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화성 용주사 감로왕도(華城 龍珠寺 甘露王圖)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용주사 감로왕도는 화기를 통해 1790년(조선 정조 14)이라는 제작 연대와 상겸(尙兼), 홍민(弘旻), 성윤(性玧), 유홍(宥弘), 법성(法性) 등 제작 화승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정조는 1789년 아버지 장헌세자의 무덤을 화성으로 옮겨 현륭원으로 조성하고,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하는 사찰인 원찰로 용주사를 창건한 뒤 이곳에서 수륙재를 개최했다. 이 수륙재에 사용될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바로 감로왕도다.
조성 후 대웅보전에 모셔졌던 이 작품의 상단에는 불·보살의 강림을, 하단에는 음식을 베푸는 시식(施食) 의식과 무주고혼(無主孤魂)을 배치해 천도 의식을 통해 불·보살의 구제를 받아 망자가 천도하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표현했다. 화면 상단에는 지옥에 빠진 어머니를 구했다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하나인 목련존자를 그렸는데 이는 효사상을 강조하는 유교적인 표현이다. 무엇보다 화면 하단에 그려진 죽음의 장면 중에는 18세기 풍속화를 연상시키는 여러 장면들과 당시 유행했던 소설 삽화에 영향을 받은 표현이 있어 조선 후기 불화에 미친 일반 회화의 영향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용주사 감로왕도를 안정된 구도나 세부 표현 기법에서 완성도가 높고, 18세기 후반 불화에 수용된 일반 회화의 양상만이 아니라 불교의 구제신앙과 유교의 효사상이 결합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정조대의 대표작으로 봤다.
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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