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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전문가칼럼 화성춘추(華城春秋) 36] 소통(疏通)
송대경 메타아카데미주간 보호센터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11/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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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대경 메타아카데미주간 보호센터장     ©화성신문

센터를 이용하는 발달장애인 대부분은 언어적 표현이 거의 어렵다. 여기서 언어적 표현이라는 것은 자신의 감정이나 상태를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들이 센터에서 하루를 대략 어떻게 보냈는지를 안다. 비록 자식과 오늘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서로 대화하지는 않았지만 자식이 보이는 표정과 행동을 보면서 기분 좋게 보냈는지 불편했는지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부모가 자식을 보면서 자식이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지 아니면 작지만 변화가 있는지를 세밀하게 읽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발달장애인 부모라 해서 모두가 자식이 말하는 바디 랭귀지를 제대로 읽지는 못한다. 어떤 부모는 자식이 말하고자 하는 것보다 본인이 느끼고자하는 대로 자식의 표현을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발달장애인을 키우면서 사회성을 가르쳐준다고 누가 물으면 ‘예’라고 대답하도록 가르친 경우를 보았다. 이 부모는 ‘예’를 가르치면 비장애 자식들처럼 ‘아니오’도 자연스럽게 알 것이라 생각하고 가르치지 않았다. 여름이 다가오던 늦봄에 엄마가 아들에게 물었다. “철수야 덥니·”아들은 “예”라고 답했다. 엄마는 아들이 참 대답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옆에서 보던 내가 물어봤다. “철수야 춥니·”그 친구는 “예”라고 대답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소위 ‘조국 사태’라는 것을 겪으면서 광화문과 서초동, 두 진영으로 갈려서 서로의 주장만을 외치면서 상대방과 소통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규모 집회는 끝났지만 지금도 진영 간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서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비난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 소통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소통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통을 잘하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열고 상대방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이 받아들이라고 요구하지 말고 상대방이 무엇을 주장하는지를 먼저 읽어야 한다. 상대방이 먼저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바바 하리다스가 들려준 배려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당신은 앞은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나와 부딪치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바바 하리다스

 

소통을 잘하는데 필요한 또 하나는 경청이다. 경청을 위해서는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방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공감하면서 그리고 메모하면서 듣고, 상대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지 말고 듣고 나의 견해는 마지막에 말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리더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교육을 받았기에 그들이 위치가 바뀐 지금 소통하기 보다는 세상을 일방적으로 자기 생각대로 끌고 가려고만 한다. ‘조국 사태’에서 나온 교육 관련 문제를 자기식대로 해석하는 발달장애인 부모처럼 제도적 모순으로 간단히 결론짓고 입시제도에서 정시의 비율을 올리는 것으로 매듭지으려 한다. 발생된 문제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듣고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소통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주입식 교육에서 토론식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들어왔고 그렇게 하고 싶지만 현장에서는 수업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않고 자거나 다른 짓을 하기에 아직도 토론식 교육이 쉽지가 않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진정한 소통이며, 이러한 소통을 위해 교육에서부터 준비해 보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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