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8일 나는 코로나확진자와의 밀접접촉으로 인해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격리에 들어간건 나와 또 한 명의 연주자 총 두명이었다. 확진자와는 평소 음악작업을 하는 동료로 그날 또한 작업을 하기위해 만남을 가졌었다. 당시 총 3명이 함께 있었는데 확진자와 해금연주자 그리고 관악기인 피리 연주자인 나였다. 6월8일부터 20일까지 해금연주자와 나는 각자 자택에서 격리를 진행하였고 서로 특별한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일 격리가 끝난뒤 각각 코로나 검사를 받았을 때에는 다른 결과 였다. 해금 연주자는 ‘음성’ 나는 ‘양성’이 나오게 되었다.
이 결과에 대한 원인은 마스크 착용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확진자와의 작업 동안 해금연주자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반면 관악기연주자인 나는 연주 특성상 마스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같은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의 유무로 코로나 음성과 양성의 엇갈림이 나왔다고 볼 수 있겠다.
사실 격리가 끝난뒤 받은 코로나 검사는 필수가 아니였다. 나를 담당했던 공무원은 2주 격리 동안 증상이 없었음으로 격리 후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19일에 조모가 돌아가신 특별한 상황이였고 다음날 격리가 끝난뒤 가야하는 곳은 인파가 많은 장례식장이였다. 때문에 격리후 (20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보건소에서 받을 수 없었다.) 비용을 내야하는 사설 병원(당일날 검사가 나오는 병원이다)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겠다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검사를 받는 동안 병원 직원은 나에게 굳이 비용을 내면서 까지 받지 않아도 된다고 거의 설득하듯이 말했고 내가 완강하게 받겠다고 하자 비용이 비싸며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빈정대면서 검사를 진행하였다.
검사를 받은 후 나는 장례식장으로 바로 출발하였지만 가족들은 검사가 당일에 나온다면 결과 통지가 올때까지 할머니집에서 기다렸다가 ‘음성’일경우 오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홀로 할머니집에서 한나절을 기다렸고 결국 ‘양성’결과를 통보받아서 현재 생활치료센터에 머물고 있다.
만약 20일 격리 해제시점에 내가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보유한 채로 장례식장에 갔을거며 전국에서 오게되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게 되었고 나는 무증상 확진자였기 때문에 감염경로를 알아내기 곤란한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아찔한 상황에 드는 생각은 방역이 생각보다 허술하다는 것이였다. 사실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어떤 근거에서 정한 매뉴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검사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크게 드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받지 않게 하려는 이유가 있을까? 나는 이번일에서 운이 좋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격리해제 이후 무증상자로서 당신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을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