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325]
연말 직원 면담에서 상사가 물어야 할 질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5/01/02 [09:3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     ©화성신문

한 해를 뒤돌아 보고 새해를 설계하기 위해 연말에 직원들과 면접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무엇을 물어야 하고 어떤 대화를 해야 할까? 

 

소규모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C 사장은 직원들과 1:1 면접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정을 통보했다. 이때 각자 업무에서 부족했던 점이나 문제가 있었던 점을 생각해 오라고 했다. 그런 점을 개선해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C 사장은 첫날 면접을 하고 탈진되다시피 했다. 사장실에 들어오는 직원들의 표정부터가 밝지 않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분위기가 펴지질 않았다. 직원들은 회사의 문제점을 길게 적어 왔고, 안 좋은 점, 부족한 점만 줄줄이 늘어놓았다. C 사장은 이 이야기를 듣다가 직원들과 논쟁을 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면접을 제대로 끝내질 못하고 도중에 마치는 경우도 생겼다. 첫날 이런 경험을 하고서 C 사장은 곰곰이 생각했다. 그는 방법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부터 만나는 직원들에게는 문제점이 아니라, 잘한 점을 생각해 오게 했다. 한 해 동안 자신이 잘한 점, 회사가 잘한 점 각각 세 가지씩 생각해 오게 한 것이다. 그리고 신년에 본인이 하고 싶은 것도 세 가지를 가져오게 했다. 그랬더니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면담장에 들어올 때부터 표정이 밝았으며, 직원들은 신나게 자신이 한 일을 사장에게 전했고, 사장도 기분 좋게 듣게 되었다. 물론 직원들이 모든 일을 다 잘했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잘한 것 세 가지를 쓰라고 했으나 자신이 잘못한 것이라든지 아쉬운 것도 적어 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첫날처럼 분위기를 무겁게 하지는 않았다. 1인당 면담 시간 30분이 모자라서 C 사장은 초과근무를 해야 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우리는 생각을 할 때 백지상태에서 생각하지는 않는다. 생각하는 관점이 있어야 하고, 어떤 틀이 주어져야 비로소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이것을 통칭해서 프레임(Frame)이라고 한다. 모임에서 진행자가 “자유롭게 아무 이야기나 해 보세요”라고 이야기하면, 아무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보통이다.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해야 하는지 프레임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자가 다시 “우선, 재정적인 문제부터 이야기를 나눠볼까요?”라고 이야기를 하면, 그때부터는 수입에 관한 이야기, 지출에 관한 이야기, 인건비에 관한 이야기, 홍보비에 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리더가 질문을 던지는 것은 바로 직원에게 프레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문제점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부정적인 프레임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잘한 것을 이야기하라 하면 긍정적인 프레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같은 현상이지만 보는 각도가 전혀 달라진 것이다. 흔히 비유하듯이 컵에 물이 반이 있을 때, ‘반밖에 없다’고 할 것인가, ‘반이 있다’고 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리더가 위기의식을 고취하고, 긴장도를 높이기 위해 부정적인 프레임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의도가 없이 무심코 또는 그냥 잘해보겠다고 부정적인 프레임을 만들게 되면 직원들은 온통 부정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아도 불만인 사원들을 더욱 불만쟁이로 만들 수 있다. 결국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려면, 부정적인 프레임이 아니라 긍정적인 프레임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런데 ‘긍정적’ 프레임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잘못된 것도 좋다고 이야기하거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낙관론만 펴거나, 무사안일로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 말이다. 긍정적인 자세는 그런 것이 아니다. 문제 속에서 해결책을 구상하자는 것이고,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자는 이야기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자는 이야기다. 문제, 위기, 절망을 이야기하는 대신, 해결, 기회, 희망을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앞의 C 사장은 유통업을 하기 때문에 여러 아이템을 취급한다. 그중에는 좀 잘나가는 제품도 있고, 또 잘 안 나가는 제품도 있다. 그럼 잘나가는 아이템 이야기부터 나눈다. 왜 잘나가는지, 어떤 때 잘나가는지, 어떤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내보았는지 등을 말이다. 그리고 잘 안 나가는 아이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판매가 부진한 와중에서도 어떤 때 조금 나은 건지, 어떤 고객들이 좀 더 좋은 반응을 보이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것을 좀 바꾸면 좋을 것인지 하는 것 말이다. 이때 리더가 할 일은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하도록 질문을 던지고 격려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긍정적인 프레임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긍정 프레임은 앉아있게 하는 게 아니라 전진하게 하는 것이다. 

 

송년회에서도 아니 평소에도 긍정적인 프레임으로 대화를 해 보면 어떨까? 

 

choyho2@naver.com

유튜브채널- https://m.youtube.com/@greenfrog214-s7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