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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77]
메타버스는 기회인가 위기인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9/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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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화상회의는 코로나 사태 이전엔 일부 사람들만 이용하는 특별한 기술이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화상회의 도구도 여럿 있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줌(Zoom)이다. 초등학교 학생들도 지금은 줌으로 수업을 하고, 70이 넘으신 어르신들도 줌으로 특강을 듣는다. 필자가 관장으로 있는 평생학습관에서는 심지어 유치원 학생도 줌으로 원어민 강사로부터 영어를 배우고, 성인 학습자들이 줌으로 독서토론도 하고 기타도 배운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발발할 때만 해도 1년 정도면 결판이 나지 않을까 했었는데 지금으로 보아서는 쉽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 그 사이 화상회의와 디지털 미팅 기술은 엄청 발전을 했다. 이제는 원격으로 카메라 켜고 대화 나누는 수준을 넘어서서 실물 인간을 대신하여 아바타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이제 공연도 온라인 공간에서 하고, 파티도 온라인 공간에서 하게 되었다. 사실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에게 이런 방식은 낯설지가 않다. 게임의 핵심은 컴퓨터 공간 안에서 자신의 아바타(캐릭터라고도 한다.)가 자신의 명령에 따라 과제를 수행하고 경쟁자와 싸움을 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회의를 하거나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2020년 4월 미국의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은 포트나이트(Fortnite)라는 게임 공간을 빌어 젊은이들을 상대로 이벤트 행사를 가졌다. 45분간 이어진 가상현실에서의 이  공연에 전 세계 게이머들이 열광을 했다. 공연에서는 물론 실물 트래비스 스콧 아닌 아바타 스콧이 나오고 관객은 게이머들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들은 가상무대에서 함께 즐기는 것이다. 공연은 2천7백만 명 이상이 관람했고, 동시 접속자가 1천2백만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트래비스 스콧 측은 이 공연으로 우리 돈 220억 원에 해당하는 2천만 달러 정도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과거 콘서트 투어에서 벌어들인 액수의 10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물리적인 현실 공간이 아닌 디지털 가상 공간을 다른 말로 메타버스(Metaverse)라고 한다. 메타버스는 초월 또는 상위를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verse를 합친(Meta+verse) 말인데 1992년 한 공상과학 소설가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다.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은 물리학과 지리학을 공부한 과학도인데 글재주가 있어 공상과학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스노우크래쉬(Snow Crash)라는 소설을 썼는데 거기에서 아바타(Avatar)라는 말도 나오고 메타버스라는 말도 나온다. 이 소설에는 놀랍게도 근래에 등장하는 가상 현실에 대한 기술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스노우크래쉬가 소설로만 읽혔었는데 2003년부터 자신의 분신을 통해 제2의 삶을 산다는 ‘세컨드 라이프’ 개념이 등장하면서 스티븐슨의 소설이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보다 우리 일반인들 가까이 다가온 것이다.

 

물리적 공간에서 대규모 공연을 할 수 없는 대중예술계에서 메타버스는 절실하고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BTS도 작년 ‘다이너마이트’라는 신곡 발표는 공연장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졌다. 그러고도 이 곡은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말 에스파라는 8인조 걸 그룹을 만들었는데, 4명은 실물 가수이고, 4명은 아바타인 가상 인간이다. 이들 8명이 메타버스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메타버스 전문가인 강원대학의 김상균 교수는 대학 신입생을 위해 강원대를 가상 공간에서 구현했다. 대학생들이 학교에 입학은 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캠퍼스에서 생활을 못 하기 때문에 안타까와서 가상으로나마 캠퍼스를 맛보게 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김상균 교수 같이 전문가만 메타버스를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제는 메타버스를 만들어주는 플랫폼과 앱들이 많이 있다. 그것을 이용하면 누구나 가상 공간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필자도 네이버에서 만든 제페토(Zepeto)라는 앱을 깔고 들어가 보았다. 들어가면 일단 자신의 아바타부터 만들어야 한다. 머리 모양도 옷과 신발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그리고는 이미 만들어진 공간에 들어가서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을 초대하여 회의를 할 수도 있다. 앱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면 되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이제 시작이다. 이것이 어떤 리더에게는 기회가 되겠지만 어떤 리더에게는 큰 위협이 될 것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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