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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관심 먹고 살아나는 시화호
<화성뉴스탐사보도>
 
이균기자 기사입력 :  2007/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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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태우기 후 돋은 새싹 고라니 먹이터로
지금도 상처 치료 중 완쾌되면 생태의 보고
  

   
▲ 시화호 남측 간척지의 대표적인 식물인 산조풀

   
▲ 시화호에서 서식중인 고라니

1987년 4월부터 1994년 1월 24일까지 6년 반에 걸친 공사 끝에 태어난 인공호수 ‘시화호’
56.5㎢ 면적에 방조제 건설에만 6,2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제법 값나가는 녀석이다.

시화호는 태어날 때는 꿈이 컸다. 방조제 완공 후 바닷물을 빼내고 담수호(淡水湖)로 변신,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한다는 큰 꿈을 꿨다.

그러나 공단의 무단방류에 대한 정화대책 없이 조성된 시화호는 태어난 지 1년쯤 되자 아프기 시작했다. 결국 조성된 지 3년도 못 되어 이른바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을 덮어썼다.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불명예스런 자리에 앉고 말았다. 당연 담수호로의 변신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모두가 인간이 저지른 자업자득의 결과였다. 공장하수 생활하수 등 녀석이 짊어져야 할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

게다가 녀석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1995년에는 간척지에 쌓인 소금과 퇴적물이 바람에 날려 화성시와 안산시 대부도 일대의 포도농작물에 해를 입혔다. 이듬해 8월과 1997년 1998년에는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와 갑각류도, 조개류도 녀석에 의해 떼죽음을 당했다.

새들 또한 떠나갔다. 꿈 많던 시화호가 생명이 없는 호수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시화호는 인간에게도 복수했다. 당시 안산은 인구증가의 감소를 가져왔는가 하면,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대부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았다. 주변 횟집 역시 영업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시화호가 걸쳐있는 안산. 시흥. 화성지역 주민 가운데 피해를 입지 않은 주민이 없었을 정도다.

      
▲ 방조제에서 흑부리오리와 시화호 방아머리가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 시화호에 나타난 멸종위기 1급 흰꼬리수리

그러나 죽음의 호수 시화호를 인간이 다시 살려냈다. 주민들, 생태 관련 학자들, 환경운동가들, 수자원공사 등이 시화호를 살려내기 위해 매달렸다. 2004년부터 13만 6천여 마리의 새들이 날아들기 시작해 2005년에는 53종 17만 1천여 마리의 철새들이 녀석을 찾아 어느새 겨울 철새들의 천국으로 바뀌었다.

그 후 3년, 지금 시화호의 생태계는 복원돼 가고 있다. 시화호 상류천에는 잉어, 붕어 등이 발견되고 있다. 시화호 해변에는 갯지렁이, 어패류 등이 적잖게 서식하고 있다. 이제 녀석의 품으로 새들이 날아드는 것은 당연한  일.

인간에 의해 태어나 인간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시화호. 녀석은 이제 인간의 관심 속에 스스로 그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인간의 따뜻한 관심과 노력만이 녀석의 아픈 과거를 보상해줄 수 있음을 명심하자.

시화호 갈대 왜 태웠나?

병충해 방제 목적, 환경오염 논란도 일어 

시화호 남측간척지 갈대태우기행사위원회는 지난 2월 27일 시범적으로 시작해 3월 3일까지 해충방제를 위해 갈대밭을 태울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3월1일까지 사흘간 갈대를 태웠다.

화호 갈대를 태운 이유는 3년 전부터 흑다리긴노린재가 대량 발생, 벼를 비롯한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줬기 때문. 위원회는 따라서 노린재가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된 갈대밭의 일부인 약 30만평의 초지를 태웠다.

행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역단체, 시민단체,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시화호 남측간척지 갈대태우기 행사위원회’를 구성, 병해충 방제와 지역 민속행사를 연계해 진행됐다.

홍승욱 추진위원장은 “화성시와 수자원공사 등에서 노린재 방제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고령화된 농촌의 농약살포의 어려움과 항공방제 시 친환경농산물 지역의 기피 등으로 방제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병해충방지 약제를 살포했는데 효과가 없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민들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행사를 통해 주민화합에도 한몫을 했다는 풀뿌리환경센터 남윤영 사무국장은 “농민들 중에도 해충피해를 입은 2km전방을 다 태우기를 요구한 경우도 있고 반대하는 경우도 있어 올해는 우선 30만평을 태워 그 결과를 모니터링 해 추후에 다시 계획을 잡자고 제안했다.”며 “농민들의 생계와 생태계보전이 걸려있는 문제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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