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이 계간 ‘백조’의 2024년 가을호(통권 제18호)를 발간했다. 계간 ‘백조’는 홍사용 시인을 중심으로 근대 낭만주의 문학운동을 주도했던 문예동인지 ‘백조’(1∼3호, 1922-1923)를 계승해 지난 2020년 복간된 종합문예지다. 계절마다 시의적절한 특집과 풍성한 작품들로 문학 독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계간 ‘백조’ 가을호에는 제24회 노작문학상과 제2회 음유시인문학상 수상작이 공개됐다. 수상자 황유원 시인과 강허달림 가수의 자선 대표작을 비롯해 수상소감과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이성주 평론가가 황유원 시인을, 정훈교 시인이 가수 강허달림을 만나서 나눈 대담이 수상자 인터뷰로 실렸다.
제24회 노작문학상 지면에는 황유원 시인의 수상시집 ‘하얀 사슴 연못’에 수록된 대표시 5편과 근래 발표된 작품 중 자선시 5편이 실렸다. 심사위원으로부터 ‘무심한 아름다움‘이라는 평을 받은 시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제2회 음유시인문학상 코너에서는 강허달림의 수상곡 ’바다라는 녀석‘의 가사와 악보, 자선 대표곡 5편의 가사를 소개한다.
가을호의 특집 주제는 ‘한국문학의 다른 얼굴’이다. 최근 한국문단에서 주목받는 젊은 문인으로 최지인, 이소연(이상 시인), 임승훈, 송지현(이상 소설가)을 조명한다. 박수연, 노지영, 허민, 박정석 편집위원이 기획한 이번 특집은 문학 안팎으로 다양한 활동을 개진하는 젊은 작가들을 통해 한국문학의 새로운 면모를 모색한다는 취지이다.
‘한국문학의 다른 얼굴’ 특집란은 김태선, 이정현 문학평론가가 필진을 맡았다. 김태선 평론가는 이소연과 최지인의 시에서 발견한 불화와 사랑을 통해 증오의 벽을 허무는 ‘사랑의 기술’을 설명한다. 이어 이정현 평론가는 임승훈과 송지현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우울과 비애에 빠진 인물들을 분석해 이들 소설가가 암울한 세계를 통과해내는 방식을 이끌어 낸다.
이번 호 역시 창작란에 풍성한 작품들이 실렸다. 특히, 故 김남주 시인의 노제에서 조시로 바쳤던 황지우 시인의 미발표시 ‘그대, 뇌성번개 치는 사랑의 이 적막한 뒤끝’을 공개했다. 장장 원고지 20매 분량의 장시이다. 이 밖에도 신작시에 권민경, 권태주, 권현형, 김서현, 김왕노, 백애송, 서요나, 신철규, 이경림, 이상인, 임곤택, 함순례 시인의 신작시가 게재된다. 소설란에는 송지현, 이유리 소설가가 신작 단편을 발표했다.
이어, 연속 기획 '잡지를 발굴하다'에서는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 손동호 연구교수의 글로 잡지 의 문학사적 정체성과 역할을 알아본다. 연속 기획 ‘백조 동인 연재’에서는 노지영 평론가가 홍사용 선생의 글에 나타나는 서사 양식과 그 의미를 톺아본다.
서평에서는 고봉준 평론가가 한국 거주 이주민의 인권 르포집 ‘당신은 나를 이방인이라 부르네’와 다양한 노동 현장 속 목소리를 기록한 책 ‘나는 얼마짜리입니까’를 엮어 살핀다. 이어, 이민 건축가가 박수연 편집위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기후 현상의 윤리적 측면을 조명하는 책 ‘건축과 기후윤리’를 소개한다.
가을호 권두언을 쓴 박수연 편집위원은 “지금까지 ‘백조’는 한국문학의 역사를 더듬어 미래를 구성하는 일에서 큰 보람을 만들어 왔다”며, “그 시작과 현재를 살펴 미래를 예견하는 일이야말로 문학의 언어가 담당해야 할 소중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계간 ‘백조&’ 과월호는 노작홍사용문학관 누리집에서 열람할 수 있다.
신호연 기자(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