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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68] 직원들이 주인정신을 갖게 하려면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6/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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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S사장은 주인정신을 강조했다. 직원들을 만날 때 마다,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주인정신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직원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주인정신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주인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저렇게 일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자기 일이라면, 일을 저렇게 허술하게 준비할 수 있을까?’ ‘자기 거라면 자재를 저렇게 낭비할 수 있을까?’ ‘자기 돈이라면 한 푼이라도 아껴서 물건을 사려 할텐데...’ 하고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직원들의 주인정신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주인정신을 그렇게 가지라고 하는데도 왜 달라지지 않을까?’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왜 그 모양이지?’ 생각 끝에 그는 중요한 사실을 깨우쳤다. 그들은 주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들은 단지 ‘월급쟁이’였고, 자신만이 주인이었던 것이다. 직원들에게 주인정신을 가지라고만 했지, 자신이 직원들을 주인으로 대접은 안 했던 것이다.

 

S사장은 그래서 사원들을 모아놓고 정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여태까지 나는 여러분에게 주인정신을 가지라고 했었는데 그것은 결국 여러분을 속인 것이었오. 주인정신을 가지라고만 했지 나는 여러분을 주인으로 대하지는 않았던 것이요. 이제부터 여러분은 주인정신을 가질 필요가 없소. 여러분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요. 이 회사의 주인은 나요. 여러분은 종업원이고요. 주인정신을 가질 사람은 나이고 여러분은 주인정신이 아니라 종업원정신을 가져주기 바라오. 종업원 정신이란 주인이 해준 대로 해 주는 것이요, 내가 여러분에게 해 주는 만큼은 꼭 해 주기 바라오.” 

 

그런데 사장의 이 진솔한 말씀은 종업원들의 가슴을 쳤다. 주인정신을 가지라고 했을 때는 자꾸 반감이 생겼는데, ‘이제 주인정신이 아니라 종업원정신을 가져 주시오’ 하는 말에 은근히 주인정신이 움트기 시작했던 것이다.

 

주인정신이란 무엇인가? ‘내가 이 일의 주인이다.’ ‘내가 이 회사의 주인이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내가 책임을 지는 태도다. 사람들은 모두 주인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자신의 삶인데도 주인정신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학생들도 그렇다. 주인정신이 없는 학생은 왜 대학을 다니는지,  대학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이 수업은 왜 듣는지 모른다. 그냥 다들 대학에 가니까 나도 왔고, 필수과목이니까 또는 남들이 들으니까 과목을 들을 뿐이다. 

 

주인정신을 갖고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 주인정신이 있는 사람은 일의 목적을 아는 사람이고, 자발적으로 일을 하고 또 창의적이다. 월급쟁이 출신으로 STX그룹을 일구었던 강덕수 회장에게 기자가 성공비결을 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떤 일을 하더라고 ‘이 일의 주인은 나다’, ‘내가 주인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종업원의 주인정신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강덕수 회장처럼 처음부터 주인정신이 높은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운명은 내가 개척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소위 내부통제론자(internal locus of control)인 것이다. 이런 사람을 종업원으로 선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선발 이후에 회사가 어떻게 종업원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종업원들의 주인정신이 달라진다.

 

직원이 주인정신을 갖게 하기 위해 사장이 해야 할 일은 S사장이 깨우친 것처럼, 주인정신을 요구하기 이전에 종업원들을 주인으로 대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장이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정보공유이고, 둘째는 권한부여이다. 정보공유는 회사의 민감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회사의 매출액, 이익 그리고 여러 가지 재무정보, 기술정보를 종업원이 알아야 주인정신이 생기고 애사심이 생길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정보를 회사 기밀로 치부하고 직원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회사가 많다. 그런 경우 종업원에게 주인정신을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

 

 권한부여(empowerment)는 ‘이 범위 안에서는 당신이 알아서 하시오.’ 하고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스스로 기획하고, 스스로 추진하고 스스로 결과를 느끼고 그리고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직원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주인정신이 생길 수 없다. 

 

주인정신은 ‘주인정신을 가져라’라고 말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장이 종업원들을 주인으로 대해 주었을 때 생기는 것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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