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중국의 아이들보다 열악한 조명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다!’
조명을 형광등에서 LED로 교체하면서 눈부심 현상과 휘도가 강해 장시간 노출 시 시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두리콤 황두성 대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 교실에서 고연색성(CRI, Color Rendering Index) 90 이상의 등기구를 사용하도록 강제 규정을 만들어, 자연광에 가까운 등기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고연색성(CRI, Color Rendering Index)은 사물을 볼 때 빛이 색깔을 얼마나 정확하게 보여주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로 100에 가까울수록 실제 색깔을 더 똑같이 보여주는 것이다.
㈜두리콤 황두성 대표는 “우리나라의 현재 조명 시스템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만 집중해 전력 공급은 동일한 상태에서, 효율은 좋지만 밝기 제어가 안 되는 LED 등기구 설치로 지나치게 밝은 조명 때문에 학생들의 시력 저하와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같은 교실에서도 빛이 들어오는 창가와 복도 쪽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교실 전체가 아닌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조명을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명 전문가들은 과도한 밝기가 눈의 피로를 유발하고, 집중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장시간 교실에 있는 학생들은 두통, 눈의 건조함,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조명은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교실에서 조명의 밝기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쾌적한 학습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 환경을 고려한 조명 개선이 시급하다.
이러한 학생들의 눈 건강을 위한 최적의 조명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두리콤의 황두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두리콤은 2019년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 2020년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상(LED화장조명 부문)을 수상하고 ‘등기구용 적외선 송수신기’, ‘적외선 송수신기를 이용한 등기구’, ‘화장용 조명등’ 등 세 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LED 조명 및 적외선 무선통신 조명제어시스템 개발 및 제조 회사이다.
스마트 조명
스마트 조명은 네트워크와 유선, 또는 무선으로 연결돼 센서·제어기기 등의 정보 입출력과 제어를 통해 조명의 품질을 만족하면서 주변 환경이나 사전 설정 등에 따라 변경이 가능한 조명 시스템을 말한다. 에너지 성능, 실시간 사용자 요구, 시각적 작업 또는 주위 환경 등과 같은 여러 측면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스마트 등기구는 ①재실 감지, 또는 사물 감지 ②조도 감지 ③조광 제어(색온도 제어) ④시간대 제어 ⑤구역 설정 ⑥대체 제어 ⑦에너지 모니터링 ⑧원격 진단 등 8가지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 인천해양중학교 스마트 조명 쿨(6500K).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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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해양중학교 스마트 조명 웜(2700K). © 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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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적외선 통신 스마트 조명 시스템
스마트 조명 시스템에서 유선 방식은 통신케이블 설치 공사로 인한 공사비 증가 및 사후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RF 무선 방식의 단점은 5개 이상의 조명을 동시에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선이면서 RF를 쓰지 않는 방법을 고민해 찾은 것이 빛이었다.
적외선 통신을 활용한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적외선 통신은 설치가 용이하지만, 장벽이 있으면 빛이 투과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현재는 다수의 벽이 있는 공간에서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도록 RF 무선 방식과 적외선 통신을 융합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냈다.
황 대표는 “㈜두리콤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자체 프로토콜을 개발해 적외선 통신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조명 시스템”이라며 “적외선을 이용하기에 한꺼번에 많은 조명등을 컨트롤할 수 있다”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두리콤이 이런 기술 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하드웨어적인 노하우 외에도 SMPS 컨트롤러를 만들 수 있는 아날로그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18개의 금형을 만들었을 정도로 치열하게 집요함을 추구했던 황 대표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황 대표 지인들은, 본인이 잘하는 제조 기술을 가지고 OEM만 해도 돈을 벌 텐데, 완제품을 한다고 6년 동안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는 황 대표를 보고 돈을 모르는 바보 멍충이라는 의미로 ‘또라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황 대표에게는 17년 전, 오랫동안 근무했던 삼성을 떠나 중소기업에서 일할 때부터 내 제품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다. OEM 생산을 하면서 고객에게 아무리 좋은 제안을 해도 잘 들어 주지 않아 재미를 잃어서였다.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보다는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해 해결하고, 다음 문제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성격에 맞는 그는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본인의 제품을 하고 싶었다. 2018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조명기구 시스템이라는 완제품에 도전했다.
그는 등기구 시스템과 관련한 모든 기술을 독자 개발하기 시작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술들을 총합한 자체 프로토콜을 개발해 기술을 차별화했다. 조명설계/컨버터(SMPS)/컨트롤러/프로그램을 자체에서 개발, 양산해 어떠한 고객의 요구에도 Customizing이 가능하다.
당초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 절약 정책의 일환으로 고효율 제품으로 인증받았지만, 공공기관의 사용 규정이 없다 보니 일반 등보다 3배 정도 비싼 조명등 시스템에 대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많아 정작 공공기관 대상의 매출은 미미한 상태이다.
황 대표는 “B2G로 정부 기관에서 수요가 있도록 만든 제품인데 조달 관련해서 이 등기구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걸 사용해야 된다는 조례도 없어요. 그냥 고효율 제품이면 된다 하니까 5만원~8만원짜리의 싼 고효율 제품을 쓰면 되지 굳이 이 비싼 제품을 쓸 이유가 없죠. 그러니까 예산 확보도 안 되고 현장의 주무관들도 시행해야 될 이유가 없는데 자기가 나서서 뭘 한다는 것이 쉽지 않죠”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다.
아이들의 눈 건강을 위해 학교부터 시작해야
황 대표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눈을 기성세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 등기구를 단순 에너지 절감이 아닌 시력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유치원(병설 포함), 장애인 기관(학교), 학교 등에 우선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20여 개 병설유치원과 특수목적(장애인)학교, 일반 고등학교, 기숙사 등 다양한 장소에 설치했다. 병설유치원과 특수목적교실은 빛에 민감하므로 조광 제어와 색온도 변화로 좋은 반응이 있으며, 특히 색온도에 따른 주위 환기에 좋은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아이들의 눈 건강을 고민하는 일부 학교에서 연락이 와서 설치·관리해 주고 있는 상태인데 먼저 유치원부터라도 조명 시스템을 적용해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최적의 조명 조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
황 대표는 “조명등 9개 정도의 유치원 교실이면 조명등과 시스템 합쳐서 200만원 정도 들어갑니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억 단위를 쓰면서, 조명 시스템에 200만원 쓰는 건 아깝다는 사고방식이 안타깝습니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황 대표가 개발한 적외선 통신 스마트 조명 시스템이 유치원, 학교 등에 설치돼 자라나는 아이들의 시력 저하를 방지하고 개인별로 쾌적한 빛의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루미크리온(Lumicrion)의 탄생
적외선 통신 스마트 조명 시스템으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두리콤이 자랑하는 또 다른 제품이 있다. 일상을 화사하게 바꾸는 자연광 조명 루미크리온(Lumicrion)이다. 햇살과 같은 자연스러운 빛을 통해 피부 본연의 색과 생기를 생생하게 표현해 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어느 날 황 대표 가족이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딸들이 화장실에서 꽤 오랜 시간 나오지 않았다. “딸~ 얼른 가자~”. “아빠! 잠깐만~ 나 아직 화장 안 끝났단 말이야!” 황 대표의 두 딸은 언제 어디서든 완벽한 화장을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한다.
화장실의 조명을 유심히 보니 조명 밝기가 어둡고, 천정의 조명으로 얼굴에 음영이 생겨 화장 시 색상이 실제 실외에서 햇빛에 비치는 색상과 달랐다. 이런 상태에서 아무리 예쁘게 화장을 해도, 막상 실외로 나가 햇빛에 노출됐을 때는 다르게 보일 것이었다. 조명을 개발하는 사람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우리 딸들이 화장을 보다 밝고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사랑하는 딸들에게 실외의 자연광과 똑같은 조명을 선물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아빠가 빛을 연구하는 사람이니 네가 실외에서 햇빛에 노출됐을 때와 똑같은 색상이 보이도록 하는 조명 기구를 만들어 줄게”하고 약속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양측에서 발광하는 루미크리온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피부 톤, 머리카락 색, 눈동자 색 등과 잘 어울리는 색상이 있다. 이를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라고 한다. 나와 찰떡같이 어울리는 색상의 옷, 화장품, 쥬얼리 등을 매치하며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루미크리온은 고연색성이 햇빛과 거의 같은 CRI 95이다. 또한 양쪽에서 빛을 보냄으로써 음영이 없는 화장이 가능하다. 이동 가능한 스탠드식 조명으로 개인적 눈부심을 줄일 수 있는 디밍 기능도 갖췄다.
무심코 딸에게 약속한 말이 루미크리온이란 멋진 명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제품명 Lumicrion에서 Lumi는 ‘빛을 밝히다’라는 뜻이고, CRI는 ‘고연색성(Color Rendering Index)’으로 사물을 볼 때 빛이 색깔을 얼마나 정확하게 보여주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를 뜻한다. On은 ‘시작되다’는 뜻으로 ‘고연색성 조명의 탄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황 대표는 설명한다.
차별화된 기술 기반으로 웅비 준비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모듈을 구입해 조립해서 판매하는 수준이라 기술적 차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황 대표는 경쟁사들과의 기술적 차별을 위해 엄청난 자금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원하는 수준의 스마트 조명 기구를 만들기 위해 조명 기구도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직접 만들었다. 적외선 통신 스마트 조명 시스템을 위한 프로토콜을 직접 개발했다. 조명 관계자들도 중소기업인 ㈜두리콤이 프로토콜을 자체 개발했다고 하면 혀를 내두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KS 규격을 만들자고 제안할 정도이다.
이런 독보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당신의 일상이 더 밝아지고, 더 행복해지도록. Better Light Better Life’라는 ㈜두리콤의 꿈이 이루어지길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