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을 노리고 건축된 것으로 여겨지는 벌집주택촌, 화옹지구 인근에 이같은 벌집주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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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매립장이 들어온다,’, ‘대형축사가 들어온다.’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고 계속돼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수원시와 국방부가 선정한 화성 서해안 화옹지구 인근지역 주민들이 지난 2년간 계속되는 유언비어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화옹지구로부터 화성 서부권의 중심지인 우정읍으로 진입하는 도로와 팔탄‧발안‧남양 시청으로 향하는 모든 길을 가다 보니 ‘군공항 거짓정보, 부동산투기 조장, 유언비어에 속지 마세요’, ‘화성시 서해안의 성장은 투기가 아닌 환경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계속된다. 계속되는 유언비어로 인해 주민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우정읍에서만 30년이 넘게 살았다는 한 주민(65세, 남)은 “군공항이 들어와야 지원금이 풀려 주민들이 부자가 된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매향리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63세, 남)은 “외지인들이 오고 가면서 군공항이 들어와야 지역경제가 산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화옹지구와 인접한 남양반도와 우정, 조암지역은 상대적으로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다. 어르신들을 상대로 하는 이러한 유언지어 조장이 수원군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을 위한 여론전이라는 것이 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와 화성시 군공항이전대책반의 설명이다.
장안면과 우정읍을 찾아보니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된 후 실질적인 주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주민은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이후 토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주민들이 재산상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 큰 문제는 부동산 업자들이 군공항 이전을 이유로 주민들을 호도해 지가 하락을 부추키고 있다는 것이다. 군공항이 들어오면 수용되지 못한 토지는 팔리지도 않을 것이라는 유언비어 역시 흘러나왔다.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결정되기 전까지 화옹지구 인근은 새로운 전원주택지로 부각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후 전원주택 건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 중개소의 설명이다. 전원주택 건설은 줄어든 반면, 계속해서 쓰레기 매립장, 축사 등 주민혐오시설을 유치하려는 시도는 늘고 있어 더욱 큰 우려를 사고 있다.
최근에는 보상을 바라는 투기 수요로 의심되는 벌집주택들이 원안리, 화수리, 호곡리 일원에 마구잡이로 조성되고 있다.
우정읍 관계자는 “투기를 위해 벌집주택을 구매하고 주민등록을 옮기는 시도가 있다”면서 “계도와 설득으로 위장전입자에게 주민등록을 이전하라고 권유하고 일정 성과도 있지만 계속되는 벌집주택 건설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민관 현장조사로 인해 문제가 커진 원안리의 대규모 벌집주택촌은 이후 주민등록이 일부 이전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지역 1.5km 지점에 또 다른 대규모 벌집주택촌이 건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같은 벌집주택촌은 군공항이 이전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격렬한 화성시민의 저지를 받고 화성시장이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집주택을 구매한 투자자들만 손해를 볼 수 있다.
매향리의 한 주민(68세, 남)은 “미군의 쿠니 사격장으로 50년이 넘게 고통을 겪어 왔는데 이제는 전투비행장이냐”고 반문하며 “내가 살아있는 한 이곳에 비행장은 절대 못들어온다”고 말했다.
인터뷰 : 홍진선 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불구덩이 들어가는 심정으로 화성서부 지켜낼 것”
똘똘 뭉친 화성시민이 전투비행장 이전저지의 힘
“수원전투비행장의 화성 화옹지구로의 말도 안되는 이전 시도로 인해 화성 서부 시민들이 벌써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화성주민이 반대하는 수원군공항 화옹지구 이전계획 자체를 원천적으로 취소해야 합니다.”
홍진선 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은 계속되는 수원시의 이전 시도와 이에 동조하는 일부 단체로 인해 시민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다양한 유언비어가 떠돌며 주민들의 심정을 어지럽히는 것은 물론, 지가 하락 등 직접적 재산상 피해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화성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원전투비행장의 화옹지구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민이 전체의 7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수원시는 다양한 방법으로 화옹지구로의 이전을 성공시키려는 여론전을 피고 있고 결국 화성시민만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이다.
홍진선 위원장은 “수원전투비행장 소음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화성 동부권 주민의 심정도 이해하지만, 서부권 역시 매향리 쿠니사격장으로 인해 큰 피해를 받아 왔다”면서 “개발만 노리는 수원시와 일부 정치인들의 농간에 놀아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동탄을 중심으로 동부권 주민들도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대위는 최근 화성 전역을 돌면서 수원전투비행장이 화옹지구로 이전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강하게 설파하고 있다. 행사가 많은 5월을 맞아서는 각급 기관단체장, 주민자치위원장, 이장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방문해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국방부, 수원시청, 경기도시공사 앞에서 지속적인 1인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위해 범대위는 2기에 들어서면서 조직을 강화하고 주민자치위원장, 이장 등 주민대표 참여를 대폭 확대하고 발로 뛰며 현장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같은 범대위의 활동에 주민 지원도 커지고 있다. 후원계좌를 통해 참여하는 시민과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홍진선 위원장은 “최근 수원시 김진표 의원의 개악안인 ‘군공항 이전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것만 봐도 수원전투비행장 화옹지구 이전 시도가 얼마나 불합리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면서 “당장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을 취소하고, 올바른 방안을 함께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수원전투비행장 화옹지구 이전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활동에 동참해 줄 정치인을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 중에 있다.
홍진선 위원장은 전투비행장의 화옹지구 이전저지를 위해선 똘똘 뭉친 화성시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홍진선 위원장은 “저지운동은 오늘 내일의 싸움이 아닌 지난한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화성시민이 똘똘 뭉쳐 마음을 모으고 있는 만큼, 천혜의 갯벌이 살아있고 조류의 천국인 화성 서해안을 지켜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화성시새마을지회장, 농협조합장 등을 거치며 화성시 발전을 위해 일해온 홍진선 위원장은 범대위 상임위원장직 화성시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홍진선 위원장은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온 힘을 다해 남은 일생을 화성 서부권 지키기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