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8일 화성시의회는 제203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의 시간을 가졌다. 다섯 명의 의원이 시정질의를 했다. 유독 눈에 띈 것은 두 번째 질의에 나선 박연숙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한 시간을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 정말 많이 공부하고 연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박 의원은 화성시의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지원기금의 문제점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사회적기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구체적으로 지적했으며, 사회적경제지원기금 심의위원회의 부적절한 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시장의 사법처리 의향을 묻기도 했다. ‘의원이라면 저 정도는 집요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이 돋보였다.
어떤 대목에서는 감정에 북받쳤는지 목이 메이는 순간도 있었다. 지난 세월 사회적경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자신의 진정성이 동료 의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시 집행부 수장의 방관에 가까운 무관심이 서러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상황이 그랬기에 박 의원은 사회적경제에 더 집착하고 매달렸을지도 모른다.
시정질의 초반부에 박 의원은 시장에게 “화성시 사회적 경제 조직이 시장님 블로그에는 303개라고 돼 있는데 행성사무감사 자료에는 290개,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는 144개로 돼 있는데 도대체 어떤 게 맞는 건가”라며 “이래가지고 어떻게 행정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서철모 화성시장의 답변은 의외였다. 시장은 “질의서를 보고 황당했다. 행정사무감사에서 답변할 문제다. 답변 안하겠다. 서류로 내겠다. 답변할 가치가 없다. 시민들이 뽑은 사람인데 저의 한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박 의원이 재차 물었다. 서 시장은 답변을 통해 “숫자가 몇 개인지 관심이 없으며, 오락가락할 수도 있고 중요하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지금은 온라인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시민들은 시의회 관련 영상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아마 이번 회기는 행정사무감사가 있었고 시정질의가 있었기에 많은 시민들이 시청했을 것이다. 시민들은 박 의원과 서 시장의 주고받는 대화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시민들이 시의회에 요구하는 것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이고, 시 집행부에 요구하는 것은 성실한 공무수행과 시민 목소리에 대한 경청이다. 이날 시민들은 박 의원과 서 시장에게 과연 몇 점의 점수를 주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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