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혜경 ㈜으뜸특수강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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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에도 품격이 있고, 경영에는 진심이 담겨야 합니다. 으뜸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따뜻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입니다.”
(주)으뜸특수강의 강혜경 대표는 지난 4월 1일 제2회 화성시 기업인의 날에 노사화합 부문 ‘화성특례시 중소기업대상’을 수상했다. 거친 쇳가루 날리는 철강 업계에서 35년이라는 시간을 오직 ‘정직’과 ‘열정’ 하나로 버텨온 그녀의 수상 소감은 짧지만 강렬했다. 남성 중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철강 시장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대한민국 특수강 업계 최초의 여성 CEO’이다.
보령의 야심가, 철강과 운명적으로 만나다
강혜경 대표의 고향은 충남 보령이다. 20대 시절, 그녀는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갈망이 컸다. “그때는 정말 미친 듯이 일만 했던 것 같아요.” 1990년 11월, 스테인리스 파이프 제조회사의 영업관리직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 그녀는 이미 스스로의 운명을 예감하고 있었다. 당시 철강 업계는 여성이 거의 전무한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강 대표에게는 모든 것이 배움의 즐거움이었다.
그녀는 단순히 사무실에 앉아 숫자만 다루지 않았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 하나하나의 규격을 통째로 외웠고, 고객사 담당자들의 전화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알아맞힐 정도로 업무에 몰입했다. 업계에서 그녀를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라 부르며 신뢰를 보냈던 이유는, 그 예쁜 목소리 너머에 숨겨진 완벽한 제품 지식과 성실함 때문이었다. “전화가 왔을 때 고객이 끊기 전에 결론을 내줘야 한다”는 그녀만의 영업 철학은 그렇게 현장에서 다져졌다.
2006년의 홀로서기, ‘엄마’의 마음으로 세운 기업
사업가를 꿈꾸던 그녀는 2006년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사업을 시작했다.
(주)으뜸특수강은 ‘재료에도 품격이 있다’는 철학 아래 고품질 스테인리스와 합금 신소재를 전문으로 공급한다. 포스코와 세아창원특수강 등 검증된 국내 소재를 고집하며, 저가형 중국산 소재의 혼입을 엄격히 차단하는 것은 강 대표가 고객과 맺은 첫 번째 약속이다. “싸고 좋은 제품은 없다”는 그녀의 고집은 LG디스플레이 클린룸 자재, 대웅제약·보령제약 설비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으뜸특수강을 찾는 이유가 됐다.
2023년의 시련, 배움으로 정면 돌파하다
승승장구하던 으뜸특수강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2023년, 주력 매출처였던 반도체 분야의 투자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매출의 50%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그녀는 35년의 구태의연한 방식을 버리고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단순 유통을 넘어 ‘스마트 호이스트 안전 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고, MES(생산관리시스템)를 구축해 데이터 기반의 경영을 안착시켰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깨달음은 으뜸특수강을 단순한 유통업체에서 기술 기반의 강소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철학, ‘해피 바이러스’ 경영
강 대표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매출 숫자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이다. 5명의 직원이 가족처럼 똘똘 뭉친 으뜸특수강은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복지를 자랑한다. 주 35시간 근무(오전 9:20~오후 5:00 퇴근), 성과 공유제, 그리고 수요일·금요일 재택근무 도입 등은 직원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강 대표의 배려다.
특히 ‘스크랩(공정 부산물) 처리 비용’의 일부를 직원들에게 직접 돌려주는 독특한 성과 공유 방식은 화성시에서 노사화합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철강, 예술과 상생을 만나 2026년을 그리다
현재 으뜸특수강은 LG디스플레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하이닉스 등 국내 유수 대기업에 주요 자재를 공급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강혜경 대표는 철강의 영역을 건축과 예술로 넓히고 있다. 관내 대학교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하이엔드 아트 메탈’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금속 조각가들에게 원자재를 무상 지원하며 자원 순환과 예술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또한, 해비타트(Habitat) 기부 협약을 통해 취약계층의 집 짓기에 스테인리스 자재를 후원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에도 앞장서고 있다.
“‘으뜸 품격’이라는 상표처럼, 우리 제품이 쓰이는 곳마다 안전과 아름다움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직원들이 더 많이 웃으며 일할 수 있는 회사, 화성시와 함께 성장하는 자랑스러운 기업을 만드는 것이 저의 마지막 꿈입니다.”
해피 바이러스 강혜경 대표가 이끄는 (주)으뜸특수강의 멋진 품격이 기대된다.
신호연 기자 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