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땅이름의 뿌리와 지명유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연재] 땅이름의 뿌리와 지명유래<68>
경기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정찬모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6/05/11 [10:2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세 도깨비는 이곳에 도착한 뒤, 세상 만났다는 듯이 함께 몰려다니며 재미있게 지냈다. 장수 도깨비는 심술산, 나머지 둘은 꽃당산과 당산에 각각 하나씩 살면서 언제나 힘을 합쳐서 잘 살아 나가자고 했다. 이때부터 진고개를 드나드는 사람들에겐 아주 귀찮은 존재가 됐다. ‘한양이 무섭다고 과천부터 기어간다’더니 이 고개가 무섭다는 소문이 난 뒤부터는 행인들이나 장꾼들은 아예 발안 장터에서부터 떼를 지어 넘어 다녔다.

 

어느 땐가 보슬비 내리는 밤이었다. 술에 취한 젊은 사람이 진고개를 넘어서 자기 집에 간다고 발안장에서 떠났다. 주막집에서는 밤중에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만류를 했으나, 그까짓 도깨비가 무서워서 대자부가 마음을 꺽느냐고 고집을 부리면서 떠나갔다. 그러나 이튿날 그 젊은이는 산고개 넘어 구렁텅이에 있는 묘지에서 몸이 축 늘어져 눈만 멀뚱하니 뜨고 누워 있었다. 장담했던 그 젊은이도 별 수 없이 도깨비에게 홀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 젊은이가 고개를 넘어갈 때는 땅거미가 지나서였다고 한다. 이때 어디선지 별안간 바람소리와 함께 서늘해지면서 칠흑같이 앞뒤를 분간하기가 어려운 차에 히히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도깨비들이 모여 들었으며, 천방지축(天方地軸) 분간할 수 없이 이리저리로 끌려 다녔다고 한다.

 

이렇듯 밤새도록 도깨비놀음에 놀아났으니 정신이 혼미해 질 수밖에 없었고, 몸을 마음대로 가눌 수가 없다고 했다. 이 고개에서 도깨비에게 혼이 난 사람들은 이 젊은이뿐 아니라 비일비재했으며 도깨비 등살에 살 수가 없다고 걱정들이었다. 그래서 그 뒤부터는 진고개를 넘어 갈 때는 사람마다 미리 돌맹이 한두개씩을 들고 넘어 다녔다.

 

그러다가 도깨비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대로 돌맹이를 들고 등에 땀을 적시며 또 한 고개에 다다른다. 그제야 한숨을 내쉬고는 돌을 던져 버리고 간 것이 쌓이고 쌓여 돌무더기가 되고 성황당이 되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성황신’을 위하는 성황당으로 만들었으며 도깨비 쫓는 돌이 모여서 다른 신을 섬기는 장소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이곳에 도깨비가 나와 심술궂게 놀았다 하여 이 산을 심술산(心術山)이라 부르게 된 이름이다. 진고개는 ‘진고개’‘ ’질은고개‘의 뜻 외에도 수원고을의 원님이 이곳에 내려오게 되었을 때 심술산 고개를 넘다보니 고개가 높고 풍경이 아름답다 하여 진고개라 칭했다고 전해온다. <끝>

 

출처: 화성시사편찬위원회 발행 ‘충효·예의 고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