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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화성 병점역 주변 변천사, 사진으로 본 500일간의 기록
화성시청소년수련관 박찬열 관장, “기록은 기억입니다”
“병점역 변화 과정 한 눈에 볼 수 있죠. 계속 찍을 겁니다”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1/05/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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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5개월에 걸친 병점역 주변의 경관 변화.  © 화성신문


  

17세기 스페인 철학자 발타사르 그라시안은 기록은 기억을 남긴다는 명언을 남겼다. 거짓 없는 기록만큼 정확한 기억은 없다. 기억이란 게 시간이 지나면서 옅어지고 묽어져서 결국은 희미한 흔적을 남기거나, 아예 그 흔적마저 사라지는 것이기에.

 

화성시청소년수련관 박찬열 관장이 병점역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20201월부터다. 병점역 뒤편 유앤아이센터 자신의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찍기 시작했다. 같은 위치에서 정면, 좌측, 우측, 이렇게 세 방향을 기록하고 있다.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지 500일이 지났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훌륭한 아카이브(archive)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지 5개월 지날 무렵 관장실이 다른 공간으로 옮겨졌지만, 박 관장의 아카이브 작업은 지금은 회의실로 변한 옛 관장실에서 계속되고 있다.

 

박 관장은 왜 기록을 남길 생각을 했을까. 12일 박 관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화성시청소년수련관 박찬열 관장이 스마트폰으로 병점역 주변 경관을 찍고 있다.  © 화성신문


  

촬영하게 된 동기는.

 

2010년 초반부터 서울지역의 고가차도가 철거되기 시작했습니다. 서대문에 있는 홍제고가차도는 대학 때부터 늘 친근한 고가였는데 44년 만에 철거된다는 공고문을 보고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생각을 청소년과 함께 공유하고, 그 결과를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싶었거든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개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청소년들이 관찰과 기록을 통해 배우기를 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환경의 변화에 영향만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능동적이며 생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자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어디서 근무하실 때인가요.

 

서대문구 홍은청소년문화의집 관장으로 있을 때입니다. 2012년도에 10대들의 지역발견프로젝트 사진 속 숨 쉬는 마을책자를 냈고, 2015년도에 청소년이 만드는 마을이야기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들을 골라서 사진 전시회도 열었어요. 아이들이 뿌듯해 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 아파트 방면 2020년 1월 9일.  © 화성신문

 

▲ 아파트 방면 2020년 6월 19일.  © 화성신문

 

▲ 아파트 방면 2020년 12월 18일.  © 화성신문

 

▲ 아파트 방면 2021년 5월 7일.  © 화성신문


  

화성시에 어떻게 접목할 마음을 가지셨나요.

 

화성은 여러 곳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개발이 절대적인 선()인 것처럼 느끼질 수도 있으나, 개발 과정에서 보존과 충돌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그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하기를 희망했어요. 특히나 주말에 공원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가족 단위로 나들이하는 광경을 많이 봅니다. 가족들이 함께하는 아카이브 사업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주의식과도 관련이 있고요. 지역을 관찰하고 기록하다 보면 궁금한 게 생기고,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개발 과정에서 문화 유물이나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적이 발견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느 지역에서는 신시가지를 개발하면서 삼국시대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유물을 이전해서 보존하는 방식을 결정했어요. 서울시 청사도 신청사를 짓는 과정에서 유물이 발견돼 구청사와 신청사를 병행하는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화성도 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합니다. 청소년들에게 그러한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화산 방면 2020년 2월 24일.  © 화성신문

 

▲ 화산 방면 2020년 6월 2일.  © 화성신문

 

▲ 화산 방면 2020년 9월 29일.  © 화성신문

 

▲ 화산 방면 2021년 5월 7일.  © 화성신문


  

병점역 일대를 촬영하게 된 동기는.

 

제가 화성시청소년수련관 관장으로 부임한 게 20201월입니다. 제 사무실에서 병점역이 한 눈에 보여요. 황량한 부지 위에 먼지만 날리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나중에 개발이 된다면 이곳의 기록을 누군가는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어느 날 하게 됐어요. 생각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찍었습니다. 촬영을 시작한 지 500일이 되어서 기록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록을 남길 생각입니다. 과거에 찍었던 사진들을 보면 택지가 개발되는 과정과 도로가 새로 생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고요.

 

500일 동안 총 몇 장의 사진을 찍었나요.

 

모두 합하면 500장 정도 됩니다. 같은 위치에서 정면과 왼쪽, 오른쪽, 이렇게 세 방향으로 찍었습니다. 정면의 변화 모습과 왼쪽, 오른쪽의 변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록만큼 더 정확한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 병점역 방면 2020년 2월 18일.  © 화성신문

▲ 병점역 방면 2020년 5월 21일.  © 화성신문

▲ 병점역 방면 2020년 12월 18일.  © 화성신문

▲ 병점역 방면 2020년 5월 7일.  © 화성신문

 

 

청소년들이 아카이브 사업에 참여하면 어떤 좋은 점이 있나요.

 

청소년이 처음부터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사진이라는 수단이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매력적인 포인트로 작용하는 듯합니다. 사진을 찍는 수단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변화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문제의식을 갖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15년도에 중학교 1학년 10명을 모아서 서울의 서대문고가도로 철거 과정을 촬영하고 기록해 책으로 남긴 적이 있습니다. ‘사다리 프로젝트였는데 사라진 다리 이야기의 약자예요. 중학교 1학년이라 또래 친구들과 수다 떨고 게임에 몰두하기 바쁘다고 생각하는데, 다리 철거 과정은 짧은 기간 동안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매우 집중해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결과물을 신촌 거리에서 전시도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외국의 유명한 카메라 회사와 연결돼 전문 작가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공동 작업을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규모 있는 사진전시회에 초대받아 부스를 배정받고 전시회도 진행된 바 있습니다.

 

 

▲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발간된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찬열 관장.  © 화성신문


  

앞으로 계획은.

 

청소년 아카이브 사업을 위해 올해 예산 천만 원을 편성했습니다. ‘지역의 변화를 사진에 담다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을 선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지역을 중심으로 변화를 촬영하고 기록하게 할 계획입니다. 비대면 방식으로도 충분히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사업에 대한 참가자를 모집할 계획입니다. 열 명에서 열다섯 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청소년들의 기록을 모아서 전시회도 열고, 결과물을 책으로 출간해 기록으로 남겨놓을 생각입니다. 나중에 출간기념회가 열리면 화성신문에서 꼭 오셔서 취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중근 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박찬열 21/05/24 [18:05] 수정 삭제  
  화성시에 거주하지 않는 분이 사무실에서 사진 찍어서 올릴 정도로 한가하신가요? 직원들은 제설작업하느라 뺑이 쳐는 데. 사진 찍고 계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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