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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 격차, 동탄과 비동탄이 9:1이라는데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1/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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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동서지역의 격차가 심각하다는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동탄을 중심으로 한 동쪽지역은 첨단 이미지에 힘입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서부지역과 남부지역은 시골냄새가 난다는 느낌 때문이다. 동탄은 드넓은 도로가 시원시원하게 뚫린 반면, 서부와 남부지역은 꼬불꼬불 편도 1차선 도로가 연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면에서 동탄이 비동탄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본지가 개최한 ‘인구 100만 메가시티 화성, 문화 자치 도시를 꿈꾸다’ 주제의 2022년 신년호 특별 좌담회에서는 동탄과 비동탄의 문화격차가 9:1로 여겨진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주장의 근거는 서부지역의 공장 난개발, 청소년과 여성, 노인 등 실제 문화 향유자들이 1㎞ 이내 걸어서 갈 수 있는 문화 공간의 부재였다. 외국인을 초대하기가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한 집에 차량 두 대를 가진 가정이 드문 상황에서, 남편이 직장 출근을 위해 차를 가지고 가면 나머지 가족들은 문화 나들이를 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실감나는 이야기도 나왔다.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아이를 데리고 나가 문화를 누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하소연 겸 불만의 목소리였다.

 

최근 김도근 화성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화성시 시민 중심 문화 자치 지원 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됐다. 전국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아쉽게도 간발의 차이로 2위를 했다고 한다. 조례안은 시민의 문화권 보장과 문화 예술인 육성, 문화 자치 환경 조성,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예술지원센터와 시민 중심 문화자치협력위원회에 관한 사항 등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 내용처럼 문화 예술인 육성과 지원도 좋고 예술지원센터 설립도 좋다. 그러나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문화 예술 향유자들을 위한 접근성과 이동성, 연결성이다. 

 

시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가장 필요한 사람의 마음에 와 닿는 정책이어야 한다. 그래야 현실감 있게 다가오고 감동을 느끼게 된다. 화중지병이 돼서는 안 된다. 그림 속의 떡은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부지역인 서신면과 우정읍, 송산면 주민들이 차로 빨라야 1시간 거리에 있는 동탄에 와서 문화생활을 즐기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문화시설은 생활 주변에 있어야 한다. 생활 주변에 있는 문화시설은 만남의 장, 소통의 장, 공감의 장이다. 그런 공간이 없는데 소통이 잘 되고 공감이 잘 될 리 만무하다. 400억 원짜리 멋지고 웅장한 건물 하나를 지을 바에는 1억 원짜리 400개를 짓는 게 낫다는 어느 패널의 이야기는 곱씹어 볼 만한 내용이다. 문화 향유자들의 생활 주변에 있지 않은 문화는 없는 것이나 같다. 각종 정책도 좋지만 시민의 묶인 발을 풀어주는 인프라부터 깔아야 한다. 9;1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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