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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우신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3/09/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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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신문


서럽기로 친다면야 콩꽃이 더 서럽지야

청상과부 치맛자락 푸른 콩잎 그늘에 묻혀

숨어서 우는 그 사랑 눈치로 익는 자줏빛
 
죽어서 꽃이 된다면야 며느리밥풀꽃보다는

돌콩 새콩 아니면 메밀꽃으로나 피어 일어

그 허연 한숨까지도 묵으로 쑤어 먹을라던
 
그 어머니 오늘도 묵을 팔며 우신다

육거리 난전에 쑥대머리로 퍼질고 앉아

다 해진 치맛자락에 얼굴을 묻고 우신다
 
마른 논에 바작바작 물 들어가는 소리처럼

자식놈 목구멍에 묵 한 점 넘겨주지 못하고

사람들 따가운 눈빛에 금간 독처럼 우신다
 
쉰 묵이라고 그러지만 팔리지 않을까 보냐고

해 꼴깍 넘어가도록 지치지도 않고 버티다가

쉰 묵을 먹어 보이며 오늘 따로 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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