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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317]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적이 있는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10/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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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     ©화성신문

아프리카에서 인술을 베풀고 1952년 노벨 평화상까지 받은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는 원래 의사가 아니었다. 그는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해 철학박사와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학대학 교수가 되어 독일과 프랑스의 접경 지역인 스트라스부르에서 넉넉한 생활을 영위했다. 그러던 어느날 군대 복무 중 집에서 휴가를 보낼 때 “나는 이렇게 가족들과 행복하게 휴가를 보내는데, 이러한 행복을 나만 누려도 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의료혜택이 절실한 아프리카에 봉사를 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심을 실현하기 위해 30세가 되던 1905년 늦깎이로 의과대학에 입학해 의사가 됐다. 

 

1913년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 가봉 랑바라네로 가서 그 이후의 생을 거의 아프리카인을 위해 살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슈바이처처럼, 기존의 삶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삶으로 전환하는 일이 생긴다. 교육학자 메지로(Jack Mezirow)는 1970년대 말 이를 전환학습(Transformative Learning)이라고 불렀다. 전환학습은 삶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인생관 또는 세계관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 중요한 삶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누구인가? 이런 근본적인 가치관 또는 관점의 전환 말이다. 그래서 이런 전환학습은 어린 청소년보다는 성인들에게서 일어나는 게 보통이다. 

 

갑자기 소중한 분이 세상을 떠나갔을 때, 암과 같은 중병을 앓고 났을 때, 이혼을 하게 됐을 때, 해고를 경험했을 때에도 전환학습이 일어난다.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고도 이런 일이 생긴다. 메지로는 여성들이 육아를 마치고 만학도로 대학에 진학했을 때에도 전환학습이  생긴다는 것을 관찰했다. 그런데 전환학습은 상당 부분, 주변에서 어떤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그 사람 덕분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슈바이처는 아버지가 개신교 목사였다. 아버지는 슈바이처가 어릴 때부터 가난한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했으며, 아프리카 이야기도 종종 했다. 아버지의 가르침이 슈바이처의 가슴에 잠복돼 있다가 후에 발현된 것이 틀림없다.

 

축구 선수 박지성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인공의 한 명이다. 그는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트로피 19개를 획득했다. 유럽에 진출해 네델란드의 PSV 에인트호반, 영국의 유나이티드 멘체스터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며 유럽 챔피언스 리그(UEFA)에서 우승한 최초의 아시아 축구 선수가 됐고, FIFA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최초의 아시아인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뛰어난 체력과 훈련, 프로의식으로 유명했으며, “폐 3개 가진 박(Three-Lungs Park)”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처음부터 훌륭한 선수가 아니었다. 그는 수원공고를 다니면서 축구를 했다. 프로 축구선수를 꿈꾸며 말이다. 그러나 졸업 후 그를 받아주는 프로팀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명지대학에 진학했다. 

 

박지성은 키가 크거나 체격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니고 공격이건 수비건 여하튼 특별히 잘하는 장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심지어 평발이라 선수로서는 부적합이었다. 다만 열심히 했을 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행히 일본팀에 가게 되었으며,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행운을 안았다. 거기서 히딩크 감독을 만난 것이다.

 

어느날 미국에서 경기를 할 때였다. 박지성 선수가 왼쪽 다리에 부상을 입어 시합에 나가지 못해 텅 빈 탈의실에 혼자 남아 있었다. 

 

그는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평소 있었던 불안이 엄습해 왔다. 이때 히딩크 감독이 통역관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통역은 이렇게 히딩크 감독의 이야기를 전했다. “박지성 씨는 정신력이 훌륭하대요. 그런 정신력이면 반드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히딩크 감독의 이 한마디는 박지성 선수에게 큰 에너지가 되었으며 그는 이 한마디를 마음에 새기고 더욱 열심히 뛰었다.

 

반도체 부품 회사를 경영하는 L 사장은 곤혹스러운 일을 당하게 됐다. 

 

사내 커플이 탄생해 둘은 임신까지 했고, 결혼 날짜를 잡아두고 있었다. L 사장은 축의금까지 전달했었다. 

 

그런데 결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예비 신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예비 신부가 결혼 경력이 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자, 남자도 멘붕을 겪었으며 그도 생을 포기할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때 L 사장은 따뜻한 손편지를 써서 그 남자 직원에게 전달했다. 이 손편지에 마음이 움직인 남자 직원은 그때부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고 했다. 회사에 사표를 쓰고 재입사를 했다. 신입사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여태까지 보다 열심히 일했으며 또 가정도 이루었다.

 

당신의 말 한마디, 글 몇 줄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 놀랍지 않은가.

 

choyh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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