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화성시의 스타트업들을 찾아 스타트업들의 소식을 전하고 스타트업의 활성화 방안을 찾아보고자 스타트업 방문 시리즈를 기획했다.
첫 번째 주인공으로 KAIST-화성사이언스허브에 입주해 있는 ㈜잇다반도체 전호연 대표를 만났다.
잇다반도체는 반도체 Fabless 회사나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를 고객으로 SoC(System on Chip) 설계자들이 No-Code로 효율적인 설계를 할 수 있는 플랫폼 설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No-Code 시스템을 통한 시스템 반도체 디자인은 시스템 설계자가 공정 정보, 물리적 특성,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지식 등을 모두 알아야 했던 기존 방식에 비해서 시스템 지식만 알면 손쉽게 경쟁력 있는 시스템 설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잇다반도체의 Power/Clock Canvas를 사용할 경우 SoC의 파워 및 클럭 시스템 설계 기간 90% 단축, 시스템에 따라 파워 절감 20~50%까지 가능하다.
2022년 9월에 창업한 잇다반도체는 2023년 7월 블루포인트 파트너스로부터 6억원의 시드투자를 받은 데 이어, 2023년 10월 중소벤처기업부의 딥테크 팁스(TIPS)까지 선정돼 3년간 15억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런 안정적인 자금 확보로 우수 인력 확보 및 기술 고도화에 탄력을 받고 있다.
반도체 설계 및 소프트웨어 동시 개발
반도체 경쟁력 지표는 PPA[Power(Power 소모는 최대한 적게), Performance(Algorithm은 최대한 많게), Area(Chip Size는 최대한 작게)]로 표현되며, SoC 설계 시 많은 기업들이 Performance와 Area에 집중하고 있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Power의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파워 제어보다 1000배 이상 빠르게 제어 가능하고, 20~50% 이상 파워 절감이 가능한 하드웨어 파워 제어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하드웨어 파워 제어는 설계가 복잡해지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워 설계 전문 인력 다수가 투입되어도 성공이 불투명하고, 오류로 인한 칩 전체 재설계(respin)로 수십/수백억원의 비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잇다반도체에서는 삼성반도체 근무 시 Big Tech 기업들의 파워 및 클럭 시스템을 설계한 경험과 시스템 구현의 확신을 가지고 No- Code Design Platform을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하드웨어 레벨의 Clock/Power 제어,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통한 쉽고 빠른 Clock/Power 시스템 설계로 INTEL / ARM에서도 상용화시키지 못한 높은 기술 장벽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이미 Analog SOC, Fabless 회사, 디자인 하우스, 빅테크 기업 등 제품에 대한 기술적 우위는 확인한 상태다.
금년 상반기에는 제품으로 릴리즈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기 국내 대기업 reference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 후, 시장 최상위권 업체를 먼저 타게팅해 Market Follower들을 설득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전 대표는 “창업하고 조그마한 사무실을 구해 세 명이 시작했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누구랑 연락을 해야 할지 막막했지요. 출근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고, 외부 세상이랑 단절된 느낌이었어요. 이러다가 2022년 12월 카이스트 창업 어워드에 나가 대상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교수님들이 김광태 단장과 미팅을 주선해 KAIST-화성사이언스허브에 입주하게 됐어요. 여기 들어오니까 투자사, 지인들, 업체도 소개시켜 주고, 이런 홍보 기회도 마련해 주고 해서 저희는 굉장히 잘 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에 설계 Tool License 지원 필요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들은 소프트웨어 하나에 수억 원씩 하는 설계 관련 Tool들의 라이센스가 반드시 필요한데, 현재 화성시에서 이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는 상태다. 전 대표는 “판교에 있는 반도체 지원센터에서는 입주 기업에게만 툴 지원을 하고,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도 지원하는 게 있지만 라이센스가 너무 부족해 여러 회사가 공유해서 쓰기 어려운 형편으로 많은 회사들이 오픈 소스나 크랙 버전을 사용하고 있어요. 사실 반도체 쪽은 오픈 소스든 크랙 버전이든 해결이 안 되면 개발을 아예 시작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 부분들이 잘 지원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잇다반도체는 이 아이템이 시장에 안착할 2~3년간 추가 개발을 통한 고도화로 임펙트를 주기 위해 30억원 정도의 투자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현재 투자 의향을 밝힌 업체가 10군데 정도 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잇다반도체는 회사 규모가 커지게 되면 개발자들을 추가 영입해야 하고, 이에 맞추어 분당, 판교, 강남 중 한 군데로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서울에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찾는 마지노선이 분당이라는 것이다. 이런 인식을 깨지 않고는 화성에서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탈화성’하는 루틴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런 인식을 깨기 위한 큰 틀에서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반도체 설계와 자동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IP, Integration, EDA 솔루션으로 파편화된 시장을 통합해 새로운 가치의 솔루션으로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잇다반도체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하며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