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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김석태 ㈜동양특수 대표이사 “뼛속까지 배려”, 성실·신뢰 무장한 ‘배려의 정석’
40년 알루미늄 외길 걸어온 ‘알루미늄 박사’, “차별화만이 살길”
특수 알루미늄 압출가공․표면처리 전문, “할 수 있다” 정신 무장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만들어서 하는 사람”, 사업가 로망 구현
‘동양특수 WAY’로 승승장구, “인생 큰 지혜는 용서와 기다림”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19/09/0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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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태 동양특수 대표가 자식처럼 소중히 여기는 제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화성신문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성향과 성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의 성향과 성품대로 살게 되고, 그 인생은 자신의 성향과 성품이 쌓은 결과물을 토대로 계속 이어지게 된다.

 

화성시 비봉면에 본사를 둔 동양특수 김석태 대표의 기본 성향과 성품은 성실과 배려, 나눔과 감사다. 2시간 남짓한 인터뷰 시간 동안 좋은 성품을 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열 번은 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배려가 뼛속까지 배어 있고, 삶에서 나눔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 대표와 10분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무늬만 배려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배려의 정석을 보는 듯하다.

 

동양특수는 산업용 특수 알루미늄 생산과 압출가공, 표면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본사는 화성에 있고, 의정부와 안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78년 동양강철에 입사해 15년 간 다양한 파트에서 근무하면서 알루미늄의 특성을 꿰뚫어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지식을 쌓았다.

 

1993년 법인 대표가 된 후에는 국내 음향기기 선두주자인 인켈과 국내 피아노 선두주자인 영창악기를 비롯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40여 년의 긴 세월을 오직 알루미늄과 씨름해온 알루미늄 박사.

 

▲ 동양특수 생산라인.     © 화성신문

 

 

배려와 나눔으로 세상에 선물이 되고 싶어

 

동양특수는 인화, 성실, 창조의 사훈으로 우리나라 비철 소재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업들의 부품 개발 단계부터 같이 참여해 기존 스틸 제품을 알루미늄으로 하나씩 하나씩 대체해 나가고 있다. 품질 최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동양특수는 전 공정 자동화시스템과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정확한 납기와 불량률 제로를 실현하고 있다.

 

저는 꼭 해야 할 일, 잘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일을 나에게 맞게 만들어 갑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입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이 말을 사회생활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 그동안 동양특수는 삼성전자 통신 중계기와 반도체 장비에 소요되는 대형 프로파일 등을 알루미늄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알루미늄 상용화에 공헌했다. 또 국방부에서 사용하는 무전기 케이스 부품과 방산 제품의 알루미늄으로의 대체와 상용화에도 기여했다.

 

할 수 있다불가능은 없다를 모토로 내세우는 김석태 대표는 그동안 국내 유수기업의 개발팀조차 힘들다고 하는 제품 개발에 성공할 정도로 탁월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산업용과 자동차 부품, 선박용 부품 등의 경량화, 수입 의존 제품의 국산화, 특수 알루미늄 소재 부품, 수송기계 소재 부품, 도로경관시설물, 경관재, 신재생에너지, 의료기 부품 등 견고함과 친환경성을 갖춘 소재 개발에도 기여하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시설물로 사용되었던 천막시공제품 개발에도 참여해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동양특수는 전기를 이용한 무공해 친환경 공정을 통해 알루미늄의 내마모성, 내식성, 고온강도, 내피로성 등을 향상시키고, 기계적·물리적·화학적 특성을 강화할 수 있는 알루미늄 표면처리 전문기업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동양강철에 처음 입사했을 때 5년 내에 가구대리점을 해야겠다는 목표로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 당시에는 가구대리점 하는 사람들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회사의 가구 분야가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전하게 됐다. 사장에게 부모님 때문에 대전까지 내려갈 수 없으니 가구대리점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사장이 그 자리에서 바로 흔쾌히 요구를 들어주었다. 회사를 떠나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가구대리점 운영은 동생이 맡도록 하고, 김 대표는 가구 파트에서 알루미늄 특수사업부로 옮겼다. 특수사업부 영업 파트에서 근무하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2년 만에 매출액을 두 배로 올리는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 동양특수 제품들.     © 화성신문

 

 

김 대표의 영업 수완에 감탄한 동양강철 사장은 김 대표에게 독립채산으로 운영되는 동양특수를 맡아줄 것을 권유했다. 영창악기와 인켈 이외의 특수사업부 거래처 확충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이야기였다. 사장의 강한 권유로 김 대표는 그렇게 동양특수 대표가 됐다. 김 대표 나이 37세였다.

 

서울 독산동에서 시작된 동양특수는 용인을 거쳐 2012년부터 화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2017년에는 의정부에서 알루미늄 가공과 표면처리를 하는 40년 업력의 회사를 인수했다.

 

남들이 다 하는 것을 해서는 차별화가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부터 정말 어려운 분야의 기술 개발에 파고들었어요. 예를 들어 이삿짐 고가사다리 있지요. 양쪽 좌우대칭으로 올라가는데 지금은 56m까지 올라갑니다. 우리 기술이 접목됐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개발한 소재는 정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요. 알루미늄 용도는 정말 무궁무진 합니다. 누가 먼저 소재를 개발하고 관련 회사랑 조인해서 납품을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김 대표가 밝힌 동양특수의 생존전략 겸 경영노하우다. 김 대표는 배려와 나눔으로 세상에 선물이 되고 싶다고 했다. 배려와 나눔은 김 대표가 국제로타리 3750지구 총재(2015-16) 시절에 로타리안들에게 권장한 덕목이기도 했다.

 

김 대표의 로타리안 아호는 우암(雨岩)이다. 작명소에서 받았다고 한다. 사주에 물이 부족하다고 해서 비우() 자를, 바위가 물기를 오랫동안 머금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바위암() 자를 사용했다고 한다.

 

▲ 동양특수 긴판.     © 화성신문

 

 

국제로타리 3750지구 총재 역임, 한국에 한 명 뿐인 RC에 지명

 

3750지구 총재를 거친 김 대표는 현재 한국에 4명밖에 없는 3년 임기의 ARC(Assistant Rotary Coordinator)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내년 630일에 임기가 종료된다. 더 놀라운 건 국제로타리클럽 차기 총재(2020-2021)가 김 대표를 RC로 지명했다는 사실이다. RC는 대한민국에 한 명밖에 없는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다. 3년 임기의 RC 직책을 내년 71일부터 수행하게 된다.

 

RC의 역할은 한국로타리 17개 지구 총재와 긴밀한 협력, 국내 1600여 개의 로타리클럽 활성화, 멤버십 강화, 회원 증강 등에 대한 전략을 짜고 지원을 하는 일이다.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RC 숫자는 40명이다.

 

로타리안 사이에서는 정말 될 사람이 됐다는 분위기다. 겸손과 배려와 나눔의 롤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로타리안이 된지 16년 만에 우리나라 최고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다. 김 대표는 인정을 해주신 것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이지만, 나 자신이 그렇게 큰 그릇이 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동양특수의 비전과 가능성을 미래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 가전,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헬스 등 5대 신산업 분야에서 찾고 있다. 알루미늄 소재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모든 게 잘 되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크게 자랑할 건 없지만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행복한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늘 고민합니다. 중요한 건 마음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회사 성장과정에서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두 번의 큰 부도도 맞아봤고, 큰 회사의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행위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1956년생인 김 대표는 위기의 순간들을 이겨내고 극복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신뢰와 정직, 믿음이라는 생활신조 덕분이라고 했다.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런 성향 탓에 기업을 크게 키우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성품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성품이 가정과 사회에서 좋은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인생의 과업입니다.”

 

남양읍 온석리가 고향인 김 대표는 선친의 성품을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제가 어릴 때 시골 사람들이 서로 말다툼을 하게 되면 그 두 사람이 아버지한테 오는 거예요. 그리고는 아버지 앞에서 서로 자기주장을 하는 거죠. 아버지는 두 사람이 나갈 때 어깨동무를 하게 만드는 그런 기술이 있으셨어요. 정말 지혜로운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동양특수가 지금까지 성장해온 요인으로 한 우물 파기와 주변의 도움을 꼽는다. 자기 자신도 노력해야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진심으로 함께 하면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운칠기삼(運七技三)과 맥이 통한다고도 했다.

 

주변 사람들은 김 대표를 어떤 사람으로 평가할까. ‘겸손과 배려의 아이콘’,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 ‘완벽주의자’, ‘자상한 아버지 같은 분’, ‘사회사업가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 대표실에 앉아 업무를 보는 김 대표.     © 화성신문

 

 

인생은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내 바퀴 열심히 돌려야죠

 

김 대표는 직원들이 부모님과 여행을 간다고 하면 무조건 휴가를 쓸 수 있도록 배려한다. 여행 경비까지 지원한다. 금연에 성공한 부장 직급 직원에게는 제주도 가족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다. 직원들이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제과제빵이나 바리스타 등 원하는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장학문화재단에도 기부 하고 있다.

 

사람들은 김 대표를 만나면 목사님이시냐, 교수님이시냐고 묻는다. 제조업을 하고 있다고 하면 믿지를 않는다. 밖으로 풍기면 김 대표의 섬세함 때문이다.

 

저는 7남매 중 넷째예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잘 한 일이 제가 태어나 자란 곳이고 돌아가신 부모님께서도 아끼셨던 본가를 우리 7남매 가족들이 모여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어머님이 개조된 집에서 10년 정도 사셨는데 참 편해 하셨어요. 어머님 손길이 닿은 시설을 그대로 두면서 개조했거든요.”

 

김 대표가 지금까지 거쳐 온 모든 직책은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의한 것이었다. 남양읍 활초리 활초초등학교 총동문회장, 화성오산카네기 총동문회장, 국제로타리 3750지구 총재, ARC, RC 등 모든 직책이 정작 스스로는 손사래를 쳤었던 직책들이다. 배려와 나눔 정신으로 무장한 김 대표의 삶 자체가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삶이다.

 

김 대표는 인생과 행복의 개념을 어떻게 정리하고 있을까.

 

인생이 별건가요?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거죠. 톱니바퀴들이 잘 돌아가려면 내가 먼저 열심히 나의 톱니바퀴를 돌려야합니다. 우리 직원들은 납품 대금을 못 받아와도 우리가 줘야 할 돈이 있으면 먼저 줍니다. 그 회사 직원들이 제날짜에 월급 받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행복이 별건가요? 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가족과 이웃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고, 함께 더불어 건강하게 잘사는 것, 이게 행복입니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요.”

 

김 대표는 삶의 가장 큰 지혜로 이해심용서’, 그리고 기다림을 꼽았다.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협업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 마지막 질문으로 남은 인생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었다. 7남매와 조카들까지 모두 43명이 함께 여행가는 것이라고 했다.

 

오후 5시경 시작된 인터뷰는 7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김 대표는 배가 출출하다며 회사 인근 청국장집으로 기자를 데리고 갔다. 밥 한 공기씩 가볍게 먹고 식당을 나오는데 김 대표가 여닫이문을 열어놓은 채 밝은 미소를 띤 채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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