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93] 불만 있는 직원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만들까?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12/09 [10:24]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김 이사는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소규모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와서 보니 여러 가지 불비한 것이 많았다. 그래서 그는 하나씩 제도를 만들어서 시행을 했다. 그중 하나가 연말에 직원들이 의견을 적어내는 ‘개선제안제도’이다. 직원들이 1년간의 업무를 평가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 건의를 하고 제안을 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제안서가 온통 부정적인 내용들로 가득했던 것이다. 김 이사가 젊었을 때는 ‘예의상’으로라도 회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삭혔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예의조차 없어 보였다.

 

회사발전을 위해 해보고자 했던 일이었는데 오히려 조직분위기만 흐리는 것이 아닌가 김 이사는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는 ‘아니 지들은 뭘 얼마나 잘 했다고 회사에 대한 불만만 늘어놓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개선제안서의 양식을 대폭 바꾸었다. 회사에 대한 이야기보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했다. ‘자신이 얼마나 성실하게 일했는지’ ‘자신이 얼마나 창의적인 기여를 했는지’ ‘자신이 얼마나 자기개발노력을 했는지’를 먼저 정리하게 한 다음 회사를 평가하게 했다. 그랬더니 회사에 대한 불만사항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심사장은 분기에 한 번씩 직원 개인 면담을 했다. 직원들의 건의사항이나 불만사항을 들어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가끔은 좋은 이야기도 나오지만 대체로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나와서 개인 면담을 중지하고 말았다. 인사나 복지에 대한 건의사항이 많았고 타부서 사람들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심사장은 직원 개인 면담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직원들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법을 좀 달리했다. 불만이나 건의사항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잘 되고 있거나 발전하고 있는 점’과 ‘스스로 개선하고자 하는 점’을 이야기 하자고 공지를 띄웠다. 면담하기 전 그런 사항을 적어오게 했다. 

 

그랬더니 면담에 들어오는 직원들의 표정부터가 밝아보였다. 직원들은 회사가 좋아지고 있고, 자신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잔뜩 자랑을 했다. 그리고 ‘스스로 이런 것도 하겠다, 저런 것도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회사가 잘못되고 있다’ ‘다른 사람이 문제다’ 하는 이야기는 거의 없었던 것이다. 1인당 30분으로 잡았던 면담시간은 자꾸 늘어져서 나중에는 1시간씩 이야기하는 경우도 생겼다. ‘직원들이 이렇게 아이디어가 많고, 이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지 미처 몰랐다’고 심사장은 혼자 중얼거렸다.

 

사람은 생각을 할 때 생각의 각도나 범위를 미리 결정하고 구체적인 생각을 한다. 그것을 심리학에서는 ‘프레임(frame)이라고 한다. 그 프레임은 그 사람의 심성이기도 하고 또 인생관이나 세계관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성악설을 믿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성선설을 믿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바로 그것이 그 사람의 프레임인 것이다. 그런데 프레임에는 그런 원천적인 프레임도 있지만, 리더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 또는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서도 결정되는 상층부의 프레임이 있다.

 

그래서 리더의 질문은 답을 구하는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부하에게 생각의 틀을 만들어주는 프레이밍 구실을 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상대를 배려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나 고통스러운 점이 무엇입니까?’ 하고 묻는다. 그럼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부정적인 프레임’을 형성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그 부정적인 프레임 위에서 온갖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평소에 그리 불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이 많은 사람으로 둔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을 더 많이 보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를 ‘부정성 편향’이라고 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나쁜 것, 위험한 것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 스스로도 그런 부정성 편향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잘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기울이고 잘못되고 있는 것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잘못되고 있는 것만 부하에게 묻는다. 그러다 보면 조직원들은 온통 부정성 프레임에 젖어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부정성 프레임에 빠지게 되면 발전이 없다. ‘실수만 안하면 된다’ ‘야단만 안 맞으면 된다’ 하는 보신주의나 방어주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리더는 부하들에게 ‘부정성 프레임’이 아니라 ‘긍정성 프레임’을 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못 가진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보게 하고, 지나간 실수보다 앞에 있는 희망을 보게 하고, 약점보다 강점을 보게 하는 프레임을 직원들이 갖게 해야 한다.

 

choyho@ajou.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