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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24]2세에게 경영 수업을 시킬 때 피해야 할 것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7/2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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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50대 후반에 들어선 L 사장은 최근 급격히 건강에 자신을 잃었다.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데다 갑자기 사지 마비증을 느껴 응급실 신세까지 졌다. 그래서 회사에 근무하는 둘째 아들을 불러 자신이 하는 일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들이 둘 있는데 큰 아이는 아버지가 하는 제조업에 관심이 없고, 둘째는 아버지 회사에서 현장 근무를 하고 있는 터였다. 

 

L 사장은 평소에도 차분히 현장에서 근무하는 아들이 대견해 보였는데 자신의 건강문제도 있고 해서 이제는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르쳐 줄 것은 많은데 아들이 잘 따라와 줄 지 걱정이다.

 

G 사장은 대기업에 다니던 아들을 불러 회사 업무를 시키고 있다. 그런데 대기업에서 좀 배워 왔겠거니 했는데 하는 일이 영 시원치가 않다. 말만 많지 쓸 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서로 다툼이 많아졌고 요즘은 거의 말을 섞지 않는다.

 

2세에게 경영 수업을 시킬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2세에게 경영 수업을 시킬 때 흔히 빠지는 함정이 있다. 다음 세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첫째, 2세를 자신의 복제판으로 만들려 하지 말아야 한다. 창업을 하고 자수성가를 한 사람들은 고생을 많이 했다. 생사의 고비도 넘었고, 독특한 경험도 많이 했다. 그래서 대체로 선호가 분명하고 고집이 세다. 그러다 보니 이분들은 경영 수업을 시킬 때도 2세가 자신과 같이 생각해 주고 자신과 같이 행동해 주길 바란다. 자신이 아침형 인간이면 2세도 아침형이 되기를 바라고, 또 자신이 절약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였다면, 후계자도 자신처럼 그렇게 검소한 생활을 하길 바란다. 또 자신이 얻었던 노하우를 그대로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물론 중요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취향일수도 있고 또 그 시대 상황일 수도 있다. 젊은 2세는 부모와는 다른 취향을 가질 수도 있고 다른 생활 양식을 갖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아무래도 창업자 부모는 과거에 살기 마련인데 2세들은 미래를 살아야 한다. 

 

그들은 부모가 사는 사회와는 전혀 다른 사회에서 경영을 해야 할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2세에게 자신의 지식과 삶의 양식을 강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눈에 거슬리더라도 젊은이들의 생활 태도를 눈감아줄 수밖에 없다. ‘미래에는 나와 다른 경영자가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부모 경영자는 가르치는 사람이고 2세 후계자는 배우는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서로 배우는 사이인 것이다. 

 

둘째로 피해야 할 일은 2세에게  불합리한 특권을 주는 것이다. 2세는 어쩔 수 없이 특권을 가지고 있다.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되기도 하고, 특별한 임무를 맡기도 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직책을 맡았을 때는 어디까지나 그 직책에 걸맞는 권한을 행사하고 또 그 자리에 걸 맞는 책임도 수행해야 한다. 임원이 아닌데도 임원회의에 참가한다든지, 공식적인 권한을 넘어서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조직의 원칙을 깨는 일로써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또 분노를 자아낸다. 더구나 2세가 근태를 지키지 못하거나 원칙을 넘어서 경비를 지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 조직의 규율을 잡아 나가야 할 사람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조직에서 진정한 리더로서 인정을 받지 못 할 것이다.

 

셋째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은 2세가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건의를 할 때 이를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부모와 자식 간에 갈등이 빈발하고 대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문제의 근저에는 서로 간 자존심 대결이 있다. 부모가 말은 새로운 시도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2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부모는 방어적으로 받아들인다. 

 

가령 2세가 자재 구매처를 바꾸어 보자고 아이디어를 내면, 부모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 현 업체와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을 한다. 그러면 2세는 다른 이유로 반박을 하고 부모는 ‘얘가 나에게 도전을 해!’ 하고 생각할 수 있다. 더러는 이렇게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내가 여태까지 엉터리 경영을 하고 있다는 거냐?” 이런 식의 공방이 몇 번 반복이 되다 보면, 부모와 자식 간 거리는 멀어지고, 서로 간 대화 통로가 막히게 된다.

 

흔히 수성이 창업보다 어렵다 한다. 창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지만 어떻게 보면 비교적 단순한 능력을 필요로 한다. 용기와 투지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수성은 창업 시보다 훨씬 많은 이해 관계자를 다루어야 하고, 더 섬세한 재주가 필요한 일이다. 경영자 수업은 그래서 단순히 전수하는 과정이 아니다. 서로 배우고 교류하는 과정인 것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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