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 106]
효과적인 직면하기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6/28 [09:3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김원석 협성대학교교수 경영학박사     ©화성신문

우리는 얽히고설킨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언젠가 제가 모셨던 상사(경제연구원장)는 40대까지는 명함을 모으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지만, 50대가 되면서 지금까지 사귀었고 만났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까 생각하면서 산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이것을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면 청첩장을 보내고도 욕먹지 않을 인간관계가 얼마나 되느냐와 관계가 깊다. 이제는 코로나19 때문에 청첩인원도 제한을 받고 있으니까 쉽지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항상 인간관계가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인간관계라는 것은 늘 상대방이 존재하기 때문에, 서로 말을 주고받는 관계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나에게 불편한 감정을 야기할 때 몇 가지 선택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즉, 내가 상대방의 행동이 원인이 되어 화가 났을 때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화가 나지만 상대방과의 관계를 깨지 않으려고 참는 방법이다. 내가 모셨던 보스 중 한 분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퍼부으면 일시적으로 시원할지 모르지만, 상대방이 상처받게 되면 일생동안 그것을 가져가기 때문에 참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는 것만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속으로 참지만 친한 사람에게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대부분의 경우 내가 화가 나도 참고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참고 침묵으로 대응하는 것은 가장 소극적인 대응 방법이다.

 

둘째, 화를 참지 않고 속 시원하게 쏘아붙이는 방법이다. 화를 오랫동안 참고 또 참으면 화가 누적되어 폭발 지경에까지 이른다. 이때 사람들은 참다못해 한 마디 하게 된다. 참다못해 말하다보니 화가 나서 말하게 된다. 어느 분이 과거에 있었던 일을 신문에 실었다.

 

“랜더스 아줌마(상담전문가)보세요. 몇 년 전 제가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앞에 있는 여자가 자꾸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는 거예요. 그런데 그 여자가 머리카락을 넘길 때마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후려쳤어요. 나는 참다못해서 그 여자를 향해서 냅다 소리를 질렀지요. ‘한번만 더 머리카락으로 내 얼굴을 치면, 머리카락을 확 잘라 버릴거야’라고 말이에요.”

 

아마도 수년 전의 일을 이렇게 신문지상의 상담코너에 올려놓은 걸 보니 지내고 나서도 마음이 썩 좋지 않았던 게다. 실제로 우리는 화를 내놓고는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 조금만 더 참을 걸’이라고. 왜냐하면 그 일로 인해 인간관계가 서먹서먹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사과를 하긴 했지만 흔쾌히 풀어져 예전처럼 돌아온 것 같지는 않다. 마치 상처가 아물었지만 흉터는 남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사소한 일을 갖고 대노하는 황당한 경험을 갖게 한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그렇게까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지는 몰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직접 대면하여 말하지만 빙빙 돌려서 우회적으로 말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도 실제로 많이 사용한다. 이는 상대방이 알아서 나의 진의를 파악하여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변화해주기를 촉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상대방이 정확하게 알아들을 확률이 매우 낮다. 따라서 부정확한 메시지는 자칫 상호 간에 오해만 남긴 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경우에 나는 알아듣게 말했다고 하는데, 막상 상대방에게 물어보면 무슨 말인지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다.

 

넷째,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대면하여 상대방에게 자기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히 말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여 일을 그르치거나 신뢰를 깨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려면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방법을 토마스 고든 박사는 ‘직면적 나-메시지(confrontive I-Message)’라고 하였다. 직면적 나-메시지는 화가 났을 때 자신의 감정과 그 원인, 그리고 그 영향(결과)을 상대방에게 전달함으로써 상대방의 행동 변화를 시도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학자들이 저마다의 나-메시지 전달법이 달라서 진위를 가려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토마스 고든 박사가 만든 직면적 나-메시지야말로 최고의 걸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기술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약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tetkorea@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