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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葬場이 있는 한 民怨은 계속된다’
화성광역화장장 논쟁에 대한 苦言
(사)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정책연구실장 박 태 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5/04/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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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원이 삽 한 자루만 들고 다녀도 곧바로 전화가 온다”면서 “화장장이 여기 있는 한 민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10여 년 전 일본 가네가와현 야마토화장장을 방문했을 때, 그쪽 사무국장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일본의 화장률은 99.9%, 세계적인 화장대국이다. 때문에 도쿄를 비롯한 전국 도처, 도심 주택가 한가운데서도 흔히 화장장을 볼 수가 있다. 

 

아마토화장장도 그 중에 한 곳이었고, 도심 주택가 한복판인데다 학교 담에 딱 붙어 있었다. 필요에 의해 화장장은 받아들였지만 못마땅한 것은 어쩔 수 없어 그렇게 속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일본에서도 화장장을 새로 지을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최신 완벽한 무공해시설은 기본이다. 

 

어떤 곳에서는 다른 곳보다 훨씬 강화된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적용하여 화장로 설계를 한다. 게다가 장례 모습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시설 배치나 조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더 중요한 것은 서두르는 법이 없다는 것. 

 

지역주민들과 대화에 대화를 거듭하다보니 착수부터 10년 이상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실례로 1998년에 착수한 나고야(名古屋)시 제2화장장이 무려 18년 만인 금년(2015년) 7월 준공예정이다.

 

전 국민 화장률 80% 시대, 우리 화장장 형편은 어떠한 가? 다른 곳은 차치하고, 우선 화장장 수가 절대 부족한 경기도를 보면, 지난 20여년 도 내 화장장 건설계획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드러났던 후보지역들은 안성·여주(2회)·이천·하남·화성(3회)·부천·의왕·시흥·양평·포천·김포·안산·연천 등 도내 전 지역이나 다름없다.

 

오직 용인만 성공했고, 나머지 모두 ‘계획’→‘주민반대’→‘철회 또는 취소’로 점철돼 왔었다.

 

실패 또는 좌절의 연속과정을 보면, 가장 큰 비난을 받아야 할 데는 경기도(청)가 아닌가 싶다. 

 

어떤 도지사는 ‘민자(民資) 화장장’이라는 허황된 꿈을 꿨다. 또 한때는 ‘도립화장장’을 건립 한다면서 변죽만 울렸고, 다른 지사는 특정지역을 지원하는 척하다 표변하기도 했다. 

 

道와 市·郡 중에 어느 한편이 적극성을 띠면, 다른 편에서는 팔짱만 끼고 바라보았다. 

 

갈팡질팡해 온 경기도정 때문에 화장장이 모자라 喪을 당한 도민들만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화성 광역화장장 논란을 지켜보면, 그간 화성 측의 행적도 옳다고 보기 어렵다. 

 

단체장들 기념사진 찍기 위한 행보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았다. 정치적 홍보에만 열을 올려왔지 그로 인한 반작용은 안중에 없었던 듯하다. 10개시에서 5개시가 이탈하는 과정에서는 광역행정의 미숙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더구나 인구 100만에 가까운 도시들이 자기지역 반대를 핑계로 여기에 얹혀가는 것은 기피시설의 떠넘기기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더 한심한 것은 겨우 합의서에 서명만 해놓고, 마치 화장장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양 홍보에 열을 올린 市도 있었다는 것이다. 

 

후보지 2㎞밖 수원시민들이 들고일어난 후, 화장장 주변 추모공원 ‘관광특구 설치’, 서울추모공원을 흉내 낸 ‘시장공관 이전’ 운운은 상대에 대한 배려심의 부족이라고 생각된다.

 

반대하는 이들도 나름의 아픔이 있겠지만 내세우는 주장이 좀 그렇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대식 화장장의 배기가스에 대한 과학적 또는 체험적 검증은 이미 끝났다. 그럼에도 ‘편서풍’, ‘공해’ 운운하는 것은 스스로 비과학적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축구장 몇 십 배 크기, 산소탱크 그린벨트 수십만㎥를 훼손하려드는 것이 더 큰 문제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못마땅하다고 해도, 이 화장장 계획이 또 철회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이미 부족난이 다시 시작된 경기도민들의 화장장 이용불편이 나날이 더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노력과 이해’로 요약된 14년에 걸친 서울추모공원 건립 경험을 참고하기 바란다.

 

< 서울추모공원 개원지 「도심으로 돌아 온 서울추모공원」 집필, 「장례의 역사」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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