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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07] 잔정 리더십으로 직원 氣 살릴 수 있다면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3/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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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 화성신문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전무후무한 재앙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지혜를 모으고 온기를 나누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갖 정보와 지식과 대처방법을 서로 주고받고 있으며, 서로 안부를 묻고 격려하느라 바쁘다. 여기저기서 기부금들이 답지하고 있고, 의료진, 공무원 등 수고하시는 분들에게 커피나 음료를 보내거나, 심지어는 경찰서나 동사무소 문 앞에 마스크를 두고 가는 어린이들까지 등장했다. 한국인 특유의 ‘情의 문화’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은 최근 계열사와 협력사 직원 가운데 자가 격리 중인 2,500여명과 임산부 1,800여명을 포함한 재택근무자 5,000여명에게 격려 물품을 발송했다 한다. 손 소독제와 핸드워시 등 감염 예방 용품, 홍삼과 비타민 등 건강 보조식품, 심지어는 컵밥과 간편식까지도 선물 세트에 넣었다. 회사 사장의 격려 편지와 함께 말이다. 대구·경북지역에 거주하는 직원의 부모들에게도 격려의 편지와 선물을 보냈다 한다.

 

삼성과 같이 큰 회사만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아는 분당의 조그만 회사는 직원 15명 전원의 부모에게 100만원의 격려금을 보냈다. 물론 사장이 쓴 예쁜 편지와 함께 말이다. 이 회사 C사장은 처음 직원 부모 중에 자영업을 하는 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려움은 그분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회사에 좀 부담이 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배려를 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정부에서는 정부대로 책임을 가지고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구·경북지역을 ‘재난특별지역’으로 선포하고 비상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특별 재정을 투입하는 조치를 내렸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도 발 빠르게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공식적인’ 조치에도 고마움을 느끼지만, ‘비공식이고’ ‘자발적이고’ ‘자잘한’ 마음씀씀이에 더 큰 감동을 느낀다.

 

이 대리는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사장님이 보내주신 미역을 잊지 못한다. 김 주임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멀리 순천까지 내려와 준 팀원들을 잊을 수 없다. 장 과장은 연말에 회사에서 마련해 준 송년 음악회의 여운 속에서 한동안 살았다. 여 차장은 긴급한 사정이 생겨 회사에서 대출을 좀 받으려 했으나 규정상 어려워 사장님이 개인적으로 대출해 준 일로 감동을 받았다. 해외 출장이 많은 송 대리는 어느 날 본부장실에 갔더니 멋진 여행용 가방을 하나 주시질 않는가? 그야말로 ‘써프라이즈’였다.

 

근로자가 일을 하면 응당 보상을 받는다. 근로자는 여기에 대해 합당한 일을 또 해야 한다. 이게 고용관계이고 법적인 상호 의무인 것이다. 그런데 조직에는 이를 넘어선 플러스 알파(+α)가 있다. 응당 해야 할 보상, 법적인 대우, 합리적인 지원, 이런 것을 넘어서서 회사나 리더가 해주면 그것은 플러스 알파가 되는 것이다. 조직과 리더가 플러스 알파로 종업원을 대하면 종업원은 플러스 알파로 화답을 한다. 종업원도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플러스 알파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다. 이 플러스 알파 행동을 학술적으로는 ‘조직시민행동(OCB: 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남을 돕거나 회사를 위한 일을 하는 행동을 말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오기(吳起) 장군 이야기가 나온다. 오기 장군이 한 병사를 위해 입으로 고름을 빨아 주었다. 병사의 어머니가 그 소식을 듣고는 소리 내어 울었다.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었다. "장군께서 직접 고름을 빨아주셨소. 그런데 어찌하여 슬피 소리 내어 우시오?" 그의 어머니는 대답했다. "예전에 오공(오기 장군)께서 우리 애 아버지의 종기를 빨아 준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은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용감히 싸우다가 적진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오공이 지금 또 제 자식의 종기를 빨아 주었으니 이 아이도 어느 때 어디서 죽게 될지 모릅니다." 바로 이런 충성심도 리더의 플러스 알파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실 이런 감동과 자발성은 큰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 바로 ‘잔정’인 것이다. 잔정은 사람냄새가 나는 보상이고, 개별적이고 즉각적인 ‘알아줌’이다. 사실 리더가 베풀 수 있는 잔정은 많다. 바이러스로 인해 의기소침해 있는 사원들에게 리더가 어떤 잔정을 베풀면 기가 살아날까? 오늘 회의 때는 피자 한판이라도 돌릴까? 봄이 왔으니 사무실에 화분이라도 좀 놓아볼까? 잔정을 베푸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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