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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곡항요트사업자협의회 회장 손병선 선장]
전곡항 아만다 요트 털보 선장
요트 정박비 지원하면 1년 내내 뱃놀이 축제 가능
 
신호연 기자 기사입력 :  2024/09/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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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신문

 

 

전곡항 털보 선장으로 잘 알려진 손병선 씨를 그의 아만다 요트에서 만났다. 요트는 전곡항을 매끄럽게 빠져나와 석양을 향해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손 선장은 탄도항에 있는 풍력 발전기의 이색적인 모습, 물이 빠지면 산보도 할 수 있고 해당화가 예쁘게 피어 있다는 누에섬 등대, 대부도 일원, 전곡항과 제부도를 잇는 제부도해상케이블카 서해랑, 2년 전까지 학생이 한 명 있어서 선생님도 한 분 계셨었는데 지금은 학생이 전학 가서 휴교 상태인 제부초등학교, 주유소, 세탁소. 김밥천국, 삼겹살집, 그리고 과속카메라가 없다는 제부도에 대한 특징과 지역 이야기를 곁들이며 매력적인 해상 여행을 이어갔다. 손 선장은 항해 중 손님들에게 요트를 직접 운전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선장 체험’도 선사했다. 짙어가는 노을을 배경으로 요트 위에서 저마다의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요트의 위치와 구도를 신경 쓰며 배려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바람에 맞춰 돛을 펼치고 자연의 힘만으로 요트를 움직이는 순간은 감동 그 자체였다.

 

갈매기 떼와의 만남도 잊을 수 없다. 갈매기를 위해 준비해 간 새우깡을 바다에 던지자 갈매기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요트 주위를 맴돌았다. 갈매기는 사람보다 60배나 좋은 시력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바로 눈앞에서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받아먹는 모습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흥미로웠다.

 

갈매기와의 짧은 교감이 끝나자, 손 선장은 백파이프 연주를 시작했다. 스코틀랜드 전통의상을 입으면 그대로 오리지널 스코틀랜드 백파이프 연주자의 풍모이다. 한국백파이프연주단 일원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백파이프 연주자인 그는 9년 전 딸의 결혼식에서 축하곡을 연주하고 싶어 이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의 연주는 석양 속에서 요트 항해의 낭만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전곡항에는 요트 사업에 종사하는 15명의 선장이 있다. 이들은 모두 수상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보유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다. 전곡요트사업자협의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손 선장은 “전곡항의 베테랑 선장들은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승객들이 바다에 나가면서 누에섬, 제부도 바닷길, 노을 등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해서 다소 경직된 상태로 요트를 탔던 승객들이 기분 좋게 힐링을 한 느낌으로 내립니다”라며 지금까지 안전사고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말~6월초에 있었던 제14회 화성 뱃놀이 축제의 성과에 대해 물어보니 그는 할 말이 많았다. “3일간 뱃놀이 축제를 위해 15억원을 썼는데, 이렇게 큰 돈 들이지 않고도 1년 내내 뱃놀이 축제를 할 수 있어요. 요트 정박비가 1년에 700만원인데 요트 15대면 1억 500만원입니다. 이 정박비를 시에서 보조해 주고, 화성시문화재단에서 예약을 받아 주는 시스템으로 진행하면 이용자들에게 신뢰도 더 가고,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언제든지 가족끼리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1년 내내 축제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화성에 사람들이 자주 오면 기름 넣고, 밥 사 먹고, 술도 마시고, 잠도 자고 지역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손 선장은 전곡항의 요트 사업을 위해 화성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배들이 출항하지 못하는 날이 한 달에 5~6일 정도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준설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예산이 이미 확보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작업이 진행되길 바랐다.

 

또한 부두에 널려있는 전선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전선에 걸려서 넘어지는 안전사고가 없도록 조치해 주길 부탁했다.

 

손 선장은 해양 프로그램 교육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교육청과 요트사업자협의회가 함께 해양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바닷가에 가서 요트나 보트를 타보고, 직접 운전도 해보는 체험을 통해 우리 후손들이 해양 산업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가기를 희망했다.

 

교실을 잠깐 바다로 옮겨, 전곡항에 와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해양 프로그램을 즐기다 보면 아이들이 더 활발해지고 선생님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좋아질 것이다.

 

손 선장은 개인적으로도 요트 여행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18년 전, 아들과 함께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요트 여행을 떠났던 경험은 그와 그의 아들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처럼 그는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곡항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전곡항의 요트 선장들은 12월부터 4월까지는 추운 날씨로 인해 운항을 중단하고, 택배, 콜벤, 택시 등 다른 직업을 병행한다. 요트 승객 수입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전곡항의 요트항으로서의 면모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 선장은 또한 미술가로서의 면모도 지녔다. 제11회 새하늘미술협회 대상을 수상한 초대작가이다. 대상을 수상한 작품에 대해 “화선지에 소나무를 그리는데 물감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옆에 있던 베트남 커피를 타서 소나무 기둥을 올리고, 솔잎 칠 게 없어 산에 올라가서 솔잎을 한 줌 뽑아 소주병으로 뭉개어 솔잎을 쳤는데, 그 작품이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다른 소나무들은 향기가 없는데 제 작품은 가까이 가면 천연 솔잎향이 났지요”라고 설명하며 인사동 초대작가 전시회 초대장을 건넨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전곡항에서 아만다 요트와 함께 예술적 향기를 퍼뜨리고 있는 그의 모습을 응원한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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