오는데 정비가 되지 않아 물은 마실 수가 없다. 20여분이면 다시 오거리에 이르고 이어서 당집까지 왔다가 마을회관으로 내려가면 산행이 종료된다.

 

지난 6월2일 필자는 구장리의 마지막 정제(우물고사)가 있다고 하여 참관한 일이 있다. 마지막 정제라고 한 까닭은 먼 옛날부터 주민이 사용하던 우물이 메꾸어지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마을에 도로가 건설되는데 하필 이 우물 위로 길이 나는 것이다.

 

마을의 중심에는 500여년 된 느티나무와 그 아래에 정자가 있다. 또 우물이 있고 빨래터도 있었다. 빨래터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정오가 되어서 마지막 우물 청소를 끝냈다. 그리고 마지막 우물고사를 지냈다. 

이제 우물과 함께 마을의 정제도 사라졌다. 마을을 지키던 어르신들도 점점 사라질 것이다. 세월이 남긴 추억도 사라지듯. 철마산의 당집만이라도 더 오래 보존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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