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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20]말 잘하는 사람, 말 못하는 사람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6/2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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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H 사장은 말 잘 하는 사람이 부럽다. 자신은 모임에서 자기 소개하는 것도 버거운데, 어떤 이들은 좌중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한다. ‘어쩌면 이 상황에 딱 맞는 이야기를 할까?’ 하고 감탄할 때도 있다. 자신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헌법을 만든 제헌의원도 하고 고려대학교 총장까지 지낸 유진오 박사는 말을 참 잘 하셨다 한다. 그래서 그 분 강의는 인기가 많았다. 유 박사는 강의 시작할 때, 호주머니에서 메모 쪽지 한 장을 꺼내 잠시 살펴본 후, 그 후로는 한 번도 책을 보거나 망설이거나 하는 바 없이 그저 청산유수로 강의를 하고 강단을 내려간다. 

 

교실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그런 유 박사를 넋을 잃고 쳐다 볼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유 박사 강의의 내용을 학생들은 잘 기억을 못한다는데 있다. “교수님 무슨 강의하셨니?” 하고 물으면, “참 강의 잘 하셔.” “아니 어떤 걸 배웠어?” “참 말씀을 잘 하셔~” 수강생 중에는 이렇게 대답하는 학생이 많았다.

 

그런데 필자의 고등학교 선생님 중에는 정반대의 선생님이 계셨다. 국어선생님이셨는데 이 분은 항상 책을 보면서 학생들 하고 같이 공부를 하셨다. 그런데 다음 시간에 오셔서는 지난 강의 중 본인이 잘못 이야기한 부분이 있다고 고쳐주시는 것이었다. 그런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 학생들은 짜증을 냈다. “뭐야, 선생님은 매번 틀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선생님 강의 내용은 모든 학생이 거의 다 기억한다는 것이다. 

 

말 잘하는 교수님 강의는 효과가 없고, 말 못하는 교수님 강의는 효과가 있다? 도대체 말을 잘한다는 게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스탠포드 대학의 칩 히스(Chip Heath)교수는 학생들에게 실험을 했다. 미국 사회의 폭력문제에 대한 자료를 주고, 요약해서 1분 스피치를 하게 한 것이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스피츠를 했다. 타 학생들의 발표를 평가하게 했다. 그랬더니 소위 말 잘하는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는 학생들은 TV 시청을 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그 후 학생들에게 1분 스피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들은 스피치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을 적게 했던 것이다. 불과 10분밖에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놀랍게도 학생들의 뇌리에 남는 스피치가 별로 없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나마 ‘말 잘하는’ 미국인 스피치보다 ‘말 못하는’ 외국인 스피치가 오히려 기억에 남아있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히스 교수는 동생 댄 히스(Dan Heath)와 함께 ‘사람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메시지’에 대해 연구를 하여 ‘스틱(made to stick)’이라는 책을 내 히트를 쳤다.

 

흔히 말을 잘 한다고 하면, 청산유수와 같이 막힘없이 말하고, 많은 지식을 쏟아 놓고, 화려한 수사를 자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럴까? 말은 왜 하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말을 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또 왜 하나? 사람을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다. 직원에게는 직무의욕을 높이고, 고객에게는 구매의욕을 자극하려고 하는 것이다. ‘말을 잘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상대가 기억을 못하면 말을 잘 한 것이다. ‘말을 잘 했는데’ 상대가 움직여주지 않으면 그것도 말을 잘 한 게 아닌 것이다.

 

그러니까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말을 잘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의 머리와 가슴에 남아있는 것이 말인 것이다. 힉스교수 형제는 ‘착 달라붙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6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조금 의외의 이야기를, 단순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말하라는 것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1990년대 신경영을 하면서 “마누라 하고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1962년, 미국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은 “앞으로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킨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런 이야기는 사람들의 뇌리에 착 달라붙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 얼마나 단순하고 또 구체적인가. 그리고 상식을 벗어나는 예외성이 있다. 

 

이것도 어려우면, 한 번에 많아도 세 가지만 이야기 해보자. 이렇게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끝까지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셋째는 위기에서도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이 얼마나 단순하고 명료한 메시지인가. 말에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리더는 말을 많이 하려 하지 말고, 그저 단순한 이야기를 반복해 보면 어떨까?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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