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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42]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가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11/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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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화성신문

 한때 미국의 101번 국도 실리콘밸리 근처에는 희한한 광고판이 걸려 있었다. “{자연상수 e의 연속되는 숫자에서 첫 번째로 발견되는 10자리 소수}.com” 이게 무슨 뜻일까? 보통 사람들은 그냥 지나친다. 그런데 가끔 ‘또라이’들은 차를 멈추고 그 간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고는 그 문제에 도전한다.


자연상수는 로그값이 1이 되는 바탕숫자인데 2.71828182845...등으로 끝이 없는 숫자이다. 그런데 거기에서 1과 자기 자신으로 밖에 나누어지지 않는 10자리 수(소수)를 찾는 것이다. 그것도 맨 처음 나타나는 수를 말이다. 그 숫자에 .com을 붙이라는 이야기다.


수학에 좀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미친 짓이 있나 하고 웬만한 사람이면 가던 길을 다시 갈 것이다. 그런데 수학 좀 한다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밤새 그 문제를 가지고 끙끙거린다. 정답은 7427466391.com이다. 컴퓨터에 이것을 쳐 넣으면 홈페이지가 나온다. 바로 구글에서 사람을 찾는 홈페이지이다. 거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몇 번의 문제가 더 주어지고 그 관문을 통과한 사람에게 ‘합격’의 영광을 준다. 본인이 원한다면 구글 입사가 보장되는 것이다. 구글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수학의 천재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그런 재능 있는 사람을 뽑지 않는다. 그들은 수학적 재능이나 날카로운 분석력, 또라이 같은 집요한 호기심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대신 따뜻한 미소, 부드러운 대화, 그리고 호감을 주는 인상, 긍정적 사고, 이런 것을 높이 산다. 다시 말해 재능이 아니라 태도를 보고 사람을 뽑는 것이다.


필자가 한 번은 일본의 한 요양병원을 방문하였다. 거기서는 어떻게 사람을 뽑느냐고 물어 보았다. 처음 대답은 인터뷰를 중시한다고 했다.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는 데는 인터뷰가 좋다고 했다. 그런 다음 시간이 좀 흐르자 사실은 인터뷰 이전에 그 사람의 입사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어떻게 그러느냐고 했더니 입사 지원자가 병원 입구에 도착할 때부터 그 사람을 유심히 관찰한다고 했다. 정문에서 인터뷰 장소까지는 약간 경사진 길을 걸어와야 하는데 바로 그 장면을 유심히 관찰한다고 했다.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단장한 자세를 유지하고 걸어오는지, 오는 과정에서 병원 시설이나 주변의 장식물에도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지...이런 것을 본다는 것이다. 인간 됨됨이는 바로 이런 사소한 것에서 나타난다고 했다. 그 요양병원에서 중시하는 것 역시 사원의 재능이 아니라 태도, 즉 인간 됨됨이였다.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 것인가? 재능이 좋은 사람인가? 태도가 좋은 사람인가?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회사에 따라서, 그리고 직무에 따라서 달리할 수 밖에 없다. 구글 같은 IT전문회사는 재능을 중시할 수 있고, 항공사나 요양병원 같은 서비스업에서는 태도를 중시할 수 있다. 그런데 재능과 태도를 합쳐서 평가하면 안된다. 재능과 태도는 따로 평가하되 태도를 우선시해야 한다. 재능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태도가 일정 점수 이하이면 절대로 채용하면 안된다. “재능이 좋으니 태도가 좀 나쁘더라고 뽑자” 이런 생각은 최악이다. 재능이 낮은 사람이 그 재능을 나쁘게 쓰면 약간 나쁜 결과가 나오는데 그치겠지만,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그 재능을 나쁘게 쓴다면 그건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이 결여된 의사가 어떤 일을 저지르게 될 지를 상상해 보면 된다.


그럼 여러 가지 태도 중에서 어떤 태도를 중시해야 할 것인가? 한마디로 긍정적인 인생관이다. 자기 자신과 세상, 그리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을 뽑으라는 이야기다. 자기가 살아온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자신의 주변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감사하는지 그리고 세상과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그 속에서 뭔가를 기여해보려고 하는지...그런 생각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구글도 초기에는 재능 위주로 사람을 뽑았지만 점점 생각을 바꾸었다고 한다. 명문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사람보다 겸손하게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발표회에서 화려한 파워포인트를 넘기는 엔지니어보다 복도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사람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태도가 좋은 사람이 결국 회사에 기여하는 사람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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