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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눈 내린 날 아침의 유감
 
박민서 기자 기사입력 :  2005/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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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나 몰래 함박눈이 내렸다. 새벽 창을 열고 내다 본 세상은 너무나도 희어서 여명이 오기도 전에 이미 아침이 다 온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눈은 추위로 얼어붙은 소시민의 가슴 속에도 따뜻한 기운을 채워주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눈 세상을 만난 것 같아서 정말 행복하다는 마음 뿐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출근하기 위해 현관을 나서는 순간, 이 즐겁고 아름답던 마음은 걱정으로 변했고, 이어 고통의 시간이 계속되었다.

지난 일요일 모처럼 특이한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눈이 와서 아름다운 휴일 하루를 오랜만에 경험했다. 모처럼만에 접한 하얗게 눈이 쌓인 세상으로 달려가고 싶어 병점역에서 천안행 전철에 무작정 올랐다. 천안에서 어떤 계획도 가지지 않았고, 그저 눈이 좋아서였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나 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눈을 좋아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만난 눈은 그게 아니었다. 지난 월요일 아침, 전날 내린 눈을 치우지 않아서 출근길에서 엄청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월요일이라서 차는 밀리고 길은 미끄러워 달리지 못해 1~2시간 지각은 보통일 정도로 오랜만에 교통지옥을 경험하도록 만들어줬다.

한데 오늘 또 그런 경험을 하게 되었다. 과연 우리가 번번이 눈이 올 때마다 이러한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 것인가. 아니, 우리 화성시민들은 계속 이러한 고통을 당해야만 한단 말인가. 인근의 수원시만 하더라도 제설작업이 썩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큰 길의 눈은 어느 정도 치워지는 것 같은데.

화성시 당국은 과연 이처럼 눈이 내릴 때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 화성시의 경우 변변한 제설작업용 차량도 없는 것으로 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제설작업용 차량을 확보했다거나 확보할 계획이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시 당국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혹시 화성시가 너무 평탄한 지형에다 눈이 자주 내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난 월요일에도 봉담읍 협성대 옆 언덕길에 제설작업이 늦어져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오전내 운행을 중단한 일이 있다고 버스 회사 관계자를 통해 들은 일이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한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시 당국이 시민들을 과연 얼마나 생각하는지 걱정스럽다.

혹시 시 관계자들도 아름다운 눈의 모습에 취해서 시민들의 고통은 잊었는지, 아니면 시 관계자들 눈에 시민들은 보이지 않는 것인지 안타까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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