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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유물, 타지자체로 유출확인
화성유물이 유출되는 까닭은?
 
이균기자 기사입력 :  2007/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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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화성박물관 건립으로 적극적 수집 나서
준비 덜된 화성시보다 수원시 기증 늘어나는 추세
화성시는 ‘애향심’에만 호소 유물관리 무방비 상태

 

화성시 민가에서 보관해오던 고문헌 등 유물들이 수원시로 기증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매각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대표적인 기증은 지난 2004년 화성출신 재야 사학자  故 이종학씨의 유족들은 고인이 평소 소장했던 고서적과 사료 1만9천836점을 수원시에 기증한 것이다.

   
▲ 화성시 유물들이 수원시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증의사를 밝힌 풍양조씨 문헌 등 유물들이 보관돼 있는 용주사 효행박물관.
수원시는 유족들로부터 고인이 평생 모은 유물을 기증받고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120억을 들여 수원시 역사박물관을 건립해 한국근대사의 연구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원시의 적극적인 유물관리 시정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지난 2005년에는 화성시민 박모씨가 인조반정 공신 영정과 조선시대 고문서 등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박씨가 기증한 영정 2점은 박씨의 12대조의 초상화, 이 초상화는 400여 년 전 작품으로 전문가들로부터 문화재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화성시 문화재 관련 전문가는 “수원시의 경우 전문학예연구사가 박물관 건립의 의의를 설명하며 기증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화성시 역시 더 늦기 전에 유물들 관리에 적극성을 가져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원시와 화성시는 그 뿌리가 같아 두 지자체가 유물유치를 놓고 부딪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화성시도 유물관이나 박물관 설립계획을 명확히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제는 화성시 유물들이 수원시로 매각되는 사례도 있다는 것. 최근 화성시 어느 문중에서 보관해오던 문헌이 수원시로 매각돼 현재 수원시 선경도서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각 당시 1억원을 호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원시는 앞으로도 수원관련 유물과 자료를 공고를 통해 적극 매입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따라서 화성시 문중에서 보관중인 유물들이 수원시로 팔려나갈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용주사 효행박물관장 보승스님은 “화성시에 기증한 유물을 보관할 박물관이 없는 것이 유물유출 원인중 하나라면 효행박물관에서 적극 나서 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과 정조대왕 관련 유물을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며 “그 대상지역은 전국이지만 아무래도 수원인근 지역이 수집대상 지역”이라고 밝혔다.

 


화성유물이 유출되는 까닭은?

수원 등 인근 지자체 박물관건립 추진
화성시의 안이한 문화재 관리태도 원인

화성시 유물들이 수원시로 유출되는 가장 큰 이유는 화성시가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인근 수원시는 화성박물관 건립과 수원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화성지역 유물들을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최근 화성시 유물들이 타지자체로 유출될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용주사 효행박물관에 보관중인 문헌들
화성시는 박물관이나 유물관 등 민가로부터 유물들을 기증 또는 매입하려는 의사가 약할 뿐만 아니라 이들 유물들을 보관 또는 관리할 능력이 없는 상태다.

화성시는 박물관 건립과 관련해, 일부에서 말만 나올 뿐 깊이 있는 거론은 해본 적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미 기증의사를 밝힌 가문의 유물들도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민가에서 보관하고 잇는 유물들은 기약없이 박물관이 건립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가문에서는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화성시에 조상들의 유품을 넘겨주기가 꺼림칙할 정도”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인근 수원시는 한 점의 유물이라도 더 수집하기 위해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 2004년 11월 경기문화재단에서 열린 ‘화성시 고문서 전시회’때도 적극적이었다.
수원시는 당시 전시됐던 화성시 매송리 야목리 풍양조씨 문중을 비롯해 4개 문중 고문서들을 탐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수원시는 문중과 개별접촉 시도하는 등 고문헌들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우렸다. 특히 일부 고문서는 매입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유물을 수집하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을 포함 3개의 박물관이 동시에 건립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양의 유물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화성시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수원시의 화성시 유물에 대한 수집은 계속될 전망이다.

하물며 인근 오산에서도 오는 2010년 오산향토(충예)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에 있어 화성시의 유물들이 유출될 가능성도 높다.

오산시는 박물관 건립을 위해 전시물품을 기증받는다는 홍보와 함께 시민들의 적극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올 10월 완공을 목표로 180억원을 투입 실학박물관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오는 2008년까지 70억원을 들여 ‘남양주 향토사료관’을 건립키로 하는 등 관련 자료를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실학자 가문으로 많은 고서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매송면 어천리 단양우씨 가문은 남양주시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가문의 우광성 선생은 화성시에 유물기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성시에 박물관이 없어 기증이 미뤄지고 있다고 주변사람들이 전했다.

이밖에 과천에서도 지난 해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미공개 된 작품과 서화, 편지첩, 서적, 사진자료 등 2,700여점을 일본으로부터 기증받아 기증된 작품을 과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종합문화회관내 '후지츠카 치카시' 자료관에 보관·전시될 예정이다.

이들 지자체가 이처럼 박물관 유물관 건립에 적극적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새로운 지역문화를 창조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물관련 한 전문가는 “수원과 화성시, 그리고 실학은 정조라는 한 뿌리에서 파생돼 화성박물관을 짓는 수원시와 실학박물관을 건립하는 남양주시에서 화성시의 유물을 탐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화성시가 유물 관리를 잘 하지 않을 경우 민가에서 보관하고 있는 고서 등 문헌들과 유물들이 유출될 가능성은 상당이 크다”고 말했다.


인터뷰
용주사 효행박물관장 보승스님

“정조대왕 관련 유물은 한곳에 모아야”

효테마공원이 정조대왕 박물관으로 제격

   
▲ 용주사 보승스님
“같은 색깔을 가진 박물관을 이곳저곳에 건립하는 중복투자는 없어야 합니다”
최근 경기도 지역 지자체들이 앞뒤 다투어 박물관 건립을 서두르고 있는데 대한 보승스님의 충고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도 박물관도 알차지 못하다는 것이 스님의 지적이다.
보승스님은 따라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뿌리를 찾아 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적임지가 바로 효테마공원라고 밝혔다.

용주사와 융건릉을 중심으로 계획된 효테마공원은 정조대왕 관련 유물관이 들어서기에 마땅한 명분있는 장소라는 것.

“수원의 화성도 능행차도 융건릉과 용주사에 그 뿌리가 있다”고 강조하는 보승스님은 따라서 “정조대왕과 관련된 박물관이나 유물관은 당연히 이곳에 세워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백년대계를 위한 올바른 포석임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화성시는 지역 유물 및 문화재 관리에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지자체에 비해 뒤떨어진 시설이 유물이나 문화재 관리에 걸림돌이 된다면 용주사 효행박물관을 기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풍양조씨 문중 문헌 등 화성지역 유물이 이곳 수장고에 보관돼 있습니다. 언젠가 화성시 박물관이 설립된다면 자리를 찾아 시민들에게 전시될 것입니다”

보승스님은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임을 강조했다. 총칼도 꺾을 수 없는 것이 문화의 힘이라고 말하는 보승스님은 “화성시장을 비롯해 화성시민 모두의 의지가 화성시의 문화유산을 이어가는 원동력 될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시도록
‘화성사람들 정조만나다’
화성시문화원(원장 기봉서)은 화성시사편찬위원회에서는 화성시 후원으로 지난 2003년에 2년에 걸쳐 시행한 화성시 관련 고문헌조사 사업의 결과 ‘화성사람들 정조를 만나다’를 발간, 화성시 유물의 의미를 부여한 적이 있다.

   
▲ 지난 2003년에 2년에 걸쳐 시행한 화성시 관련 고문헌조사 사업을 통해 발간한 전시도록
이 전시도록(사진)은 들목 조씨, 해풍 김씨, 남산밑 차씨, 단양 우씨 집안의 유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2004년 11월26일부터 12월5일까지 수원에 있는 경기문화재단에서 전시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문화원 한 관계자는 “앞으로 수원 최씨 남양 홍씨 집안의 자료들을 중심으로 유물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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