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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2013.8.27)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3/09/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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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연약함 품어주고 인정해야 부부사이도 연결
 
TV와 연결된 부부
TV 시청하고 있는 남편을 향해 아내가 소리친다. “여보! 여기가 전쟁터예요. 볼륨을 왜 그렇게 크게 해놓고 보고 있어요.” 남편은 기분 나쁘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고 아내를 향해 소리를 친다. “내가 뭘 그렇게 볼륨을 올렸다고 그래요. 그냥 보통으로 하고 보고 있는데...” 아내는 이에 질세라 남편을 향해 다시 소리친다.
 
“옆집에 물어보세요. 아마 우리 동네에서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그럴걸요” 남편 또한 지지 않으려고 한 마디 한다. “무슨 소리야 옆집에서도 이 정도는 될 걸.” 아내는 무슨 소리냐며 결코 그렇지 않다고 소리 지르고 남편은 무슨 소리냐고 다 그렇다고 소리지른다. 몇십분을 실갱이 하다가 각자 거실과 안방으로 들어가 각각 리모콘을 들고 TV 보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아내는 안방 TV와 연결이 되고, 남편은 거실 TV와 연결이 된다. 부부는 서로 심리적 단절로 가고 이들의 외로움은 TV와 연결되어 TV와 웃다가 울다가 서로 맞장구를 치지만 심리적 외로움은 더욱 깊어진다.
 
목소리의 크기는 존재의 알림

아내의 어린시절, 아버지는 저녁 8시만 되면 잠을 자야 했다. 그리고 어린시절의 아내는 큰소리로 말을 해서도 안 된다는 교육을 받고 자랐다.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주무시는 저녁 8시 이후에는 무조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야 되었다. 혹시나 잠이 오지 않아 동생과 이야기라도 할라치면 어머니께서 조용히 하라고 인상을 찌푸리면서 아버지가 잠에서 깨어나면 안 된다고 윽박질렀다.
 
혹시나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동생과 이야기를 하더라도 목소리를 낮추어 아주 조용히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아내는 좁은 공간인 방 한칸에서 부모님과 동생들과 생활하고 잠을 자고 공부하고 놀았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목소리가 주무시는 아버지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목소리 크기에 긴장하며 성장하였다.

남편의 어린시절, 어머니는 말이 없고, 할머니가 어머니를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을 보며 자랐다. 할머니는 남편에게 장손이라고 오냐오냐 하면서 뭐든지 장손이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도 장손이 최고라고 한 번 더 해보라며 사소한 흥얼거림에도 박수를 보냈다. 장손은 무엇을 하든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줘야 할머니가 안심을 하고 어머니를 덜 괴롭힌다는 생각에 목소리를 높여 노래도 부르고 할머니 할머니 하면서 따라 다녔다.
 
 그래서 목소리가 큰 것은 자신의 존재를 할머니께 알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어머니를 할머니의 시집살이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졌다.

그래서 아내가 목소리가 높다고 하면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게 되고 또한 어머니를 할머니로부터 보호하지 못한다는 긴장감이 함께 공존한다. 아내 또한 집안이 시끄러우면 아버지로부터 불호령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어머니로부터 미움을 받는 존재가 되어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은 존재를 알리는 것으로써 부정적인 인식이 되어있다. 그리고 남편은 목소리를 낮추면 자신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
 
배우자에게 상처 주는 관계패턴

이들의 공통점은 목소리를 높이든지 낮추든지 해야만 한다는 방어기제에서 부부의 연결이 막혀있다. 즉 부부는 서로의 연결보다 목소리의 높고 낮음에 서로를 단절시키는 것에 빠른 반응을 보이면서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부관계의 연결에는 서로를 상처주는 관계패턴의 모습을 보인다. 부부는 무엇 때문에 서로 외로운지를 보지 못하고 ‘왜 저토록 시끄러울까? 또는 왜 저토록 말을 못하게 할까?’라며 서로에 대한 갈등관계에 있는 것을 본다.
 
이제는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방을 이해하면 상호작용의 패턴을 찾을 수 있다. 부부는 서로 어린시절 긴장하고 살아온 내 배우자의 연약함을 품어주고 인정한다면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품어주는 대상이 되어 가장 필요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연결되는 부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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