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인터뷰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THE CEO Interview] 이선옥 진영실업 대표
고객, 직원과 신뢰로 쌓아온 3無 기업 진영실업
One Stop 서비스 가능한 Total Solution 기업 성장
여성 기업인 Win-Win 인프라 구축 소통 ‘앞장’
 
신호연 기자 기사입력 :  2022/07/25 [09:47]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화성신

  © 화성신문

 

  © 화성신문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진영실업 이선옥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14일 화성여성기업인협의회 12대 회장으로 취임한 진영실업의 수장이다. 진영실업은 조립식 건축 자재, 방화문, 창문, 절단/절곡, 유리 등 조립식 건축물 관련 One Stop 서비스가 가능한 Total Solution 기업이다. 이미지에 맞게 복층 유리 부문에서 에너지 절감의 혁명이라 할 수 있는 TPS 생산 라인에 과감히 투자 했다. 이 대표의 단아한 겉모습과 또박또박한 음성에서 흐트러짐 없이 원칙을 고수하는 단단한 성품이 묻어난다.

 

 

외상, 진영실업에는 그런 거래 없어요

 

진영실업은 3無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건축업계에서 드물게 외상 거래를 하지 않는다. 영업사원도 없다. 접대를 하거나 받지도 않는다. 3無 기업이다.

 

진영실업은 1993년부터 외상을 주지 않기로 했다. 60일, 90일 어음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그동안 좋은 거래를 이어왔던 거래처들도 50% 가량은 떠나가고, 주위에서 “돈 벌어 배불렀다", “돈 벌어서 배짱이다”라는 둥 좋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이선옥 대표는 왜 이런 무모한 선택을 했을까? 

 

“원래 남편이 사업을 시작했는데, 함께 일하던 사무실 직원의 근태가 워낙 나빠 그만두게 하고, 전화나 받아주는 정도로 도움을 주겠다고 사무실로 출근했지요. 이전에 판넬 관련 직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지라 낯설지 않았고 재미도 있었어요.” 이러는 가운데 어려운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는 큰 성취감도 느꼈다고 하는 그녀의 얼굴은 밝게 빛나는 듯 보였다. 

 

이 대표의 남편 황종철씨는 타고난 성실함으로 열심히 일했지만 보증을 서 주었다가 낭패를 당하기도 했고, 외상을 주었다가 받지 못하기도 하고, 어음을 받았다가 거래처가 고의 부도를 내서 회사가 파산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남편과 서로를 위로하며 다시 회사를 안정시켜 갈 무렵, 1993년 정남에 있는 건설회사에 외상을 주었는데 대금 결제를 오늘, 내일 미루면서 1년씩이나 끌던 어느 날이었다. 

 

대금 결제 관련, 전화로 언짢은 소리가 오가다 돈 받으러 사무실로 오라고 해 사무실로 찾아갔다. 그러나 사무실에 사장은 없고, 용문신을 한 험악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협박해 떼먹을 속셈이었던 것이다. 이 대표는 굴하지 않고 1시간 가량 말싸움 한 끝에 사장을 만나 결재 약속을 하고 결국 받아냈다. 그러나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정신을 차리고 되돌아보니, 스스로가 바닥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외상으로 인해 돈도 잃고 마음의 상처도 컸다. 이때의 상황을 이 대표에게 물어봤다.

 

“우리 회사는 외상을 안주는 회사로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회사에 돌아와서 직원들에게 결심을 얘기했죠.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앞으로 우리가 나갈 방향을 제시했고 직원들도 공감했어요. 완전 고객 주문에 의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변신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부분에 치중을 하자. 외상을 줘서 힘들게 하는 사람보다는 우리 회사를 찾아오는 고객한테 잘하자. 그때부터 바꾸기 시작했죠. 기존 고객의 50% 정도가 빠져 나갔어요, 한동안 고객이 빠져나가 힘들었고, 현장에서는 고객 주문 사양별로 대응하면서 납기를 맞추느라 힘들었지요. 그러나, 그 어려움을 견뎌내자 파도가 밀물, 썰물이 있는 것처럼 고객들이 쫙 빠져나갔다가 새로운 고객으로 꽉 채워졌어요. 대신 저희도 결제는 칼같이 합니다.  제가 여성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돈 받는 게 너무 힘들었고 그런 부분은 아예 배제를 하고 가자라고 하는 부분은, 매출액이 많아서 부실이 생기는 것보다 알차게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 선택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복층유리를 생산하는 공장 내부.  © 화성신문

 

  © 화성신문

 

One Stop 서비스는 고객 신뢰를 위한 몸부림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 대표가 고객과의 납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직접 제조에 뛰어들다가 결국 One Stop 서비스가 가능한 Total Solution 기업이 됐다. 

 

이 대표가 화성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왕림에 터를 잡고부터였다. 마침 화성의 공장 건설 붐과 맞물려 20여 년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초창기 매입하던 창문 업체가 반복적으로 납기를 어겼다. 진영실업도 고객과의 납기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었다.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대표로서는 참을 수가 없었다.

 

방법을 찾던 이 대표는 직접 창문 제작을 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방법을 택했다. 유리를 시작하게 된 것도 비슷한 동기였다. 납기 약속을 자주 어기는 업체 때문에 직접 제작에 뛰어들어 수동으로 작업해서 납기를 맞추었다. 이렇게 창문, 유리, 방화문, 절단/절곡, 임가공을 주고 있는 판넬까지 영역이 넓혀지고, 규모도 수동에서 자동으로 점점 커지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One Stop 서비스가 가능한 회사가 됐다. “진영실업에 오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끝낼 수 있어, 단 외상은 안돼”라는 말로 고객이 고객을 소개해 줬다.

 

 

톱니바퀴가 굴러가듯 직원들과의 화합

 

남편이 2018년 사업으로 인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한우 농장을 한다고 영주로 내려갔다. 이후 이 대표와 직원들 사이에 마찰이 발생했다. 이 대표가 보기에 인원들도 조금 많았고, 나태한 모습이 보여진 것이다. 이 대표는 한국인 직원들을 모아놓고 얘기했다. 

 

"우리 회사에서 나나 여러분들이나 다 똑같이 근무를 할 것 같으면 진심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는 외상을 주지 않아, 힘든 과정을 통해 제품을 납품하고도 부실이 생겨 고생하지는 않지 않는가? 우리 회사만의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만 주면 다른 회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업종임에도 우리 회사는 신뢰가 있고, 진영에 오면 One Stop으로 다 될 수 있고, 급하더라도 주문하면 할 수 있다는 고객들의 신뢰 속에 커온 것 아닌가? 이런 신속한 대응력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인데 조금 나태해진 마음들이 있지 않냐?"라고 했더니 조금 공감했다. 이후로는 오래된 직원들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잘 돌아갔다.

 

 “직원들과는 상하 복종 관계가 아니고 그냥 서로 상의해요. 신뢰하고 자율에 맡기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제가 100% 직원을 만족시킬 수 없고, 고객을 100% 만족시킬 수 없는데, 70%만 만족하자라고 저는 얘기해요. 톱니바퀴가 어떻게 굴러가요, 서로 찌르면서 굴러가거든요. 70%만 만족하면 30%는 내가 감수하고 가야지 될 부분이라고 얘기를 해요. 그래야지 톱니가 서로 찔러서 굴러갈 수 있는 부분이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회원사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나서

 

1999년부터 화성시에 정착해 기업활동을 하던 이 대표는 2011년 화성시여성기업인협의회에 가입해 활동하다 2022년 2월 14일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화성시여성기업인협의회는 1999년 11월, 관내 제조업을 하는 여성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정보 교류 및 경영활동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현재 59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움추러 들었던 조직도 활성화해야 하고, 각 회원사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하고, 조직의 위상도 올려야 하는 등 중요한 시기에 회장직을 맡은 이 대표에게 주요 활동 계획을 물어보았다.

 

 

  © 화성신문



소통을 통한 윈-윈 체제 구축

 

이 대표는 회원사들에게 윈-윈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회원사들끼리 서로 소통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10여 년을 같이 활동해도 대략 어떤 업종을 한다는 것만 알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시너지를 내기 어려웠다. 매월 있는 임원회의를 회원사별로 돌아가면서 20명의 임원들이 함께 방문해 진행하고 있다. 회사 소개도 듣고, 현장 투어도 하면서 서로가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게 되면서 시너지가 나기 시작해 반응이 뜨겁다. 또한 전체 회원사가 함께하는 월례회의에서도 2~3곳의 회사 소개를 하도록 해 소통의 폭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 회원사 간의 소통을 위해 골프 대회도 상반기에 일찍 진행했다.

 

다음에는 회원사들이 하는 사업을 어떻게 알릴까에 집중하고 있다. 회원사들의 e-Catalog를 준비 중이며, 화성시기업인협위회, 화성시상공회의소 등 관련 단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해 좀 더 넓은 차원에서의 윈-윈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회원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CEO 아카데미, 공공기관의 지원사업을 알아보고 건의 사항을 통해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진행하는 주요 공공기관 방문, 경기케어센터를 비롯한 사회공헌활동 등을 알차게 진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새로 취임한 정명근 화성시장에게 관내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은 관내에서 우선 구매할 것을 주문했다. 화성시에서 진행하는 관내 공사에 비슷한 조건이라면 관내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을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길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 “인력 구하기가 어려운 중소 기업들을 위해 각 기업에서 지어놓은 외국인용 기숙사를 용역을 주어 개별로 기준에 벗어나지 않는 것들을 양성화 해 주길 기대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도를 즐기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그려

 

이 대표는 여기까지 오는데 큰 힘이 된 오빠의 조언을 잊지 않았다. 진영실업은 당좌수표를 한 번도 터 본 적이 없다. 한 번은 금융권의 지점장으로 있는 오빠를 찾아가 사업에 필요하니 당좌나 어음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때 오빠가 “서운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 그게 사업하는 데 있어서 너한테 이 다음에 큰 도움이 될 거야” 라고 딱 부러지게 말했다.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한편으로는 조금 서운했지만 돌아와서 오빠의 말대로 그렇게 살았다. 되돌아 생각해 보면 좋은 충고를 해 준 오빠가 고맙다.

 

이 대표는 다도를 즐긴 지 4년이 됐다. 재미있고 그게 딱 어울리고 좋은 다우님들하고 차를 마시며 배우는 것을 즐긴다. 남편이 있는 영주에 가서 정원도 가꾸고 야생화도 감상하는 여유를 가져본다. 

 

지금 진영실업이 있기까지 고객들의 신뢰, 직원들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했고 그 부분을 늘 감사히 생각한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신뢰’ 그 자체인 듯 하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