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61] 우수 직원을 영웅으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4/09 [09:0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어느 제조업체 S사장님이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중에 우수한 직원을 뽑아 1개월간 일본 연수를 보냈다. 그 사장님은 다른 직원들도 본을 받아서 열심히 일하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우수 직원’이 2개월 후 퇴사를 하게 됐다. 분위기가 썰렁해 계속 근무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연수를 떠나기 전에는 서로 형, 동생하면서 가족처럼 일하던 분위기였었는데 별안간 분위기가 돌변하고 말았다. 

 

다른 직원들도 변했고, 그 우수 직원도 변화되어 있었다. 다른 직원들은 그 직원이 좀 더 일을 잘한 것은 인정하지만 서로 돕는 가운데서 그런 성과가 나왔는데 그 직원 혼자 엄청난 혜택을 받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느꼈고 또 질투도 났다. 연수를 다녀온 직원은 이제 사장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사람이었고,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 됐다. 예전의 그가 아니었던 것이다. 은연중에 그런 티를 내고 있었다. 그런 그를 다른 직원들이 그대로 보아줄 수가 없었다. ‘너 한번 해봐라’ 하면서 다른 직원들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이다.

 

S사장은 개탄했다. “서로 잘해서 다른 사람도 연수를 갔다 오면 될 터인데 연수 갔다 온 직원을 왕따를 시켜 내보낸단 말이야!” 그런데 그게 사람인 것을 어떻게 하나.

 

서양 회사에 가면, ‘이달의 우수 직원(Employee of the Month)’ 또는 ‘금년의 우수 직원(Employee of the Year)’을 벽에 멋진 사진과 함께 붙여놓은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호텔이나 유통회사 같은데 말이다. 이런 것을 보면 직원들의 동기부여 차원에서 좋은 방법이라 여겨진다. ‘칭찬은 코끼리도 춤추게’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서로 좋은 분위기에서 협력하던 직원들이 이런 포상제도로 인해 반목하는 경우도 생기고, 또 엉뚱하게 왜곡된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선 평가에 문제가 있다. 일의 성격상 어떤 경우는 ‘우수’ ‘비우수’가 비교적 잘 가려지지만, 많은 경우는 그렇지가 않다. 또 회사 차원에서 우수 직원을 뽑는다고 하면 서로 다른 직종이나 사업부를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또 다른 경우는 상호협업과 팀워크가 많이 요구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 어느 한 사람을 가려서 포상을 한다는 것은 오히려 가혹한 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저런 요인을 무시하고, 우수 직원 포상제도를 운영하다가는 나누어 먹기 식이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직원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포상제도는 그래서 회사가 너무 주도적으로 앞서나가는 것보다 공동체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연스럽게 우수 직원이 나타나고, 자연스럽게 그 직원이 인정받게 해야 하는 것이다. 회사는 그것을 서포트하면 된다.

 

상을 내리기에 앞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좋은 행동과 좋은 성과를 알리고 공유하는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 것이다. 어느 부서에서 이런 일이 있었고, 어떤 사람이 이런 행동을 했다고 부지런히 알려야 한다. 그래서 “거참 좋은 일을 했네.” “그거 어려운 일인데 그런 일을 했단 말이야?” 하면서 서로 기뻐하고 격려해주게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노력을 계속 기울이다 보면 사내에서 자연스럽게 “이 사람은 정말 특별하구나.” “이 부서는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 하는 평판이 형성되게 된다. 그런 상황이 된 연후에 공식적인 포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포상을 하더라도 너무 큰 보상을 하면 문제가 생긴다. 사람들이 말은 ‘화끈하게 포상을 하자’라고 하면서도 실제로 그렇게 하면 포상을 못 받은 사람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서로 잘 해보자는 분위기가 망가진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집단주의가 강하고 서로 비교하는 의식이 셀 때는 말이다.

 

위의 S사장은 첫 번째 방법이 실패하자 궁리 끝에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이번에는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이 스스로 해외 연수 대상자를 뽑게 했다. 평가기준도 직원들이 만들고, 최종 심사도 직원들이 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직원들 사이에 분위기가 좋아졌다. 서로 돕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살아났다. 서로 잘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수 다녀온 직원도 무척 겸손해졌다. 동료 직원들에게 신세를 졌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전환 이후 연수기간이 6개월로 늘어났다. 1개월은 너무 짧았던 것이다. 이런 저런 노력 덕택에 일본 현지에서의 연수 효과도 좋았지만 다녀온 직원의 전달교육도 뿌리를 내렸다.

 

한 직원을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서로 돕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choyho@ajou.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