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304]
직원들을 자기 인생에서 주인이 되게 하고 있는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7/09 [11:35]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     ©화성신문

독일 어느 도시에 청소부가 있었다. 그는 매우 성실한 작업자였다. 항상 단정하게 제복을 입고 도로의 표지판을 닦았다. 그런데 어느 날 길을 지나가는 아이가 엄마에게 묻는 것이었다. 표지판에 적혀있는 글자가 무슨 말이냐고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청소부는 한 방 얻어맞은 것 같았다. 자신은 수년째 이 표지판을 닦고 있었지만 표지판에 무슨 글씨가 쓰여 있는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표지판에 뭐가 쓰여 있든 청소만 하면 됐으니까.

 

청소부는 그때부터 표지판의 글씨를 읽게 되었고, 그 글씨들은 바흐, 베토벤, 하이든, 괴테, 브레히트 등 음악가와 작가들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소부는 이들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그들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었다. 나아가서는 직접 연주회도 가보고 사람들과 만나 작품에 대해 대화도 나누게 되었다. 청소부는 어느덧 음악과 문학에 조예를 갖게 되었으며 청소를 하면서도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야기꾼이 되었다. 이 청소부 이야기가 TV에 방송되게 되었으며 대학에서도 강연 요청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대학에서의 강의 요청을 거절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청소부가 자신의 직업이고, 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독일의 아동문학 작가 모니카 패트가 지은 <행복한 청소부>에 나오는 이야기다.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 아쉽기는 하지만, 실제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며,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우리 직장인들이 처음 청소부가 그랬던 것처럼, 그저 주어진 틀 내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업무 지시만 따르고 그저 타성으로 하던 일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옆을 보거나 조금만 파고들면 세상이 달라진다. 병원에서 일하던 K 씨도 그랬다. 취업 후 10년 이상을 그저 정해진 일만 했다. 그러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보건 행정학 석사를 하게 되었고, 그 후 박사까지 했다. 그는 공부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병원 행정을 꾸준히 개선해 나갔다. 원무 프로세스도 개선했으며, CS(고객만족) 제도도 도입했고, 직원 인적자원개발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가 했다 하면, 일이 달라졌고, 그가 맡았다 하면 새로운 성과가 생겼다. 그렇게 하다 결국 대학교수가 되었다. 청소부와는 달리 말이다. K 씨는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친하게 지내며 말이 좀 통한다 싶으면 죄다 공부를 하라 하고 박사학위를 받게 했다. 그래서 그 덕분에 생각지도 않게 박사학위를 뒤늦게 한 사람이 그의 주변에는 많다.

 

리더는 직원들을 현재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성장하고 발전하게 해야 한다. 오늘 일을 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도 설계하고 준비하게 해야 한다.

 

직업생활을 하면서 경험을 쌓아가는 것을 ‘경력(Career)’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한편으론 수평적으로 경력을 넓혀가고, 또 다른 한편으론 수직적으로 경력을 쌓아간다. 생산관리 업무로 시작했지만, 품질관리도 하게 되고, 안전관리도 하게 되고, 환경관리도 하게 된다. 이게 수평적인 경력 확장이다. 그리고 평사원으로 시작했지만,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차장, 부장 그리고 임원이 된다. 이는 수직적인 경력 이동이다.

 

과거에는 가능한 한 한 직장에서 직업생활을 마치려고 했다. 소위 평생직장 개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직장을 옮기는 것이 일반화되었으며, 직업도 한 개가 아니라 두 개, 세 개도 갖는다. 소위 n잡러가 그것이다. 제1의 직업 이외에 제2, 제3의 부업을 갖는다. 이런 경력 형태를 ‘무경계 경력’이라고 한다.

 

직원들의 경력 관리를 위해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첫째로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최 대리는 이 일을 4년이나 해왔는데 앞으로는 뭐를 하고 싶어요?” “황부장은 다들 AI 시대, AI 시대 하고 있는데, AI 시대와 관련하여 뭐 준비하고 있는 거 없어요?”하고 말이다. 리더가 해야 할 두 번째 일은 다소 엉뚱한 일을 시키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을 잘하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일도 시도해 보게 하고 공부하게 해야 한다. 앞으로 그것이 직원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모른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세 번째 일로서 직원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스스로 주인이 되게 격려하는 일이다. 경력의 가지 수가 많은 것,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의미로운 일, 가치로운 일이 문제인 것이다. 지나간 과거에서 자신만이 갖는 강점과 자원을 발견하고 미래를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 수 있게 코칭하는 것이다. 행복한 청소부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choyho2@naver.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