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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328]
리더의 취임식, 왜 성대하게 하는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5/02/0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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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     ©화성신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대통령으로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던 그 시각(2025년 1월 20일 정오, 현지 시각),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수의를 입고 홀로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취임식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파티를 즐기고 있는 그 시각, 우리나라에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열리고 있는 대통령 탄핵 심판을 바라보아야 했다. 안타까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202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화려한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10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취임식이 열렸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는 무려 4만 1000명이나 되는 참석자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한파로 인해 미국 연방 의사당 실내에서 열리다 보니 600명밖에 참가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윤 대통령의 취임식이 더욱 성대했다고 할 수 있다. 때도 온갖 꽃이 피어나는 계절의 여왕 5월이었고, 취임식 도중 마침 하늘에 무지개 모양의 구름인 채운(彩雲)까지 피어나 상서로움을 더했다.

 

두 번째 취임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확신에 찬 목소리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29분간 취임 연설을 했고 여러 차례 박수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15분간의 연설을 했으며 국민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용산 새 집무실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및 각군 참모총장으로부터 안보 상황 보고를 받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안보를 그만큼 강조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였던 것이다. 트럼프는 취임을 마치고 수십 건의 행정명령에 사인했다. 그만큼 속도전으로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어느 대통령에게나 취임식은 중요한 일이고,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러진다. 국가 대통령에게만 취임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업에서도 그렇고, 사회적 모임에서도 그렇다. 리더의 취임식은 단지 새로운 리더의 등정을 알리는 자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리더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국가나 조직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구성원들을 통합하는 자리이기도 한 것이다. 사실 이 자리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자리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상징적인 자리이다.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조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의미를 찾고, 의미를 담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하다.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의 가치와 방향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어떤 때는 일 자체보다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같이 돌멩이를 깨는 작업이라도, ‘계단을 만든다’는 의미를 갖는 것 하고, ‘성전을 짓는다’는 의미를 담는 것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의미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은 주로 언어와 소통으로 한다. 그러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를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하고, 좀 더 치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마련된 것이 의식(儀式)이다. 특별한 시간에,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사람들이, 특별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일상적인 생활과는 다른 것이 연출된다. 이 자리에서는 안 보이는 것이 보이게도 되고, 작은 것이 확대되어 나타나고, 정지된 것이 움직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일상과 매일의 노동이 멋있는 것으로 탈바꿈하고, 너와 내가 새로운 인간으로 재탄생한다.

 

종교단체나 교육기관에서는 이런 의식이 많다. 가치관과 인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에서도 이런 의식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조직에서의 의식은 통과의식, 성취의식, 통합의식, 갱신의식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의식을 진행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특히 성취를 강조하고 의욕을 고취하는 의식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매출액 100억 원 달성 기념행사, 영업이익 10억 원 기념행사 같은 것도 할 수 있으며, 세계 최초 제품 개발 행사 등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수사원 표창식도 하나의 의식이 될 수 있다. 

 

보통, 리더의 취임식은 다양한 목적을 갖는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리더 개인에게는 새로운 역할로 변화하는 통과의식일 수 있고, 새로운 전략을 알리는 갱신의식이며, 이를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보여주는 성취의식일 수 있다. 물론 조직원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통합의식의 성격도 강하다. 그런데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의식은 하나의 행사일 뿐이다. 의식에서 느낀 감동을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용두사미로 그칠 것인가, 시종일관의 미덕을 만들 것인가, 리더의 역량에 달려있다.

 

choyho2@naver.com

유튜브채널- https://m.youtube.com/@greenfrog214-s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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