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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53] 직원들이 공부를 하게 하려면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2/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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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1995년 7월 미용실 주노헤어에서 독서경영을 시작할 때 반발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매달 한 권씩 책을 읽으라고 하니 오죽했겠는가. “우리가 머리 하러 왔지, 머리 쓰러 왔습니까?” 하고 항의했지만 강윤선 대표는 이 독서경영을 양보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저자를 불러 특강도 하고, 매달 마지막 토요일엔 토론회도 연다. 

 

미용사(헤어디자이너)라고 해도 ‘가위질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강대표의 지론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하고, 고객과 다양한 소재로 대화를 나 눌 줄 알아야 하고, 전략적으로 미용실을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책을 꾸준히 읽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별로 책을 읽지 않는다. 문화체육부에서 2015년 발표한 국민독서성향의 국제비교 자료에 의하면, 매일 책을 읽거나 1주에 한 두 번 이상 책을 읽는 ‘습관적 독서자’의 비율이 우리나라는 25% 정도 된다. 그런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40%를 넘고, 영국, 덴마크, 스웨덴은 50%가 넘는다. 책 읽는 것에서부터 벌써 차이가 난다. 독서는 곧 실력이고 경쟁력이다.

 

기업의 CEO들은 그래서 직원들에게 책읽기를 권장한다. 그래서 틈틈이 책을 사주면서 읽으라 하고 또 본격적으로 독서경영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 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것이 또 현실이다. 독서경영은 그래서 무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교육서비스를 하는 동화에듀코에서도 이런 시행 착오를 거쳤다. 김영철 대표이사는 학생들 공부시키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먼저 공부를 해야하지 않겠느냐 하면서 책을 사주고 독후감을 쓰게 하고 토론을 하게 했다. 그러나 그것이 속으로는 책에 대해 오히려 반감을 갖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김영철 대표는 ‘책을 읽게 하자’는 생각에서 ‘책을 좋아하게 만들자’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리더급부터 시작해서 독서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어떤 책을 골라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읽은 것은 어떻게 정리하고 또 어떻게 토론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학습을 하게 한 것이다. 책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작업부터 필요했다. 그 교육을 결국 전사원이 받았다. 그 결과 사원들이 정말로 책과 가까워졌고, 그렇게 해서 동화에듀코에는 독서가 조직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그후 사내 게시판에 올라오는 건의가 달라졌다. 월 100건 정도 올라오던 제안이 200건 정도로 늘었고, 과거에는 불평성 제안이 많았는데 이제는 건설적인 제안이 많아졌다.

 

동화에듀코는 그후 전 직원을 코치로 만드는 교육을 대대적으로 시키고 있으며, 코칭전공으로 MBA를 딸 수 있도록 회사에서 등록금도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이 독서를 많이 하면 이렇게 제안이 는다. 그리고 그 반대로 회사에서 제안제도를 잘 운영하면 직원들의 학습력도 높아진다. 일본의 미라이공업이라는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어떤 제안이라도 하기만 하면, 제안의 내용에 관계없이 500엔(5000원 정도)을 포상금으로 준다. 그러나 실제로 아무 제안이나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직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회에는 하급 직원도 있다. 그들에게 창피당하지 않으려면 알맹이 있는 제안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미라이공업에서는 제안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되다 보니 직원들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라이공업에서 책을 보는 것은 습관이다.

 

초기의 제안제도는 극히 우수한 제안에 대해 포상을 했다. 그리고 회사의 생산성과 회사를 위한 원가 절감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결국 보통사원들은 관심을 잃게 되었고. 제안제도 자체가 사라지고 말았다. 제안제도의 목적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제안제도는 거창하고 기발한 제안을 위해 운영되어서는 안된다. 보통 직원들이 자신을 위해 일상적인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모두가 조금씩 고민하고 조금씩 토의하고 그리고 어느 사이 공부하게 만드는 그런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을 공부하게 만들려면 책을 읽혀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일에 연결이 되어야 오래 간다. 주노헤어의 독서경영이 장수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독서가 바로 관계의 질을 높이고 자신들의 연봉도 달라지게 한다는 것을 헤어디자이너들은 잘안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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