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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41] 강점이 진정한 경쟁력이 되려면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11/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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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화성신문

 1976년 전순표 박사에 의해 출발한 쥐 잡는 회사 ‘전우방제주식회사’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는다. 전박사의 아들 전찬혁씨가 대학을 다니면서 아버지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지는 것을 보고 준비하던 유학까지 포기하고 뭔가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전찬혁씨는 창업자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그저 평사원으로 고객사를 다니면서 살충제를 뿌리는 현장사원으로 일했다. 그것도 4년이나. 그는 그 사이 회사의 문제점을 속속들이 보고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는 아버지에게 이야기해서 기획실을 만들고 그가 실장을 맡아 회사를 바꾸어 나갔다.


유니폼을 도입하고 TV광고도 했다. 회사 이름도 세스코(CESCO)로 바꿔버렸다. 그런데 그가 한 일 중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문화를 바꾼 일이다. 그가 현장사원으로 근무할 때 본 사원들끼리의 대화는 거의 욕설이었다. 중간관리자들의 관리방식 역시 야단치고 혼내는 것이었다. 전찬혁씨는 이걸 고치기로 했다. 중간관리자들에게 부하직원들 각각에 대한 칭찬거리, 그들의 장점을 일일이 노트에 써서 보고하도록 했다. 그리고는 그 내용을 부하들에게 직접 이야기해 주고 그 결과를 또 보고하게 했다. 그는 이 일이 하나의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상향평가를 도입하고 직원들이 ‘존중을 받았는냐’ ‘칭찬을 들었느냐’에 따라 관리자들의 연봉이 결정되도록 했다.


그 결과는 대단했다. 직원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고, 팀워크도 향상되었으며, 고객만족도가 놀라보게 좋아졌다. 애사심도 높아졌다. 누가 하라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 많아졌다. 드디어 2002년 월드컵 경기가 한창일 때 ‘홈페이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세스코 홈페이지에 방문객들이 장난으로 올린 글, 예를 들어 “바퀴벌레를 요리해서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정치인이라는 해충도 잡아주나요?” 이런 글에 재치 있게 대답을 하다 보니 이게 세상에 알려지고, 하루에 10만, 20만이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컴퓨터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누리꾼들이 회사 팬클럽을 결성하기도 하였다.


세스코는 이런 과정을 거쳐 3D업종에서 첨단기업으로 변신하였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찬혁씨는 2016년 대표이사 사장이 되어 회사 경영을 온전히 물려받았으며 제3의 창업을 추진하고 있다.


약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강점을 찾아주고 이를 강화하도록 이끄는 리더십을 ‘강점기반 리더십’이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다. 재능을 알아주고 칭찬하다 보면 ‘재능에 갇히는’ 경우가 생긴다. 스포츠팀에서는 재능 있는 선수를 스카웃하고 싶을 것이고 회사에서는 명문대학 출신들을 신입사원으로 선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재주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재주를 지키고 싶어 하고 자신이 쌓은 명성에 집착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캐롤 드웩(Carol Dewak)교수는 이를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이라고 한다. 강점기반 리더십은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갖도록 해야 한다.


재능이라는 것은 단지 원재료에 불과한 것이다. 배추가 좋아야 김치가 맛있지만 배추는 김치가 아니지 않는가. 바둑 천재 조치훈이 아무리 재주를 타고 났다 하더라도 6살부터 일본으로 건너가 바둑 실력을 갈고 닦지 않았다면 한중일 삼국을 제패하는 기성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겠는가. 강점기반 리더십은 강점을 지키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강점에 투자해서 갈고 닦으라고 유도하는 것이다. 그래야 강점이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강점이 진정한 경쟁력이 되려면, 강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강점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리더가 한두 사람에게 한두 번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부하 모두에게 줄기차게 해야 한다. 그리고 한 두 사람의 리더만이 해서도 안 된다. 전 계층의 리더가 전사적으로 해야 한다. 각자 다른 강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로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또 실패했어도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분위가 만들어져야 한다. 세스코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 조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 전체로 이런 문화가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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